보드게임 인디언 서머 톺아보기

■ 디자이너 : 우베 로젠베르크(Uwe Rosenberg) ├ 일꾼 놓기의 아버지이자 테트리스 느낌의 타일 배치 게임의 아버지인 독일의 보드게임 작가 └  대표작 : 보난자, 아그리콜라, 르 아브르, 뤄양의 ...



■ 디자이너: 우베 로젠베르크(Uwe Rosenberg)
├ 일꾼 놓기의 아버지이자 테트리스 느낌의 타일 배치 게임의 아버지인 독일의 보드게임 작가
└ 대표작: 보난자, 아그리콜라, 르 아브르, 뤄양의 사람들, 패치워크, 카베르나: 동굴 속 농부들, 오딘을 위하여 등 다수

■ 일러스트: Andrea Boekhoff
├ 게임 아트워크를 전문적으로 하는 아티스트로 우베 로젠베르크 작가와의 협업이 잦다
└ 참여작: The Scepter of Zavandor, The End of the Triumvirate, 사보타지, 보난자, 로우랜드, 코티지 가든, 스프링 메도우 등

 인디언 서머(Indian Summer): 기상 현상으로 북아메리카 중·남부에서 겨울로 넘어가기 직전에 나타나는 이상고온 현상. 대항해시대에 아메리카를 인도로 착각하여 아메리카 원주민을 인디언이라고 불렀다는 얘기 때문인지 왠지 써선 안 될 단어 같은 기분인 것이에요.

 한창 보드게임 페스트 등을 다닐 때, 눈길을 사로잡았던 게임들이 기억납니다.

 대표적으로 광합성이 떠오르네요. 그 다음이 바로 코티지 가든이었습니다. 아마 고양이 프로모에 손수레까지, 아트워크도 상당히 아름다웠지만 보드게임 구성물 또한 굉장히 호화스러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사지 않았습니다. 말하고 보니 두 작품 모두 행복한 바오밥에서 유통한 게임인 것이에요.

 예쓰(예쁜 쓰레기)라는 평가가 있었기도 하고… 저는 그냥 우베식 테트리스 타일 배치 게임은 패치워크 하나로 만족할 생각이었던 것이에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 코티지 가든의 후속작이라는 인디언 서머가 한국에 정식 발매되었습니다. 코티지 가든도 이쁘기는 더럽게 이뻤는데, 인디언 서머는 더더욱 이뻤습니다. 물론 사지 않았습니다.2

 다시 시간이 흘러 인디언 서머의 후속작이라는 스프링 메도우가 한국에 정식 발매되었습니다. 당연히 물론 사지 않...고 넘어갈 뻔 했는데… 무이님의 코티지 가든 리뷰를 보고 지르고 말았습니다. 마침 스프링 메도우 발매 기념으로 우베 테트리스 3부작 모두 할인 판매를 하고 있었기도 하고요. 심지어 무료 배송! 코티지 가든 리뷰를 보고 코티지 가든만 빼고 인디언 서머, 스프링 메도우를 산 것은 이 무슨...

 우베 테트리스 3부작을 모두 해보고 3부작 모두 톺아볼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살 게임은 많고 제 방은 좁은 것이에요.

 아무튼 옆에 붙여!(Knapp Daneben!) 이후, 자칭 라이트게이머 무이갓의 게임 추천은 무한에 가까이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우베 로젠베르크라는 이름값은 신경쓰지 않은 채, 그저 무이갓의 안목에 높은 기대감을 품고 게임을 즐겨 보았습니다.



 각 플레이어는 낙엽 타일과 다람쥐 타일을 이용해 자신의 개인판을 모두 채워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개인판을 가장 먼저 채운 사람이 게임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지만, 각종 보물 토큰의 도움을 받는다면 게임의 승리자는 바뀔 수 있으니, 산책로 및 낙엽 타일 배치로 얻을 수 있는 보물, 그리고 동물들의 도움을 잘 받아야 합니다.



 미쳐버린 아트워크.
 폰트도 좋고 폰트에 피어난 싹이나 깃털, 낙엽 등도 저세상(좋은 의미로) 센스.

 그나저나 오른쪽 하단의 송이 버섯(당연히 송이 버섯이 아니겠지만)이 군침 질질.
 이건 잡담인데, 제 시골은 남한에서도 송이 버섯이 잘 나기로 유명한 경상북도. 추석 연휴에 시골에 가면 송이 버섯을 맛볼 기회가 심심치 않게 생기곤 합니다.

 송이 버섯을 생으로 먹어야 영양분이 어쩐다 저쩐다 하지만... 아니 그 아까운 송이 버섯을 왜 생으로 먹어요? 송이 버섯은 향을 즐기는 버섯으로 소불고기 같은 걸 했을 때 같이 넣어줘야 버섯향이 향긋하게 배어나오면서 그 솔향과 함께 불고기의 풍미가 배가 되는데... 아오 그냥 송이 버섯 찍어서 심지어 초장에 찍어 먹는 모습을 볼 때마다 고독한 미식가인 저는 화딱지가 납니다.

 초장에 찍으면 송이 버섯향도 죽어버린단 말이죠. 아, 도대체 왜 그렇게 먹는 거죠? 진짜?(레알 글 쓰면서도 그 생각하니까 열받음. 아니 생으로 먹어야 영양가가 높다는 것도 헛소리인게 그래봤자 버섯은 단백질과 탄수화물, 식이섬유일 뿐인데? 실제로 오히려 버섯을 열에 조리했을 때 폴리페놀과 항산화물질의 함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마저 있는데 아오...)

 …아무튼 먹음직스러운 송이 버섯 이야기는 뒤로 하고…(레일 빡친 KIMKUN)


 밑박스는 인디언 서머를 정말 쉽게 설명해 놓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리 호락호락한 게임은 아닌데 말이죠.

 밑박스에는 역시 구성물 정보와 함께 간단한 게임 설명 방법이 적혀 있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매장에 진열되었을 경우, 포장 상태이기 때문에 규칙서를 볼 수는 없을테고, 대략적인 게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밑박스를 활용해야죠.


 오, 인디언 서머도 규칙서와 겉박스 아트워크가 다릅니다!
 묘하게 행복한 바오밥의 아이덴티티 컬러인 주황색과도 꽤나 조화롭게 어울립니다.


 참고로, 당시 행사에서 폼보드 트레이를 같이 제공하였습니다.

 브로큰 토큰이나 Lucky Six님, 올보드 컴퍼니 등의 목재 오거나이저와는 물론 비교 대상이 될 수 없겠지만, 애초에 인디언 서머가 그렇게 정교하고 정밀하게 계산된 오거나이저가 필요할 정도로 컴포넌트 수납을 할 필요까지는 없기 때문에…

 폼보드 트레이는 매우 간결하게, 그리고 숲 중앙 타일판에 개인판까지 꽤 절묘하게 딱 들어가도록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겉면에 인쇄된 아트워크도 좋고요.



 이렇게 홈이 파여있어서 아주 기분 좋게 수납이 가능합니다.
 이 타일판들이 내부 타일이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요.


 개인판은 같은 모양 없이 모두 다른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어떤 판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타일 배치 전략을 다르게 짜야 합니다.


 시작 플레이어를 뜻하는 신발 모양의 시작 플레이어 마커!

 그리고 숲의 시작점을 나타내는 덤불 마커입니다. 사실 사진에서는 가려졌지만 덤불에는 앵무새? 아무튼 그런 새(?)가 숨어 있습니다.

 수채화 느낌의 아트워크 아주 훈늉해요!


 1인 게임에서 사용하는 판입니다. 인디언 서머 1인 모드에서는 총 10번의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위와 같이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아래판 오른쪽에는 버섯이 그려져 있는데, 버섯을 이용하면 해당 칸에 있는 타일을 사용할 수 있다는 그런 뜻!

 역시 악마는(?) 디테일에 있습니다.


 해당판을 뒤집으면 이렇게 특정 모양의 타일을 배치해야할 것만 같은 틀이 그려진 타일판이 됩니다.

 이 타일에도 토큰의 사용법이나 추가로 얻을 수 있는 토큰 등 알쓸정보들이 다 담겨 있습니다.

 블루베리 토큰 2개를 도토리 토큰 1개로 바꿀 수 있고,
 도토리 토큰 2개를 버섯 토큰 1개로 바꿀 수 있고
 버섯 토큰 1개를 깃털 토큰 1개로 바꿀 수 있다는 뜻.
(다만, 역으로 바꿀 때는 항상 1개로)

 아래판에는 해당 모양의 타일을 가져 가는 조건을 만족하면 각각 블루베리, 도토리, 깃털 토큰을 하나 얻을 수 있다는 뜻.


 뒷면에 토큰 이용법이 적혀있는 참조 타일 역할을 하는 배낭 타일과 다람쥐 토큰입니다.

 4인까지 가능한 게임이라 당연히 배낭 타일도 4개.
 뒷면의 참조 타일도 약간의 규칙 설명이 필요하지만, 각 토큰의 특수 능력에 대해 나름 알기 쉽게 표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보입니다.


 다람쥐 토큰은 이렇게 5가지 포즈가 있습니다. 처음엔 다 다른 줄 알았는데 하나 하나 확인해 보니 이렇게 5가지 포즈가 반복되네요.

 너무 귀여워서 다람쥐 토큰을 마구마구 쓰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망하기 딱 좋은…


 각종 곤충 및 동물 타일입니다!
 진짜 숲 속 분위기가 많이 납니다.

 여우, 고슴도치, 너구리, 파랑새, 나비, 도마뱀, 오소리 등이 그려져 있는데, 여우나 고슴도치, 너구리, 오소리 등등 게임에서 단 하나만 존재하는 타일도 있고, 이 중에는 토큰을 보너스로 더 주는 타일도 있습니다. 너구리는 블루베리, 여우는 도토리, 오소리는 깃털

 그런데 여우가 원래 숲 속에 사는 거 맞죠? 숲 속의 여우라는 보드게임도 있으니 맞겠죠.
(미니빌 레거시에서도 목초지에 여우가 삽니다 소근소근)


 게임 중에 여러 변수를 만들어주는 토큰들입니다.

 블루베리(브루베리 머글 사뢈? 하잇!), 도토리, 버섯, 깃털 등 4종류입니다.
 귀한 순서도 블루베리<도토리<버섯<깃털의 순서입니다. 이 순서는 위에서 언급한 토큰끼리의 교환 비율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블루베리를 사용할 경우, 내가 숲에서 주워온 낙엽을 배낭 옆 산책로에 5개까지 채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5개가 이미 꽉 차인 상황에서도 블루베리 토큰을 사용하여 6개로 늘릴 수 있으며, 이미 6개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블루베리 토큰을 사용할 수 없으며 블루베리 토큰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배낭에 든 낙엽들을 개인판에 배치하여 한계치 미만으로 떨어뜨려야 합니다.

 도토리를 사용할 경우, 그 즉시 다람쥐 타일 하나를 가져와 내 개인판 위 원하는 곳에 배치합니다. 현재 남은 타일 또는 가지고 있는 타일로 빈 칸을 채울 수 없을 때 쓰게 되며, 게임이 끝났을 경우에, 마치 바둑에서 집을 채우는 것처럼, 모든 토큰을 교환 비율을 참고하여 도토리 토큰으로 바꾼 후, 도토리 토큰을 소비하여 개인판을 다람쥐 타일로 채워 나가는 데에도 쓰입니다.

 위의 블루베리, 도토리는 자유 행동으로, 내 차례 동안 내가 가진 토큰 수만큼 여러 번 반복할 수 있습니다.

 버섯을 사용할 경우, 나를 제외한 다른 두 명의 플레이어가 가진 낙엽 타일을 각각 1개씩 총 2개를 가져와 내 개인판에 즉시 채웁니다. 플레이 인원에 따라 버섯 토큰은 그 역할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아무튼 내가 가진 타일이 아닌 타일 2개를 사용하는 것은 맞습니다.

 깃털을 사용할 경우, 내가 가진 낙엽 타일 중 2개를 골라 내 개인판에 즉시 채웁니다.

 위의 버섯, 깃털은 내 차례에 할 수 있는 타일 배치 행동을 강화하는 것으로, 한 차례에 여러 번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버섯, 깃털 토큰은 같은 차례에 동시에 쓰일 수도 없습니다.

 아마 게임 중 누군가 버섯 토큰과 깃털 토큰을 이용하기 시작했다면, 긴장 좀 하셔야 할 겁니다. 왜냐면… 그것은 이따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초록색 낙엽 타일입니다.
 어떤 모양이든 3칸으로 이뤄져 있으며 가장 활용도가 높지만 3칸 밖에 채우지 못하기 때문에 마냥 사용하기에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또한 타일 양도 많지 않아서 애매합니다.


 노란색 낙엽 타일입니다.
 노릇노릇하게 익은 것이, 굳이 가을 등산을 가지 않아도 절경을 본 것만 같네요.

 노란색 낙엽 타일은 어떤 모양이든 4칸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빨간색 낙엽 타일입니다.
 점점 낙엽이 익어가면서 모양을 이루는 칸 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이, 작가 혹은 일러스트레이터가 의도한 배색으로 생각됩니다.

 빨간색 낙엽은 어떤 모양이든 5칸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진짜 모양이 괴랄하여 계륵 같은 존재가 되기도 하는데, 초반 러쉬하기에는 이만한 타일도 없죠.

※2~4인 기준으로만 설명합니다.

 플레이어들은 각자 개인판과 배낭 타일을 하나씩 가져 갑니다. 그리고 블루베리 토큰 1개, 도토리 토큰 1개, 버섯 토큰 1개씩도 챙기도록 합니다.

 게임판을 2~4인용을 기준(여러 타일 모양이 인쇄된 부분)으로, 테이블 중앙에 배치합니다.

 4종류의 동물 타일을 게임판에 표시된 모양에 맞게 각각 쌓아둡니다. 오소리, 여우, 너구리 타일은 각각 게임판에 인쇄된 것을 참조하여, 블루베리, 도토리, 깃털 토큰을 해당 동물 타일 위에 올려 놓습니다.


 보물 토큰과 다람쥐 타일을 게임판 양 끝에 종류별로 모아둡니다.

 낙엽 타일을 잘 섞은 후 무작위로 각 플레이어에게 초록색 2개, 노란색 2개, 빨간색 1개를 나눠 줍니다. 각 플레이어는 나눠 받은 낙엽 타일을 자기 배낭의 오른쪽에 초록색, 노란색, 빨간색의 순서로 정리해 놓습니다. 위에도 살짝 언급되었지만, 바로 이 5개의 낙엽 타일이 배치된 곳을 '산책로'라고 부릅니다. 산책로에 배치된 낙엽 타일의 순서가 바뀌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플레이어들에게 나눠주고 남은 낙엽 타일은 무작위로 타일판 주변에 둘러 놓습니다. 이렇게 낙엽 타일이 깔린 곳을 '숲'이라고 부릅니다. 반드시 모든 낙엽 타일을 배치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배치하지 못한 낙엽 타일은 적당한 곳에 모아두고 숲에 타일이 6개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이 타일로 숲을 보충하도록 합니다.

 임의로 숲의 시작 지점에 덤불을 세워 둡니다. 덤불은 시계방향으로 움직이게 되며 이 덤불에 가까운 낙엽 타일부터 사용됩니다.

 가위 바위 보로 선을 정하고, 선이 된 사람은 시작 플레이어 마커를 가져 가도록 합니다.


 시작 플레이어부터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며 차례가 진행됩니다.

 자기 차례가 되면 타일 놓기, 보물 토큰 놓기, 낙엽 타일 보충, 완성된 구역 확인의 4단계로 이뤄집니다.

 사실 차례가 되면, 플레이어가 직접적으로 하는 행동은 타일 놓기 하나 뿐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나머지는 바로 이 타일 놓기 행동으로 인한 부가 요소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

 타일 놓기: 자기 산책로에 있는 아무 낙엽 타일 1개를 자기 개인판에 놓기. 또는, 다람쥐 타일 1개를 보관소에서 가져와 자기 개인판에 놓기(다람쥐 토큰을 소모하지 않음).
 당연하지만 타일을 놓을 때는 다른 타일을 덮어서 놓을 수 없으며, 타일의 일부라도 개인판을 벗어나서도 안 됩니다. 또한 낙장불입. 한 번 놓은 타일을 다시 움직일 수 없습니다.

 타일 놓기가 끝난 후 낙엽 타일의 구멍으로 보물 토큰이 보이면 보관소에서 해당 보물 토큰을 가져와서 구멍 위에 올립니다. 물론 보물 토큰이 인쇄된 부분을 낙엽 타일이 가려도 상관은 없습니다. 바로 이것이 보물 토큰 놓기입니다.
 규칙에서는 불확실한데 이 보물 토큰 놓기 행동을 반드시 해야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만, 정황상 낙엽 타일의 구멍으로 보물 토큰이 보이면 무조건 해당 보물 토큰을 가져와 그 구멍을 덮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만약 타일 놓기 후에 자신의 산책로에 낙엽 타일이 다 떨어졌다면(내 배낭 옆에 낙엽 타일이 없다면), 숲에서 덤불 마커를 기준으로 그 바로 옆에 있는 타일부터 시계방향으로 하나씩 낙엽 타일을 가져와 5개가 되도록 채웁니다. 이것이 낙엽 타일 보충입니다. 이렇게 보충된 낙엽 타일은 그 가져온 순서가 바뀌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순서가 중요한 것이 '버섯' 토큰의 기능 때문입니다. 버섯 토큰은 단순히 다른 플레이어의 산책로에 있는 낙엽 타일을 가져와 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의 배낭 바로 오른쪽에 놓인 타일만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플레이어의 버섯 토큰 사용으로 인해서 나 자신의 산책로가 바닥 나게 된 경우에도, 그 즉시 낙엽 타일 보충을 하게 됩니다.

 타일을 놓은 후에는 내 개인판의 6개의 구역 중 1개의 구역이 완성되었는지 확인을 하여 그 구역에 놓인 보물 토큰을 모두 가져와 내 배낭으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것이 완성된 구역 확인입니다. 완성되었다는 것은 빈 공간 없이 해당 구역의 모든 칸이 타일로 꽉 채워진 것을 말합니다. 낙엽 타일 자체에 나있는 동그란 구멍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낙엽 타일의 빈 구멍 위에 보물 토큰이 없는 상태이고, 빈 구멍끼리 연결되어 특정한 모양으로 만들어지면, 그 모양에 맞는 동물 타일을 가져와 그 구멍 모양 위에 올려놓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올려놓게 되면 해당 동물 타일 아래, 즉 특정한 모양을 만들었던 구멍들이 있던 곳에 그려진 보물 토큰을 보너스로 얻습니다.

 동물 타일을 놓을 수 있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해당 구멍에 대한 보물 토큰을 2번 얻을 수 있는 역할을 해줍니다.

 보물 토큰의 효과는 게임 구성물에서 언급했으니 참고.

 이와 같은 과정을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진행합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개인판을 낙엽 타일 또는 다람쥐 타일 등을로 완전히 채우게 되면, 해당 라운드의 마지막 차례 플레이어까지 차례를 진행하고, 즉 모두가 똑같은 차례를 갖은 후 게임을 종료합니다.

 게임이 끝나면 보물 토큰 교환 규칙에 따라 모두 도토리 토큰으로 바꿉니다. 각자 자기 개인판의 채우지 못한 공간이 있다면 이 도토리 토큰을 소모하여 다람쥐 타일로 바꿔 개인판을 채울 수 있을 때까지 채우도록 합니다.

 이 과정에서 구역이 완성되어 토큰을 얻는 경우가 생기면, 그대로 토큰을 얻되 그 즉시 보물 토큰 교환 규칙을 적용하여 도토리 토큰으로 바꾸어 개인판 채우기를 이어나갑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개인판을 모두 채운 플레이어가 여러 명이 나온다면, 남은 도토리 토큰이 가장 많은 사람이 승리하며, 도토리 토큰의 수가 같으면 블루베리 토큰을 많이 가진 사람이 승리합니다.

 1등 외의 등수가 의미가 있겠냐마는 개인판을 모두 채우지 못한 사람들 중에서는 빈칸이 적은 쪽이 등수가 더 높습니다.







1. 아트워크
 가을 숲을 거닐며 그 풍경을 구경하는 콘셉트를 이렇게나 잘 표현할 수 있을까요?

 게임 자체도 꽤 정교하게 이루어져 있지만, 거기에 입혀진 테마 또한 꽤 그럴 싸 합니다. 시작 플레이어를 뜻하는 신발 마커도 인상적이고, 낙엽 타일의 색감도 인상적입니다.

 낙엽의 익음의 정도에 따라 칸 수가 점점 늘어나는 것도 꽤 개연성 있게 느껴졌고요.

 정말 숲 속에 온 것과 같은 현실적인 그림체를 보면 자연스럽게 피톤치드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아마 꽃이 그려져 있었더라면 나비나 꿀벌이 진짜 꽃인 줄 알고 날아들어올 것만 같은 현실감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하학적으로 꺾여있는 타일들이 개인판에 배치되어 있는 모습이 완성되고 나면 상당히 조화롭습니다.

 각종 동물 타일들도 마지막 마침표를 찍어 줍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보물 토큰의 앞뒤가 다르게 표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한 면은 좀더 게임에 편하기 위해 선명한 색채와 단순화된 아이콘으로 표현되어 있지만, 아트워크의 완성을 위해 이를 뒤집으면 너무나 현실적인 아트워크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아름다움을 중요시하는 저는 아이콘화된 면을 쓰지 않고 현실적인 아트워크로 된 면을 사용했습니다.

 코티지 가든은 사진으로만 그 구성물과 아트워크를 보았지만, 단연 인디언 서머의 아트워크는 3부작 중에서도, 아니 그 어느 보드게임과 견주어서도 가장 아름다운 아트워크의 게임 중 하나일 것입니다.

 솔직히 이 아트워크만으로 인디언 서머는 소장 가치가 있습니다.

2. 보물 토큰에 능력을 부여하여 전략화를 노린 시도.
 이 보물 토큰의 능력 때문에 설명하기가 다소 까다로워진 면이 있는데, 이렇게 보물 토큰을 얻고 해당 보물의 능력을 발휘하면서 게임에 변주를 줄 수 있다는 것이, 다소 심심하고 밋밋할 수 있는 타일 배치 게임에 활력을 넣어주는 것 같습니다.

 즉, 꽤 전략적으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보물 토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저 개인판을 단순히 채우는 플레이에 집중한다면 인디언 서머가 가진 게임의 맛을 충분히 느끼지 못합니다.

 인디언 서머의 참 재미는 내 개인판을 보고 어느 구역부터 완성시켜 어떤 보물 토큰부터 얻고 그 보물 토큰을 어느 타이밍에 쓸 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상대보다 빨리 앞서 내 개인판을 채울 수 있을 지 고민하는 요소가 있습니다.

 버섯 토큰의 경우, 상대 플레이어에게의 직접적인 간섭이 되기도 하고, 여기에 깃털 토큰까지 아낌없이 사용한다면 다른 사람들은 타일을 하나씩 배치할 때 나는 이미 4개의 타일을 배치한 것으로 개인판을 채우는 속도도 앞서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누군가 이렇게 초반부터 남들보다 많은 타일을 놓아가는 플레이를 한다면, 자연스럽게 나 자신도 빨리 해당 플레이어를 따라 잡아야 하는 등 다른 플레이어의 눈치를 봐야 하고, 상황에 따른 플레이 방향 수정을 임기응변으로 능수능란하게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무이님의 리뷰를 보고, 어쩐지 우베 테트리스 3부작의 다른 작품보다 인디언 서머가 저에게 가장 잘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역시나 인디언 서머에 녹아있는 다소 복잡한 요소들이 오히려 복잡하다는 이유로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롤 앤 라이트는 가벼운 게 최고라면서? 그건 롤 앤 '라이트'니까

3. 믿고 즐길만한 우베 로젠베르크의 1인 규칙
 지난 번 레이크홀트 때도 그랬지만, 1인 규칙이 정말 아슬아슬한 난이도로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인디언 서머는 '아, 이거 좀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라는 느낌보다는 '이거 정말 깰 수는 있는 거야?'라는 느낌의 도전 욕구를 일으킵니다.

 주어진 단 10번의 수 안에 최대한 나의 개인판을 채워야 하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했다가는 큰 코 다치기 일수입니다.

 1인 규칙이 정말 인상적인 게임 중 하나인데, 기회가 되면 따로 플레이 영상을 찍거나 라이브 방송을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일부러 이번 톺아보기에서 1인 규칙에 대한 설명을 자제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1. 설명하기 까다롭다
 알고보면 그렇게 복잡하진 않은데, 처음 하시는 분들에게 설명하기가 조금 까다롭습니다.

 보물 토큰의 각 기능이라던가, 그 보물 토큰 기능으로 인해 배낭 옆에 배치된 낙엽 타일의 순서가 바뀌어서는 안 된다던가, 동물 타일을 가져오는 조건이라던가, 그 동물 타일을 가져와서 보물 토큰을 얻는 방법이라던가.

 테마에 어울리는 아트워크에 그에 걸맞는 산책로, 숲 구성 등의 개연성이 꽤 와닿는 것과 달리 아무래도 이러한 특수 기능이나 혜택들이 그렇게 개연성이 느껴지지 않다 보니 설명하는 입장에서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도 영 께름칙합니다.

 인디언 서머를 잘 하려면, 그리고 재밌게 하려면 자유 행동인 보물 토큰 교환이나 보물 토큰의 능력 사용 등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첫 술에 배부를 수가 없고 첫 술에 별 맛을 못 느끼면 좀처럼 두 술을 뜨기가 꺼려진다는 점이 인디언 서머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데 걸림돌이 되는 듯 합니다.

 토큰 사용 등 이러한 변주가 없다면, 정말 단순하기 그지 없는 타일 배치 게임으로 전락할 위험이 큰데, 아무래도 인디언 서머가 요구하는 수준이 약간 높은 편입니다.

 그렇다고 본격 전략 게이머들에게는 그렇게 인상 깊게 남을 만한 시스템은 아니기도 하고요.



스프링 메도우 - 우베의 자기 복제. 타일에 난 구멍을 이용해 혜택을 얻는 시스템을 차용
베런 파크 - 필 워커하딩의 테트리스 스타일의 타일 배치 게임. 게임의 종료 조건이 유사.


 오로지 아트워크만으로 인디언 서머는 대단히 훌륭한 게임입니다. 보물 토큰의 능력이나 여러 잡다한 시스템은 제외하고, 게임의 근간을 이루는 시스템과 입혀진 테마가 매우 잘 어울립니다.

 테마를 입히려면 이렇게 입혀야지요. 게임에 테마가 입혀진 완성도만 보면 제가 비뉴스 디럭스를 했을 때 느꼈던 그것과도 유사합니다.


 게임성에 대해서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만족스럽고 앞으로도 자주 돌리고 싶은 게임입니다만, 초심자와 하기에는 조금 버거운 느낌이 있습니다. 하다보면 나만 재미있는 느낌? 이것은 마치 메모아44를 처음하는 사람 앞에 앉혀 놓고 나 혼자 신나서 새로운 시나리오를 플레이 하는데 여념이 없...아, 아닙니다.

 생각보다 꽤 머리를 써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렇게 머리를 쓴 게임치고는 그에 대한 성취감이 그렇게 크지 않은 느낌도 미묘한 평가에 한몫합니다.

 오히려 저는 이 게임이 혼자 했을 때 가장 재미있는 게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전 봄의 정원 톺아보기 때도 '이 게임은 혼자 했을 때 가장 재밌었다'라는 평가를 했지만, 봄의 정원의 1인 플레이와는 사뭇 다른 게임입니다. 훨씬 더 고도화되어 있으며 이것은 마치 레이크홀트 1인 플레이와도 유사한 빡빡합니다. 10번이라는 한정된 기회에 훨씬 직관적인 선택지 때문에 그 압박감은 인디언 서머가 한 수 위.

 보드게임의 본질, 그리고 인디언 서머가 본디 추구하는 그것과는 저의 해석이 다르겠지만, 골치 아픈 1인 퍼즐 게임을 원하신다면 인디언 서머가 꽤 적절해 보입니다. 벌써 1인 플레이 영상을 찍고 싶어집니다. 며칠 전에 마이크랑 조명을 새로 샀기 때문은 아닙니다. 내 2~30만원...

 플레이하고 나면, 어쩐지 괜히 인근 산을 찾아가 산책하고 싶어지는 게임 인디언 서머였습니다.

좋아할 만한 글

0 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