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파이어니어 데이즈 톺아보기

■ 디자이너 : Matthew Dunstan ├ 호주 출신의 영국 게임 작가로 과학자이기도 하며, 다른 작가와의 공동 작품이 많습니다. └  대표작 : Snowdonia: Trans-Australian Railway ...



■ 디자이너: Matthew Dunstan
├ 호주 출신의 영국 게임 작가로 과학자이기도 하며, 다른 작가와의 공동 작품이 많습니다.
└ 대표작: Snowdonia: Trans-Australian Railway & The Daffodil Line, Elysium, Monumental 등

■ 디자이너: Chris Marling
├ 영국에 거주중인 기자 겸 작가로 케임브리지의 테스트 그룹 소속이라고 하네요.
└ 대표작: Witless Wizards, Europe Divided 등

■ 일러스트: Sergi Marcet
├ 스페인 출신의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입니다.
└ 참여작: The Manhattan Project, Stalag 17, Vera Discordia, Old West Empresario 등 다수.

 서양 카툰 같은 분위기의 일러스트와 강렬한 원색은 아니지만 보드랍고 진한 느낌의 채색으로 꾸며진 파이어니어 데이즈의 아트워크에 묘하게 끌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잡다한 창고처럼 되어버렸지만, 어렸을 적 시골의 외양간에서 소가 자리잡고 있었다는 기억이 어렴풋이 있는 저에게 파이어니어 데이즈의 박스 아트워크는 잊고 있었던 쇠똥 냄새를 떠올리게 하였지요. 특히나 중앙에 있는 피부 검은 아저씨가 말이에요.

 사실 곡괭이를 들고 있는 광부이지만 어째서인지 저는 농부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파이어니어 데이즈 역시 아그리콜라클랜 오브 칼레도니아 같은 농장 경영 게임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농장 게임은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는데(물론 지금은 파이어니어 데이즈가 농장 게임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지만 적어도 이 시점까지는 당연히 농장 게임인 줄…) 주변의 평가도 꽤 좋았고 일단 너무 색감과 그림체가 어울리는 보기 좋은 떡이었기 때문에 입맛을 한껏 다시고 있었는데, 스타라이트 게임즈에서 한국어화를 갑자기 뙇!

 심지어 올데이 별빛바다 서울(2019년 5월 11일 토요일)에서 체험 및 판매까지 뙇!

 사실 구매할 생각은 전부터 가지고 있었는데 최근 보드게임 관련해서 워낙 많은 돈을 썼고 이번 2019 게임마켓 봄에서도 많은 돈을 지출할 예정이라 일단 체험부터 하고 거를 게임이면 거르고 싶어서 파이어니어 데이즈를 2지망인가에 집어넣었는데 어째서인지 저는 두 번째 게임으로 파이프라인을 하게 되었습니다…(첫 번째 게임은 버라지, 마지막 게임은 언더워터 시티즈로 원래 꼭 하고 싶었고 지망했었던 게임이어서 그나마 다행)

 결국 파이어니어 데이즈를 체험하고 구매하겠다는 저의 원대한 계획은 틀어지고, 올데이 별빛바다 서울 내내 함께 게임을 체험하게 된 보드게임 부산의 공동 작가중 한 분이신 라오님께서 파이어니어 데이즈를 구매하셨고 자신의 것으로 플레이해보자(그리고 저에게 착한 녀석들을 구매하라고 떠넘기신 건 안 비밀아니 그 게임을 제가 왜?)고 하셨기 때문에 잠깐 흔들렸지만, 왠지 후회할 것 같아서 저도 그냥 질러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위치스브루로 가서 플레이를 해 보았는데…

 안 샀으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너무 제 취향에 맞는 게임이었거든요!그리고 파이어니어 데이즈는 농장 경영 게임이 아니라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한 카드 운빨 엔진 빌딩 레이싱(?) 게임이었다는!

 그리고 이번 톺아보기를 읽으시면서 함께 들으면 좋을 것 같은 BGM으로 Cliff Carlisle의 "Goin' Down The Road Feelin' Bad"을 추천드립니다.갑자기?



 플레이어들은 척박한 오리건 주의 길을 따라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짐마차를 가장 많이 앞서 나가게 해야 합니다.

 많은 마차를 이끌거나, 많은 사람들을 고용하거나, 많은 소를 기르거나, 많은 장비를 갖춰 튼튼한 짐마차를 구성하거나, 그리고 누구보다 많은 금을 캐거나…

 시작 플레이어는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그 결과값을 활용하여 자신의 성향, 그리고 계획에 알맞는 주사위를 선택하여 승점을 얻어 짐마차를 진행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오리건 주의 땅은 그 험한 길만큼이나 많은 위험과 재난이 도사립니다. 이러한 재난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다면 꽤 가슴이 아플 겁니다.



 겉박스 아트입니다.
 지금 보니 이걸 보고 농장을 떠올리는 건 무리가 있….


 밑박스의 모습입니다.
 저 폰트의 이름을 정확하게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별빛바다의 최애 폰트임에는 확실한 듯.


 한글규칙서…
 한글판 vs 한국어판의 논란이 많긴 한데, 저는 '한국어판'을 써야한다는 파입니다.

 하지만 한글판은 3글자고 한국어판은 4글자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한글판이 더 입력하기는 쉽죠.

 아무튼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한국어 폰트는 빙그레체인 듯 하네요.

 워낙 좋은 폰트이긴 한데 해당 폰트가 쓰일 경우, 심리적으로 다소 경쾌하고 가벼워 보이는 인상이 있어서 쓸 때 꽤 많은 걸 고려해야 하는데 의외로 파이어니어 데이즈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빙그레하면 바나나 '우유', '우유'하면 젖'소', 파이어니어 데이즈에도 '소'가 나오니까 파이어니어 데이즈에는 빙그레체!…는 무슨 소리야?


 점수 트랙과 사용한 주사위를 놓는 판이 따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점수판이 따로 있는 게임을 보면 괜히 떠오르는 상용 버전 "부산".

 같은 분리형 점수판인데도 점수판의 아트워크를 어떻게 살리느냐,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이렇게 인상이 달라집니다.

 -를 이용하여 점수 칸 하나를 표현한 것이 꽤 인상적입니다.

 게임에 참여하는 플레이어 인원수에 따라 사용하는 주사위 개수를 표시해주는 디테일은 참 깨알 같네요.


 또다른 보드는 행동판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상단에는 마을 카드가 깔리는 공간이 있고, 중앙에는 장비를 살 수 있는 잡화점, 그리고 재난 트랙, 하단에는 각각 다른 아이콘으로 서로 다른 행동, 그리고 다른 가치의 동전을 얻거나, 각 행동 칸에 고용할 수 있는 사람 카드를 하나씩 깔아놓을 수 있도록 가로 사이즈를 정확하게 맞춰 설계된 UI가 인상적입니다.

 언뜻 보면 산타 마리아가 떠오르기도 한데, 묘하게 파이어니어 데이즈의 판 구성 UI가 산타 마리아보다 훨씬 조화롭게 쓰인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진년이라는 보드게임을 떠올리게 하는 재난 트랙의 내용들!사실 저는 진년을 그렇게 썩 재미있게 즐기진 못했습니다.


 갈림길에서의 이정표를 콘셉트로 보드판을 구성하고, 게임에서 필요한 정보를 표기한 방식이 꽤 재기발랄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너무 디테일한 나머지, 짐마차나 주사위 눈을 바꾸는데 드는 비용에 대한 정보를 쉽게 캐치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게임판의 뒷면은 이렇게 검게 처리되어 있습니다.

 밋밋한 날 것의 회색 뒷면, 혹은 하얀 뒷면보다는 훨씬 고급져보이고 내구성도 좋아보입니다. 이런 디테일 좋아요.


 장비, 자원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짐마차 타일입니다.

 앞면과 뒷면으로 작은 마차(4칸)와 큰 마차(6칸)로 구별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밑박스 내부는 이렇게 종이 트레이로 칸을 구분해 놓았습니다.

 종이 트레이가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공간이 널널하여 정돈하기 편리합니다.


 플레이어의 분신이 될 개인 캐릭터판입니다. 이렇게 각각 다른 능력을 갖고 있지만…


 이렇게 판을 돌리면 기본 개척자로 모두 같은 시작 자원에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지요.


 은근히 구성물이 많은 파이어니어 데이즈입니다.

 각종 토큰(승점 토큰, 약품 토큰, 목재 토큰, 황금 토큰, 도전 토큰, 감점 토큰, 장비 토큰 등)과 주사위, 소 말, 플레이어 점수 마커, 재난 마커, 시작 플레이어 마커 등 매우 풍성합니다.


 질병을 막아주는 약품 토큰.



 그리고 폭풍으로부터 마차를 보호해주는 목재 토큰.



 약품 토큰과 목재 토큰의 사이즈가 이렇게 직사각형인 이유는, 짐마차 한 칸에 2개를 보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두 토큰을 합치면 정사각형 모양이 나오거든요.

 도대체 이 디테일함은 무엇?


 서부시대하면 역시 카우보이! '소'죠.


 각종 장비 타일들입니다.

 이 타일들은 각기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고 이 덕분에 엔진 빌딩이 가능합니다.
 마차나 소, 마을 주민 등을 재난으로부터 지켜주는 패시브 효과를 지닌 장비와, 특정 행동을 발동할 때마다 추가적인 자원을 얻을 수 있는 장비, 마을 주민을 고용할 때 옆칸의 주민을 선택할 수도 있게 해주는 타일 등 다채로운 능력을 제공하여 나만의 짐마차 엔진(?)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폭풍을 제대로 대체하지 못하면 받게 되는 감점 토큰.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없앨 수 없어 반영구적으로 남아있게 되므로 마차가 폭풍에 부숴지지 않도록 주의!


 호의 토큰은 2점짜리와 10점짜리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 호의 토큰이 2점을 나타내기 때문에 처음에는 상당히 혼란스러웠습니다.


 1달러를 의미하는 동전 토큰.

 메탈 토큰이었으면 꽤 그럴싸 했을 것 같은 디자인입니다.

 메탈이 아니더라도 토큰 자체가 꽤 두툼하기 때문에 손맛은 있습니다.


 2mm가 넘는 이 두툼함!

 사실 이 두툼함을 오를레앙 TMG판에서 겪었기 때문에 너무나도 잘 압니다.
 코인 캡슐을 씌우려고 했는데 너무 두꺼워서 끼울 수 없었던 오를레앙 TMG판…

 그러고보니 파이어니어 데이즈 역시 TMG에서 제작되었군요. 크흠.



 위에서 언급했던 각종 마커들입니다.

 솔직히 시작 플레이어 마커는 거의 쓰이지 않아요.

 철석같이 점수 마커는 곰을 상징한다고 생각했고, 도대체 이 게임에 왜 갑자기 귀여운(?) 곰 마커가 있는 걸까 했는데…


 네, 뒤집으면 +50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고 이는 곰이 아니라 마차를 형상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물로 보면, '우와'할 수 밖에 없는 주사위!

 파이어니어 데이즈의 구성물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주사위입니다.


 6면체의 주사위의 각 면에는 서로 다른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는 곧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을 나타내지요.


 황금 토큰은 각각 황금 1개, 황금 2개, 황금 3개가 무작위로 그려져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황금 3개가 그려진 토큰이 제일 적고, 그 다음이 황금 2개, 그리고 가장 많은 게 황금 1개짜리 황금 토큰입니다.

 황금 토큰에 그려진 황금 하나는 매우 큰 가치를 가지고 있는데, 황금을 그림이 아닌 토큰 자체로 사용하게 될 때는 무용지물.


 파이어니어 데이즈는 사람들도 고용할 수 있습니다.

 장비 토큰과 더불어 조합을 잘 맞춘다면 플레이어에게 상당히 많은 점수를, 그리고 게임 자체를 휘저어 놓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들을 가지고 있는 주민 카드입니다.

 주민 카드는 즉시 효과, 조건부 효과, 지속 효과를 가진 카드들로 나누어 집니다. 이는 아이콘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한 주(1라운드)가 마무리되면, 각종 자원 등을 승점으로 바꿀 수 있게 해주는 마을 카드입니다.

 카드 종류가 적지는 않은 만큼, 매번 어떤 마을이 열릴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설계되어 있네요.

 카드에 맞는 슬리브는 별빛바다 슬리브 기준 4770입니다.

 각 카드에는 A부터 E까지 5종류로 나뉘어서 쓰게 됩니다. 이것은 마치 레이크홀트에서 보았던 그것과 똑같네요.

 여기서 괜히 한 번 떠오르는 '부산'의 전문가를 되새겨 보면, 차라리 '부산'에서도 이런 식으로 비슷한 효과를 가진 전문가끼리는 세트 별로 나눠서 게임에서 쓰이는 세트를 정해서 선택하여 쓸 수 있도록 했으면 어땠을지…


 플레이어의 영역에는 이런 광경이 연출됩니다. 캐릭터판과 짐마차 타일의 그림이 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이 매우 마음에 듭니다.


 폭풍을 막지 못했기 때문에 파괴되어버린 짐마차.

 무조건 제일 아래를 막는 것이 아니라 활성화된 칸, 즉 4칸짜리 짐마차에서는 중앙에 배치하게 됩니다.

 글씨 자체로도 뼈아프게 느껴지지만 부숴진 나무 이미지가 쓸데없이 디테일하여 더 쓰라립니다.



 메인 게임판과 점수판을 나란히 배치합니다.

 노란 주머니에는 황금 토큰을 넣도록 하고, 검정 주머니에는 플레이어 인원수만큼의 주사위 세트에 +로 1세트 더 주사위 주머니에 넣도록 합니다.

 재난 마커는 메인 게임판의 재난 칸 시작점에 배치합니다.

 점수 마커는 솔직히 지금 당장은 점수 트랙 시작 지점에 배치해도 되고 안 해도 됩니다.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기로.

 마을 주민 카드 세트 중에서 두 세트를 골라 함께 섞고 나머지 세트는 상자로 되돌립니다. 이제 게임에서 쓰일 마을 주민 카드 더미에서 6장을 뽑아 메인 게임판 하단의 행동 칸 아래에 배치합니다.

 마을 카드를 잘 섞은 후 그 중 9장을 뽑아 뒷면으로 마을 더미를 만듭니다. 나머지 마을 카드들은 상자로 되돌립니다. 이제 게임에서 쓰일 마을 더미에서 카드 2장을 펼쳐 지정된 칸에 앞면으로 공개해 둡니다.

 각 플레이어는 개인 캐릭터판을 2개씩 무작위로 나누어 갖고, 그 중 하나를 골라서 자신의 개인 캐릭터판으로 사용합니다. 선택하지 않은 캐릭터는 상자로 되돌립니다. 기본 개척자로 할지, 캐릭터별 차등 능력을 적용할지에 따라 시작 자원이 달라지니 어떤 면을 쓸 것인지는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합의를 하셔야 합니다. 어쨌든 어떤 면을 쓸 것인지 결정되면 그 면에서 표시하고 있는 시작 자원을 갖추도록 합니다.

 소, 약품, 목재, 손상, 동전, 호의 등의 토큰과 짐마차 타일 등은 적당한 곳에 모아두어 공급처를 만들도록 합니다.

 그리고 메인 게임판에 장비 토큰을 플레이어 인원수 + 1만큼 펼쳐놓도록 합니다.

 적당한 방법으로 시작 플레이어를 선정하도록 합니다.

 시작 플레이어는 주사위 주머니에서 무작위로 플레이어 인원수 + 1개의 주사위를 꺼내어 모두 글립니다. 이 결과값에 따라 메인 게임판의 하단 행동 칸에 배치하도록 합니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으며, 시작 플레이어부터 시계방향으로 차례를 갖습니다.


 차례가 되면, 주사위 공급처에서 주사위 하나를 고르도록 합니다.

 해당 주사위 눈 그림에 의해 발동되는 장비나 마을 주민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런 장비나 마을 주민이 있다면 그에 따른 추가 혜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동전 3개를 지불하고 주사위 눈 그림을 원하는 것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단, 이렇게 새로 바꾼 주사위 눈 그림은 장비나 마을 주민의 능력을 발동시키지 않습니다.

 이제 주사위 눈 그림에 따라 다음 3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릅니다.

 수입: 해당 칸 상단에 그려진 값만큼의 동전을 받습니다.
 행동: 해당 칸의 그림에 맞는 행동을 수행합니다. 조커, 광산(곡괭이), 장비(EQUIP), 소, 목재, 약품 등이 있지만, 각 행동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그리고 장비 타일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생략!
 고용: 해당 칸 하단에 배치된 마을 주민을 얻습니다.

 선택지의 처리가 끝나고 나면 방금 쓰인 주사위는 그 색에 맞게 점수판의 지정된 칸에 버려두도록 합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짐마차를 굳이 거꾸로 넣은 것은 이 모습이 더 귀엽기 때문

 이제 다음 플레이어에게로 차례가 넘어가 위 행동을 반복하도록 합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주사위를 하나씩 가져가게 되면, 반드시 주사위 하나가 남게 됩니다. 남아 있는 주사위의 색상과 같은 색의 재난 마커를 1칸 전진시킵니다. 검은색 주사위가 남았다면, 모든 재난 마커를 1칸씩 전진시킵니다!

 만약 재난이 일어나면 위에서부터 아래의 순서대로 처리합니다.

 재난 처리까지 끝나게 되면 시작 플레이어 토큰을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며 다음 사람에게 전달하고 다음 날을 진행합니다.

 위 행동을 모두 합쳐 5번(5일) 반복하게 되면 주사위 주머니에 있던 주사위가 전부 떨어지게 됩니다. 이제 한 주가 끝나게 되고 마을 방문 단계로 넘어갑니다.

 일단 가장 먼저, 한 주가 끝났을 때 능력이 발동되는 카드를 가지고 있다면 해당 카드의 효과를 처리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가진 소 하나마다 승점을 1점씩 받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을에는 각기 다른 조건을 요구합니다. 이 요구 조건들을 만족시키면 호의(승점)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마을 카드 1장당 딱 1번씩만 그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 세트를 모은다고해서 여러 개의 승점을 마을 카드 1장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당연하지만, 호의는 마차에 보관하는 게 아니라 개인판 근처에 적당히 모아두면 됩니다.

 이제 다시 점수판에 놓여있던 주사위들을 주사위 주머니로 되돌리고, 맨 처음 시작 플레이어가 주사위를 굴리는 단계로 돌아가 위 행동을 반복합니다.


 총 4주간의 게임이 진행됩니다. 즉 4라운드라는 뜻입니다.

 이때, 마지막 4번째 주가 끝나면, 마을을 방문하기에 앞서 각 자낸 마커를 1칸씩 무조건 전진시킵니다. 재난 처리를 마친 후, 마지막 마을을 방문하게 되면 게임이 종료됩니다.

 이때 마지막 주에 공개되는 마을 카드는 3장입니다.

 게임이 종료되면 각자 점수를 계산합니다.

 기존의 소 하나당 승점 1점 외에도 자신이 가진 금 토큰에 그려진 금 하나당 승점 1점, 호의당 승점 2점(5호의 토큰은 10점), 호의 토큰이 가장 많다면 5점(동률일 경우, 동률자 모두 획득), 자신이 보유한 마을 주민이 제공하는 승점, 짐마차에 놓인 손상 토큰마다 승점 2점 감점 등을 추가로 처리합니다.

 가장 승점이 많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동률일 경우, 동전이 가장 많은 사람이 승리하며 이마저 똑같을 경우 공동 승리입니다. 






1. 화려하지는 않지만 실용성과 눈의 즐거움을 다 잡은 아트워크
 처음엔 박스 아트워크에 눈길이 갔었다면, 게임을 열어본 후에는 게임판의 디자인, 그리고 각 타일, 토큰들과 게임판, 개인판 등의 조화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딘가 투박한 듯하면서도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어울어지는 아트워크의 흐름 덕분인지, 산타 마리아와 비교해 보아도 거의 동급의 게임으로써의 실용성이 부각되는 게임판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산타 마리아와는 다르게 상당히 조화롭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2. 분명 억지스러운 테마이긴 한데 의외로 시스템과 잘 어울리는 서부시대 설정
 마차를 끌고 오리건을 탐험하며 금도 캐고 마을 주민도 고용하고 마을의 요구사항도 만족시켜 호의를 얻어낸다는 테마 설정 자체는 사실 억지인 것 같지만, 막상 게임을 해보면 그다지 억지스러운 느낌이 거의 들지 않게 잘 녹여냈습니다.

 폭풍을 만나면 마차가 부숴진다거나, 습격을 당하면 돈을 강탈 당한다거나, 기근이 오게되면 소가 굶어죽는다거나, 질병이 돌면 마을 주민이 사망한다거나 하는 설정 등이 너무나 논리적이라 반박할 수가 없습니다.

 재난에 대비한다는 점에서 진년을 또다시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진년에 비해 다가올 재난에 대비한다는 것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대비를 하는 그 과정이 진년보다 훨씬 재미있기도 하고요.

3. 빡빡한 듯 빡빡하지 않은 듯한 게임의 흐름과 주사위 일꾼 선택 게임과 엔진 빌딩의 절묘한 조화
 이것 저것 신경 쓸 것이 많은 것처럼 보이는 게임이지만, 사실 템포는 굉장히 경쾌하고 빠르게 진행됩니다. 내 차례에 원하는 주사위가 남아있지 않더라도 돈만 있다면(?)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하기도 하고요.

 또한 이런 저런 능력들이 있어서 조합만 잘 맞춘다면 어떻게든 상황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바로 마을 주민의 고용이나 장비 등을 가져옴으로써요.

 카드 능력과 장비의 능력 조화, 그리고 거기에 개인 캐릭터 능력까지 완벽한 조합을 갖춘다면 팡팡 터지는 엔진 빌딩의 쾌감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게임입니다.

4.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디테일한 처리
 이미 본문에서도 언뜻 언급되어 있습니다만, 토큰의 크기라던가, 아트워크의 절묘한 연결이라던가 자칫 딱딱할 수 있는 게임판의 경계선을 티나지 않게 처리함으로써 이질감을 최소화하고 하나로 어울어지는 구성을 보여줍니다.

 UI적으로 상당히 귀감이 되는 아트 디자인입니다.

5. 몇 번이고 다시 해도 매번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는 설계
 다양한 주민 카드, 다양한 마을, 다양한 캐릭터 등의 존재로 무궁무진한 조합이 만들어질 수 있어서 안 그래도 재미있는 게임인데, 질리지 않고 몇 번은 더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1. 너무 많은 카드 텍스트
 저는 텍스트보다는 아이콘을 선호하는 아이콘파입니다.

 파이어니어 데이즈 역시 중요한 부분은 아이콘화가 되어 있긴 하지만, 다양한 카드의 능력이 있는 만큼, 이 모든 능력을 아이콘으로 표현하기에는 버거웠는지 카드의 내용은 전부 텍스트로 처리되어 있습니다.

 은근 효과 처리가 까다로운 부분이 있어서 아이콘보다는 텍스트가 훨씬 능력 전달의 측면이나 게임 개발, 그리고 비용적인 측면에서 훨씬 낫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한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카드 텍스트를 읽는 동안, 게임에 대한 몰입이나 흐름이 끊긴다는 것이 아쉬운 점입니다.

 카드 텍스트는 그렇다쳐도, 마을 카드라던가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텍스트가 아닌 아이콘으로 처리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2. 번역에 대한 아주 미세한 문제
 주사위 눈, 주사위 눈금의 병용으로 통일성에 문제가 있다!…라는 것은 별로 의미없는 지적이고, 게임 용어를 보면서 정말 미묘하게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좀 있었습니다.

 2 금 토큰이라고 써있는 경우에는 금 토큰 중에서 금이 2개가 그려진 금 토큰을 뜻하는 것인지 어떤 금 토큰이든 단순히 금 토큰 2개를 뜻하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라던가…

 캐릭터 능력 중에 도박사 스칼렛의 능력을 보면 한 번에 여러 번 발동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 능력이 단 한 번만 발동되는 것인지, 장비 발동이라는 조건만 만족시키면 자신이 가진 장비에 따라 활성화된 만큼 계속 반복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규칙서를 통해서는 얻을 수가 없습니다.

 레이크홀트아키텍추라 때에도 느꼈지만, 스타라이트 게임즈의 규칙서 번역이나 카드 번역 등은 뭔가 미묘하게 중의적이거나 모호한 표현이 많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3. 약간의 잔룰
 점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여러 가지 테크트리가 있고, 재난 역시 여러 가지가 있어 고려할 것이 많은 등, 그리고 다양한 주민 카드의 존재가 그리 어렵지 않은 게임임에도 잔 설명을 많이 만들어 내고 헷갈릴만한 여지가 좀 있습니다.

 게다가 번역의 모호함까지 겹치게 되면 게임을 진행하면서 더욱 혼란스러워 지겠지요.

4. 자기 색상을 표시할 방법이 없어 점수 마커 색상이 헷갈림
 이거 상당히 옥의 티입니다.

 점수 마커 색깔이 황토색, 갈색, 검은색 등으로 비슷한 온도의 색상들이라 엄청 헷갈립니다. 개인의 색상을 나타내는 카드나 토큰도 없어서 엄청 헷갈려요.



진년 -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유사함
산타 마리아 - 주사위 선택과 엔진 빌딩적인 요소, 게임판의 디자인 등에서 함께 떠올리게 된 게임


 최근에 파티 게임이나 가벼운 게임에 흥미를...이라기보다는 보드게임 자체에 흥미를 많이 잃어서 어차피 재미도 없는 거 굵직굵직한 거나 돌려보자 하고 다소 하드한 게임을 돌리던 와중에 즐기게 된 비교적 가벼운 게임이라 그런지 상당히 만족스러웠고 재미있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테크를 설계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재난을 팡팡 터트릴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는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좋았습니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게임 자체가 그렇게 어렵진 않은데 잔룰이라던가 꼼꼼히 챙겨야할 부분이 있어서 아주 마냥 쉽기만 한 게임은 아닌 중간 정도 난도의 게임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었습니다.

 이상하게 산타 마리아를 떠올리게 하는 게임인데 산타 마리아가 조금 더 진중하게 고민하고 전략을 짜야한다면, 파이어니어 데이즈는 그리 진지하게 고민할 것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고 함께 플레이하는 플레이어들 간의 상호작용이 상당히 잘 일어나 의외로 시끌벅적하게 즐길 수 있는 파티적인 느낌도 주는 게임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분명 전략 게임이긴 한데 오로지 협잡을 위한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이랄까요.

 이 날 했던 버라지와 함께, 간만에 다시 보드게임에 대한 재미, 제가 어떤 보드게임을 좋아하는가에 대한 답을 다시 한 번 되찾을 수 있을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게임이었습니다.

 갖가지 재난이 기다리고 있지만, 유쾌한 짐마차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가벼운 주사위 굴림 전략 게임 파이어니어 데이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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