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퍼스트 콘택트 톺아보기

 게임 작가 - Damir Khusnatdinov (러시아) 일러스트 - Alexandr Kiselev ( 참여작 : Coup) | Alexandra Sharyapova 정확히 며칠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라마나타 님의 방송에서 처음으로  퍼스트 콘택...



게임 작가- Damir Khusnatdinov (러시아)

일러스트- Alexandr Kiselev (참여작: Coup) | Alexandra Sharyapova

정확히 며칠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라마나타님의 방송에서 처음으로 퍼스트 콘택트에 대해서 알게 되었죠.

본인께서도 꽤 재미있다고 평하셨고, 저 역시도 굉장히 관심이 가는 작품이었습니다.

직구로라도 구하고 싶어서 아마존 등을 뒤져보았는데, 신작이었던 관계로 판매중이지 않더군요.

'혹시 한국어판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살짝 있었습니다.

요즘은 어떤 게임이든 한국어판으로 나오니까요.

어느 샌가, 퍼스트 콘택트도 물량이 풀려서 영문판을 구할 수 있는 때가 되었습니다. 장바구니에 넣고 며칠 고민을 하고 있었죠.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보드엠에서 한국어판 출시 발표가 납니다. 그게 벌써 작년 8월이네요.

기다림에 지쳐, '그냥 영문판 사버릴까?'하던 차에 퍼스트 콘택트 한국어판의 출시가 가시화되었고, 드디어 퍼스트 콘택트 한국어판구매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 공통 - 플레이어들은 외계인 측과 인간 측으로 나뉩니다. 인원 비율을 같거나 인간 측이 외계인보다 더 많아야 합니다. 외계인과 인간은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의 언어를 파악하는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서로의 언어를 교환하는 과정 중 외계인은 자신이 원하는 공물을 인간에게 받아야 합니다.

■ 4인 이상 - 외계인 측과 인간 측, 각 진영에서 승리자가 나옵니다. 외계인 측 승리자는 다른 외계인보다 더 먼저 정해진 개수만큼 자신이 원하는 공물을 인간에게 받으면 승리합니다. 인간 측 승리자는 외계인 측 승리자가 나온 시점에서, 다른 인간보다 더 많은 은공을 외계인으로부터 받았다면 승리합니다. 인간 측 승리자가 여럿일 경우, 외계인의 언어를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인간이 승리자가 됩니다.

■ 2~3인 - 외계인과 인간은 한 팀입니다. 외계인이 원하는 공물은 총 8개. 인간들은 이 외계인에게 8개의 공물을 모두 건네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겉박스입니다.

한국어판은 해외판보다 박스 크기를 더 키우셨다고 했는데, 그걸 감안하더라도 생각보다 상당히 크더군요.

저는 판타지 왕국이나 도망자 같은 미들 박스 사이즈를 생각했었거든요.




밑박스입니다.

살짝 휑~ 해보이긴 하지만 핵심 규칙이 심플하게 잘 나타난 듯 합니다.




박스를 열면 이런 모습입니다.

아마 원래 해외판은 규칙서만한 크기였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규칙서 크기와 박스 크기가 위화감이 느껴지죠?

완충 종이 트레이가 약간 질소 포장이 아닌가 싶은데, 미관상으로는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구성물이 흔들리는 게 고정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퍼스트 콘택트 한국어판은 7명까지 가능한 게임이죠?

그래서 수성팬도 7개가 기본으로 들어있습니다.

어느 날 저녁을 만두 게임즈의 김기찬 대표님께서 말씀하시길, '보드게임은 그 박스를 열면 그 박스 안의 내용물만으로 온전히 게임이 가능해야 한다'라고 하셨었죠. 상당히 기억에 남는 말씀이었습니다. ※여담이지만 SCOUT! 제 2판용 떡 메모지를 만들어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퍼스트 콘택트는 바로 그런 만두 게임즈 대표님의 말씀과 부합하는 게임입니다.

수성팬을 봤으니, 수성팬이 쓰일 판을 살펴봐야겠죠?

먼저 외계인 측 구성물입니다.



외계인의 언어가 적혀있는 상형문자판입니다.

오른쪽을 보시면 플레이어가 직접 문자를 만들어서 즐길 수 있는 블랭크판도 존재합니다.

상형문자판은 양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내용이 다 달라서 꽤 높은 다양성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외계인이 인간에게 자신들의 상형문자를 가르칠 때 사용하는 글자판입니다.

이 게임에서 외계인은 최대 3명까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글자판도 3개입니다.

그럼 이번에는 인간 측 구성물입니다.




상형문자를 받아적는 용도의 판이 존재하고 외계인이 원하는 공물을 바칠 때 쓰이는 공물판이 존재합니다.



정보가 제약된 게임이기 때문에 각자 가림막이 존재합니다.

외계인 같은 경우는 외계인이 몇 명이든 같은 상형문자판을 공유하므로 하나의 가림막만 존재합니다.

인간 같은 경우는 각 인간끼리 언어 해석이 다르고, 경쟁 요소가 있기 때문에 각자의 가림막을 갖게 됩니다.


외계인 가림막 안쪽에는 게임 진행에 도움이 되는 흐름 요약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 측은 뭐 없습니다.



각 외계인은 3가지 색깔로 나뉜다고 가림막에 써있는 걸 보셨을 겁니다.

그 색깔에 맞춘 은공 토큰들입니다.


코드네임을 즐겨하시는 분들이라면 어떤 용도인지 바로 알아차리시겠죠?

각 외계인들이 원하는 공물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는 표시 카드입니다. 그리고 그 카드를 고정해서 세워놓기 위한 거치대도 들어있습니다.



공물 카드입니다.

꽤 많은 공물 카드가 있는데요.


오른쪽의 태극 무늬는 한국어판에만 들어있는 특별한 공물입니다.

한국어판에만 있는 공물의 디자인이 약간 이질감이 느껴질 수 있는데, 장유리님(TMI: 물론 저는 이 분이 누군지 모릅니다)께서 작업하셨다고 하네요.

공물은 한국어판 공물끼리 쓸 필요는 없고 원하는대로 섞어서 쓰면 됩니다.

(한국어판 공물을 뒤집으면 해외판에도 있는 공물이 그려져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적당한 방법으로 외계인 측과 인간 측으로 나뉘어 지세요.

보통 외계인과 인간은 서로 마주보는 형태로 각 진영별로 한쪽에 몰려있는 것이 좋습니다.

팀이 정해지면, 그 팀에 맞는 구성물을 가져갑니다.



외계인 측은 이번 게임에서 사용할 상형문자판 1개와 이번 게임에서 사용할 공물 표시 카드 1장, 외계인용 가림막 1개, 외계인 수 만큼 외계인용 글자판과 수성팬을 가져옵니다. 외계인이 여럿이라면 각자 맡을 색깔을 정하고 해당 색깔의 은공 토큰도 챙겨옵니다.

인간 측은 각자 상형문자를 받아쓸 인간용 상형문자판, 인간용 가림막, 공물 표시판, 수성팬 각 1개씩을 챙깁니다.


외계인과 인간 사이에 공물 카드를 5x5로 총 24장 배치합니다.

배치하지 않은 공물 카드는 이번 게임에서는 더 이상 쓰이지 않으므로 따로 치워둡니다.




 시작은 반드시 인간 측부터 진행합니다. 임의로 순서를 정하여 그 순서에 따라 외계인에게 상형문자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상형문자를 요청하는 방법은, 최소 1장부터 최대 5장까지의 공물 카드를 90도로 꺾는 것입니다.



위 사진을 예로 들면, 인간 측은 식물을 뜻하는 상형문자를 알고 싶어했습니다.

그런데 꽃 카드만 꺾을 경우, 아름다운을 알려달라는 것으로 외계인이 오해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나무를 연상하여 장작을 함께 돌렸습니다.

이게 외계인 측의 차례입니다.

외계인이 여럿일 경우, 상형문자를 알려주는 단계에서는 각자 차례를 갖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의논하여 상형문자를 알려줄 수 있습니다.

의견을 일치시켜 하나의 상형문자를 내려줄 수도 있고, 도저히 의견이 맞지 않을 경우, 외계인 각자 서로 다른 상형문자를 알려줄 수도 있습니다.



외계인이 글자판에 상형문자를 적어서 인간들에게 보여줍니다.

그럼 인간 측은 이 가르침을 받아 자신의 상형문자판을 채워나갑니다.



이번엔 다음 차례의 인간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상형문자에 대한 힌트를 얻습니다.

인간의 차례가 끝나면, 이제 외계인 측이 공물을 얻을 차례입니다.

상형문자를 알려줄 때와 달리, 이번에는 빨간색 외계인부터 파란색 외계인, 그리고 다시 초록색 외계인의 순서를 지켜, 각자의 차례로 인간에게 공물을 요구하게 됩니다.



외계인은 상형문자 위에 수평선을 추가함으로써 반대의 의미를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외계인이 준 힌트를 본 인간들은 그 의미를 파악하여 외계인에게 줄 공물의 위치를 표시해야 합니다.



그 동안 받은 상형문자에 따르면, 외계인이 인간에게 전한 메세지는 살아있지 않은, 죽은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살아있지 않다와 가장 가까운 공물은 해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해골의 위치를 표시합니다.

공물 위치 표시판은, 노란색이 인간 측을 향하도록, 파란색이 외계인 측을 향하도록 해야합니다. 하늘과 땅을 연상하시면 좀 더 쉬울 수 있습니다.



인간이 여럿이라면, 서로 다른 공물을 바칠 수도 있습니다.



빨간 외계인이 요구했던 공물은 역시 해골이었습니다.

해골을 맞춘 인간에게 빨간 은공 토큰을 건넵니다. 정답자가 여럿이라면 맞춘 사람 모두에게 은공 토큰을 하나씩 줍니다.

다른 색깔의 외계인이 원하는 공물이 바쳐진다고 해서, 해당 색깔의 은공 토큰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각 색깔의 은공 토큰은 반드시 해당 색깔의 외계인의 차례에 정답을 맞춰야만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빨간 외계인이 의도한 것은 해골이었지만, 다른 인간이 해골을 바치지 않고 다른 공물을 바쳤는데 그 공물 역시 빨간 외계인이 원하던 공물일 경우 말입니다. 이 경우, 비록 해골을 맞춘 건 아니지만, 해당 인간이 바친 공물 역시 빨간 외계인이 원하던 것이었으므로 정답을 맞춘 것으로 간주하여 해당 인간에게도 빨간 은공 토큰을 주도록 합니다.

제대로 바쳐진 공물 위에는 바쳐진 공물이라는 것을 은공 토큰으로 표시하도록 합니다.

다른 색깔의 외계인도 위와 마찬가지로 진행합니다.

외계인 공물 단계가 끝나면 다시 인간이 상형문자를 얻는 단계로 되돌아갑니다.



위 흐름을 반복하다, 어떤 외계인이 원하는 공물을 특정 개수(3개/5개)만큼 얻게 되면 그 즉시 게임을 종료합니다.


1. 현실적인 언어 교환 구현

전 어렸을 때, 외국인과의 의사소통에 대해 살짝 엉뚱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데요.

쉽게 예를 들어 드리면, '내가 땡큐라고 말하면 외국인에게는 땡큐라고 들리지 고맙다라고 들리지 않을 텐데, 어째서 외국인은 땡큐라고 듣고 그걸 고맙다라고 이해할 수 있는 거지? 반대로 나는 외국인으로부터 땡큐라고 들었는데 어째서 그것을 고맙다라는 의미로 해석해야 하는 거지?' 뭐 이런 의문이었습니다.

퍼스트 콘택트는 제가 어렸을 때 가졌던 의문점을 해결해 주는 게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땡큐든 고맙다든, 우리가 현재 언어를 처음 배울 때의 원리는 이미 그 이전 세대가 약속하고 정리해 놓은 발음과 실물을 매치시켰고, 그 발음에 다시 실물의 의미를 부여한 것에서 시작하죠. 바로 이 약속을 주입식으로 익히게 됩니다.

사과가 사과인 이유는, 누군가가 처음으로 사과를 사과라고 불렀고 다른 모두가 사과를 사과라고 부르는 것에 동의했기 때문에 비로소 사과가 된 거니까요. 영국이 사과를 애플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과를 처음 본 누군가가 사과가 아니라 애플이라고 처음 말했기 때문이고, 그것이 사과와 애플이 차이가 된 것일 뿐이죠.

퍼스트 콘택트는 사실 정확한 사물의 이름을 맞추는 게임이 아니라, 사물의 특성을 조합하여 언어를 얻어낸 후, 다시 그 언어를 이용하여 역으로 사물을 찾아내는 게임입니다. 그러다보면 각자의 언어가 만들어지게 되는데 게임을 진행하고 나서 이번 게임에서 쓰인 상형문자판과 인간들이 만든 상형문자판을 비교하여 얼마나 맞췄는 지 확인하는 것이 이 게임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가 아닌가 싶네요.

2. 복합 추리게임

퍼스트 콘택트에서는 소거법도 적용되고 연역법도 적용되고 어떤 부분에서는 귀납법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 중 이 게임에서 가장 큰 빛을 발하는 것은 연역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들은 몇몇 시행착오를 거쳐 그 동안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외계인이 원하는 공물을 찾아내야 하는데, 언어적 제약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체감 상 코드네임이나 디크립토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집니다. 물론 디크립토도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지옥 난도를 맛볼 수 있긴 하지만, 디크립토의 어려움과 퍼스트 콘택트의 어려움은 그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그나마 코드네임이나 디크립토는 우리가 익숙한 단어 등으로 힌트를 받지만, 퍼스트 콘택트는 전혀 익숙하지 않은 형태로 꼬이고 꼬인 힌트로 되돌아오니 감을 못 잡으면 엄청 막막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런 막막함을 좋아합니다.

생각해볼 수 있는 게 많아요.

(물론 온 마스 같은 전략 게임에서의 막막함은 질색합니다)

당연히 이런 류의 게임은 문제를 내는 플레이어의 성향을 파악해야 하는데요.

플레이어가 공물에 그려진 그림의 모양 자체에만 의미를 두는 플레이어라면, 반대로 공물에 그려진 그림은 무시하고 단어 그 자체에 집중하여 자기 기준으로 연상한 특성으로 힌트를 주는 플레이어라면? 이 두 경우가 엄청난 차이를 가져올 것입니다. 그리고 또 어떤 플레이어는 명사의 의미를 가진 상형문자를 가장 먼저 쓰고 이를 형용하는 상형문자를 뒤에 쓸 수 있을 것이며, 저 같은 플레이어는 한국어 어순에 맞게 형용하는 상형문자를 앞에 쓰고 가장 마지막에 명사의 의미를 가진 상형문자를 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특성을 파악하고 있다면, 상형문자 해독이 훨씬 수월해지겠죠.

출제자의 의중 외에도 많은 것을 추리해야 합니다.

상형문자판에는 그 의미가 중복된다고 할 수 있는 것들이 교묘하게 쌍을 이루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단단하다무겁다, 또는 단단하다방어를 예를 들 수 있겠네요. 따라서 같은 조합으로 카드를 꺾어주었는데, 같은 사람이 아까와는 전혀 다른 힌트를 줘버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외계인 또한 인간이 어떤 표현을 원하는 지 추리해야 합니다.

여러 개를 꺾을 수 있음에도 단 하나만 꺾었다거나, 5장까지 꺾을 수 있다는 제한 때문에 미처 같은 공통점을 가진 카드들을 다 꺾지 못하고 한 두 개 남겨둔 것 때문에 혼란을 느끼고 전혀 다른 상형문자를 가르쳐주게 될 수도 있죠.

이러한 변수가 서로 얽히고 섥혀서 엄청 머리를 써야하는데, 그 과정이 꽤 즐겁습니다.



1. 제품의 퀄리티

비닐 포장을 제거하고 처음 상자를 만졌을 때, '아, 물 튀기면 100% 흐물흐물하게 일어나겠구나'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분명 용지에 기본적으로 코팅을 해줄 건데, 만져보면 '아, 이건 살짝 싼 옵션이다'라는 게 느껴진다고 할까요.

규칙서 용지 질감을 느껴보면 더욱 더 적나라하게 느껴집니다.

윙스팬이나 태피스트리 같은 스톤마이어사의 게임 규칙서 용지 질감은 넘사벽이라 직접 비교하는 건 반칙이지만, 아무튼 만져보면 '헉' 소리가 나는 재질입니다.

겉박스도 그렇고 규칙서도 그렇고 마찰이 많이 느껴집니다. 이 문장의 의미는, 긁힘의 위험이나 하얗게 벗겨질 위험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2. 문화 차이에 따른 인지부조화

공물 카드를 살펴보면 아무래도 이집트 테마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이집트 느낌이 물씬 나는데요.

이 때문에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그림이 몇 가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것 하나만 꼽자면, 오이가 그렇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어떤 느낌인지 바로 아실 거라고 믿습니다.

한국어판 전용 공물에 쓰인 아이템도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 있어서 몰입이 깨지는 것도 살짝 있고요.



코드네임 - 단어 게임의 바이블.

디크립토 - 전혀 다른 느낌이긴 하지만, 비슷한 난이도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망자들의 축제 - 국내에는 거의 안 알려진 프랑스 게임.



퍼스트 콘택트에 대해서 기대가 상당히 컸는데, 기대만큼의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을 돌려보기 전, 규칙서를 정독해보고 느낀 것이, '이 게임은 어렵다'였습니다.

어렵다는 중의적인 의미라고 해석하셔도 무관합니다.

이 게임을 100% 제대로 즐기려면, 정답을 맞추는 것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맞추는 것, 그러니까 상대를 이해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춰야 합니다.

퍼스트 콘택트를 여러 번 돌려 보면서, 그러한 생각이 더더욱 강해졌습니다.

정답을 맞춘다거나 게임에서 승리하는 것은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았어요.

플레이어가 카드를 꺾었을 때, 카드에 적힌 키워드에만 집중하는 사람은 이 게임을 온전하게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플레이어가 카드를 꺾었을 때, 카드에 적힌 키워드를 바탕으로 '얘가 왜 이걸 돌렸을까? 왜 이건 안 돌렸지'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이 게임을 온전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이 게임은 생각보다 꽤 정적이 흐르는 게임입니다.

어느 정도 대화는 허용할 수 있으나, 실수로 또는 노골적으로 힌트를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할 정도의 왁자지껄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는 자칫 게임 자체를 망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파티파티한 분위기를 원하신다면, 파티한 게임을 원하셨다면 퍼스트 콘택트는 적절하지 않을 것입니다. 코드네임이나 디크립토, 저스트 원 같은 게임과는 분위기가 상당히 다릅니다.

아무튼, 생각보다 진중한 게임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데, 제가 애인을 만들거나 배우자를 만나게 된다면, 그 상대가 이 게임을 매우 좋아했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퍼스트 콘택트를 재미없어하거나 퍼스트 콘택트의 재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대라면, 아마 호감도가 엄청 떨어질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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