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윙스팬 톺아보기

■ 디자이너 : Elizabeth Hargrave   혜성처럼 등장한 미국의 신인 작가 . 그녀의 전작 ' Tussie-Mussie'와 이번 '윙스팬', 그리고 차기작 ' Mariposas'을 보면, 새, 곤...

윙스팬 톺아보기


■ 디자이너: Elizabeth Hargrave
 혜성처럼 등장한 미국의 신인 작가. 그녀의 전작 'Tussie-Mussie'와 이번 '윙스팬', 그리고 차기작 'Mariposas'을 보면, 새, 곤충, 꽃 등 자연을 주제로 한 게임을 좋아하는 듯.

■ 일러스트레이터: Ana Maria Martinez Jaramillo, Natalia Rojas, Beth Sobel
 앞의 두 사람은 논외로 하더라도 Beth Sobel은 '비티컬쳐', '두 도시 사이에서', '등불축제' 등 보드게임 일러스트계에서는 잔뼈가 굵은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2019년 혜성처럼 등장해서 세계의 주목을 받은 그 게임, 윙스팬입니다.

 또한, 얼마전에는 2019년 독일 게임 상(Deutscher Spiele Preis), 2019년 독일 올해의 보드게임 상(Spiel des Jahres), 심지어 올해의 전문가 게임 상(Kennerspiel des Jahres)에 꼽히며 2019년은 그야말로 윙스팬의 해가 되었죠.

 작가인 Elizabeth Hargrave는 사실상 경력이 전무한 신인 작가인데 첫 퍼블리싱 작품이 보드게임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두 상을 모두 거머쥐었으니 굉장히 놀라운 일입니다. 그녀의 전작 Tussie-Mussie는 단순한 카드 게임으로 전 세계인의 보드게임 커뮤니티 보드게임긱에 이미 PNP로 공개되어있었던 상태였고 그 게임 또한 평가가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직 윙스팬이 등장하기 전에 번역해서 공개하려고 했지만 귀찮아서 그만... 지금은 물론 다른 분께서 번역해서 올려주셨죠. 물론 Tussie-Mussie의 작가가 윙스팬의 작가라는 건 나중에 알게 된 사실입니다.

 윙스팬이 해외에서 처음 공개되었을 때, 모두가 극찬일색이었습니다.
 2019년 독일 게임 상 등의 수상 확정 발표는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았지만, 사실상 이미 그때부터 2019년은 윙스팬이었어요.

 윙스팬 한국어판은, 과연 화제의 게임답게 비교적 다른 게임에 비해 빠르게 한국어화 발표가 이뤄졌고 주문도 빨리 진행되었고, 남의 말은 그리 귀담아 듣지 않는 편인데, 모두가 좋다고 하길래, 과연 뭐가 어떻길래 세계가 열광하는 게임일까 궁금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들어갔습니다.

 아, 단 한 분, 아직 윙스팬 한국어판 발표만 나고 한국어판 선주문이 시작되기 전, 서먼 게임즈의 부르심님은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말라고 하셨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설령 내 취향에 맞지 않더라도 구매를 후회하는 수준까진 아니겠지'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일단 주문을 했지요. 심지어 파란만장한참개암나무님의 업그레이트 컴포넌트 세트까지 추가 옵션으로 주문했습니다.

 ALG답지 않게 배송도 매우 빨랐습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윙스팬은 한동안 봉인 상태에 들어갑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다시피 저는 보드게임하는 걸 별로 썩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어쩌다 위치스브루에 가게 된 날, 윙스팬을 돌려보게 됩니다.
 무려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말라고 했던 부르심님이 마침 그날 함께 윙스팬 한국어판을 돌린 멤버 중 한 분이셨습니다.

 4인플이었고요. 그리고 저는 부르심님의 말씀을 귀담아 들었어야 했습니다.



 조류 애호가인 플레이어들은 각자의 목표, 그리고 공동의 목표에 해당하는 조건을 맞춰 본인만의 계획에 따라 그 계획에 부합하는 새들을 본인이 관리하는 서식지에 잘 모아 4라운드 후 누구보다 많은 승점을 얻는 것이 목표입니다.



 겉박스입니다.
 다른 나라 판본을 보면 대체로 WINGSPAN을 자국어로 써놓지만, 한국어로는 3글자 밖에 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글자와 배치라고 생각합니다.


 밑박스입니다.
 KC인증은 없지만 CE 인증이 있으니까요.


 세로로 세워서 놓았을 경우를 대비한 편집도 돋보입니다.


 왜 한국어로 번역 안 했을까요?
 아마 저라도 안하긴 했었을 거에요(...)


 톺아보다가 처음 알았습니다.
 밑박스에 어떻게 정리해야하는지 도면 예시가 그려져 있었다는 걸.


 이것이 스톤마이어 게임즈의 클라쓰.



 시작 플레이어 마커와 공동 목표 토큰입니다.
 공동 목표 토큰은 양면으로 게임에서는 총 4개만 쓰이게 됩니다.

 공동 목표 토큰은 해당 토큰이 놓여진 각 라운드에서만 그 라운드가 끝날 때 유효합니다.


 목표판입니다.
 각 라운드별로 공동 목표 토큰이 놓이는 자리가 있고, 왼쪽에는 그 목표의 메이저, 마이너 등을 따져서 행동 토큰으로 등수를 표시합니다.

 행동 큐브와 연관되어,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각 플레이어의 행동 큐브가 목표판에 놓여서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이 줄어든다는 점은, 윙스팬에서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입니다.


 먹이 토큰은 총 5종입니다. 하지만 먹이통은 4개만 들어있어요. 투명 플라스틱제 먹이통은 기본 사양입니다. SM이라고 써있는 거 보이시죠? 과연 SM. 레드벨벳 좋아요(?).

 개인적으로 이 토큰이 게임하고 상당히 잘 어울립니다.
 굳이 업그레이드 컴포넌트가 필요한가 싶을 정도로요.


 행동 토큰입니다.
 각 색깔별로 8개씩 들어있습니다.

 색약에게 취약한 색 배정이 아닌가 싶지만 아무튼.


 누구나 보면 '우와'할 수 밖에 없는 알 컴포넌트입니다.
 원래는 각 색깔별로 나눠져 있지만 다 합쳐놓아도 상관없습니다.

 색깔은 다양하지만, 그에 따른 기능은 없거든요.


 알도 화려하지만, 윙스팬의 진가는 규칙서입니다.

 아니 어떤 미친 회사가 규칙서에 엠보싱 처리를 하냐고요?
 네, 그 미친 회사가 스톤마이어입니다.

 물론 겉에 해당하는 부분에만 엠보싱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아무튼 쓸데없이 고퀄. 이것이 천조국의 위엄이겠죠.


 ALG답게 오타는 필수요소이기 때문에 수정 스티커가 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스티커 겉면에 테이프를 붙여서(뒷면에 붙있을 수도 있었잖아요? 네?) 동봉하는 만행을 저지르는 사태도 일어났습니다. ^오^ 물론 위 사진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게임 자체에서 제공하는 주사위 타워와 전용 주사위입니다.
 자체 주사위 타워가 꽤 잘 만들어져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파란만장한참개암나무님의 주사위 타워까지는 추가 주문하지 않았지요. 물론 파란만장한참개암나무님의 주사위 타워는 (처음엔 이슈가 있어서 새로 디자인하시긴 했지만) 예술의 경지라서 충분히 구매 가치가 있습니다.

 전용 주사위는 크고 아름답습니다. 묵직.





 주사위는 각 먹이와 대응하고 있습니다.
 곡식 또는 벌레로 선택할 수 있는 양자택일 면이 있고 나머지 5면은 열매, 곡식, 생선, 벌레, 쥐가 각각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습니다. 


 개인판(서식지)입니다. 물론 실제 가죽은 아닙니다.
 책자처럼 구성되어 있어서, 이 개인판을 펼치면...


 서식지가 펼쳐집니다.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 그리고 행동에 대한 조건 및 결과 등 아트워크를 해치지 않으면서 이 판 안에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걸 표현했습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조화로운 것은 아니고, 전형적으로 게임을 위한 게임적인 UX/UI라고 생각합니다.

 언뜻보면 아름다운 수채화 같아 보이지만, 저한테는 그냥 기계적인 느낌이 더 강하네요. 산타 마리아의 그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또 하나의 놀라움거리.
 카드 보관함입니다.


 짜잔. 카드 슬리브를 씌우는 바람에 새 카드만 들어가있지만, 카드 슬리브를 안 씌운다면 모든 카드가 다 들어갑니다.


 뚜껑은 이렇게, 게임에서 쓰이는 앞면 새 카드 3장의 거치대로 쓰입니다.


 카드 장수 겁나 많습니다.


 새 카드를 능력 발동 기준으로 나누면 크게 3종류로 나뉩니다.

 서식지 행동을 한 후, 능력을 발동하는 활성화할 때 카드, 새 놓기 행동으로 놓는 즉시 1회성으로 발동하는 놓을 때 카드, 내 행동과 관계 없이 다른 플레이어의 행동과 상호작용하며 발동하는 매 차례 사이에 한 번 카드입니다.

 각각 능력 서술 부분의 배경색으로 구분할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분류법으로는 카드 왼쪽의 아이콘으로 구분하는 방법입니다.
 나름 카드에 그려진 실제 새의 생태와 관련지어서 구분해놓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별은 조커/와일드로 새 능력의 대상, 목표 계산 및 점수 계산을 할 때에 원하는 둥지인 것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보통 이 아이콘은 새들의 능력, 그리고 게임 종료 시 승점 계산 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또한 윙스팬이라는 게임 이름에 맞게 새의 날개 길이(...를 윙스팬이라고 합니다)가 보통은 보너스 카드와 연관되어 점수와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개인 목표라고 할 수 있는 보너스 카드입니다.
 이것이 곧 플레이어의 직업이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점수 기록 시트입니다. 양면으로 되어있어서 1장이면 2게임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솔로 게임을 위한 오토마 카드도 동봉되어 있습니다.

 굉장히 신박하게 잘 만들었음과 동시에, 클리어하라고 만든 건가 싶을 정도로 상당히 강려크합니다. 보드게임 창작을 꿈꾸는 분들께는 연구용으로라도 꼭 해보실 것을 추천하지만, 일반인 분들께 솔로 게임은 비추합니다.


 초심자에게 윙스팬을 쉽게 가르치기 위한 미니 확장 모듈입니다.
 2쇄 구매자에게도 제공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쓸데없는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윙스팬 자체가 어려운 게임이 아니라서 그냥 기본판으로 설명해도 전혀 문제는 없거든요.


 이 카드들은, 초심자 설명용 카드입니다.
 기본판과 섞어서 사용해도 무관합니다. 물론 쓸데없이 카드풀만 넓어지는 사태를 만들기 때문에 섞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초심자 설명용 카드는 왼쪽 하단 귀퉁이에 회색 표시가 되어 있어서, 나중에 빼고 싶을 때는 이 부분을 확인하시면 되겠습니다.


 먹이 토큰은 종류별로 잘 나눠둡니다.
 주사위 타워를 조립하여 테이블 중앙에 잘 세워둡니다.
 알 컴포넌트는 색깔 구분없이 한 군데 모아놓습니다.

 카드 뒷면을 참고하여 보너스 카드와 새 카드를 나누어 각각의 더미를 만들어 놓습니다.
 그리고 새 카드 거치대에 새 카드 3장을 앞면으로 보이게 준비합니다.

 라운드판에 무작위로(앞뒷면도) 공동 목표 토큰 4개를 각 라운드에 세팅합니다.

 각 플레이어는 자기 색깔의 행동 큐브 8개, 먹이 토큰을 각 종류별로 1개씩 총 5개, 개인판 1개를 가져갑니다.
 그리고 각자 보너스 카드에서 2장, 새 더미에서 5장을 뽑습니다.

 보너스 카드 2장 중에서는 1장만 선택해서 가질 수 있고, 선택하지 않은 나머지 1장은 버립니다.
 새 카드 5장은 원하는 장수만큼 골라서 손에 그대로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필요없는 카드는 버릴 수 있습니다. 새 카드를 손에 들고 있기로 했다면, 들고 있기로 한 장수만큼 먹이 토큰도 버려야 합니다.

 즉, 5장을 다 들고 있기로 했다면, 먹이 토큰을 하나도 가지지 못한 상태로 게임을 시작하게 되고, 새 카드를 다 버리기로 했다면, 먹이 토큰을 종류별로 1개씩 총 5개를 그대로 가지고 시작하게 됩니다.

 적당한 방법으로 시작 플레이어를 정하고, 시작 플레이어가 된 플레이어는 시작 플레이어 마커를 가져간 후, 주사위 타워를 이용해 주사위 5개를 굴립니다. 이 주사위 결과값은 모든 플레이어가 가져올 수 있는 모이가 됩니다.

 이제 시작 플레이어부터 차례를 시작합니다.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은 4가지입니다.

 ■ 새 놓기
 ■ 먹이 얻기 - 숲
 ■ 알 낳기 - 초원
 ■ 새 카드 뽑기 - 물가

 행동을 선택했다면, 내 앞에 남아있는 행동 큐브를 해당 칸에 올려, 그 행동을 하였음을 표시해야 합니다. 즉, 1라운드에서는 총 8번의 행동을 할 수 있고, 2라운드부터는 행동 횟수가 1개씩 줄어듭니다.

 새 놓기 행동은 자기 손에 있는 새 카드 중 1장에 대하여 해당 카드의 비용을 지불하고 개인판(서식지)에 놓는 것을 말합니다. 새를 놓을 때는 각 서식지의 가장 왼쪽부터 채워나가야만 합니다.


 위 카드를 놓기 위해서는 벌레 1개가 필요하고, 3가지 서식지 중 숲에만 놓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서식지 아이콘이 여러 개인 새는 그 중 어느 한 곳을 골라서 놓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필요 먹이 아이콘 중 알록달록한 색깔의 동그란 차트는 아무 종류의 먹이 1개를 뜻합니다.

 새 카드를 놓을 때 발동하는 능력은 즉시 처리하도록 합니다. 하지 못하거나 하고 싶지 않다면 안해도 됩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새 놓기 행동을 할 때에는 아무 자원 2개를 원하는 자원 1개로 대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쥐 1개가 필요한 상황에서 쥐는 없고 벌레, 곡물이 각각 1개씩 있을 경우, 벌레와 곡물을 1개씩 총 2개 지불하여 쥐 1개를 지불한 것처럼 처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서식지에 새를 놓게 되면, 해당 서식지의 행동이 강화됩니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먹이 얻기는 숲, 알 낳기는 초원, 새 카드 뽑기는 물가로 구분되며, 위 사진을 기준으로는, 이제 다음부터 먹이 얻기 행동을 할 때, 모이통에서 기본적으로 먹이 주사위 1개를 얻을 수 있으며, 손에 가지고 있던 새 카드 1장을 버리면 추가로 먹이 주사위 1개를 더 얻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이렇게 서식지에 새가 놓이면 개인판 상단의 알 모양을 참고하게 되며, 각 서식지의 두 번째 새 카드부터는 새 카드가 요구하는 먹이뿐만 아니라 알까지 지불해야만 합니다.

 먹이 얻기 행동은 말 그대로 모이통(주사위 타워)에서 먹이 주사위 1개를 가져와 그 면에 해당하는 먹이 토큰 1개를 얻는 행동입니다.
 모이통의 주사위가 모두 같은 면으로만 공개되어 있을 경우, 주사위 5개 가져와 다시 굴린 후 고를 수 있습니다. 이때 곡물/벌레는 벌레 또는 곡물 면으로 계산하지 않고 곡물/벌레 면 자체를 고유한 면으로 계산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서술하는 것은 먹이 얻기뿐만 아니라 알 낳기, 새 카드 뽑기에도 해당하는 것으로, 해당 서식지에 갈색 띠(활성화)를 가진 새 카드가 놓여있으면, 기본 행동 후에 오른쪽부터 왼쪽으로 갈색 띠를 가진 새의 능력을 처리합니다. 모든 새 카드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갈색 띠를 가진 새만 처리한다는 것에 주의하세요.

 보통 우리는 이것을 엔진, 그리고 엔진 활성화, 엔진 발동 등으로 부르지요.

 알 낳기 행동은 서식지에 놓인 자신의 새 카드 위에 알을 올려놓을 수 있는 행동입니다. 물론 원하는 새 카드를 선택해서 그 위에 놓을 수 있습니다. 단, 각 새는 둥지에 보유하고 있을 수 있는 알 개수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잘 확인하도록 합니다.

 알 낳기 역시 기본적으로 알 2개를 낳을 수 있으나, 초원 서식지에 새 카드를 내려놓을수록 알 낳기 행동이 강화됩니다.

 새 카드 뽑기 행동은 말 그대로 앞면으로 공개된 새 카드 3장 중에서, 또는 새 카드 더미에서 카드를 뽑아오는 행동입니다. 윙스팬처럼 카드 풀이 넓은 게임에서 카드 뽑기 행동은 필수불가결이죠.

 앞면으로 공개된 새 카드를 가져올 때는 자리가 비게 되더라도 바로바로 채우지 않고 항상 차례가 종료되었을때 채웁니다. 앞면으로 공개된 새 카드가 비게 된다면 무조건 새 카드 더미에서 가져와야 한다는 뜻.

 아무튼 시작 플레이어부터 행동을 시작하여 모든 플레이어가 행동 큐브를 전부 사용했다면 라운드가 끝나고 목표판 위의 라운드 목표의 메이저, 마이너를 계산하여, 등수 칸에 해당 플레이어의 행동 큐브를 놓습니다.
 동률이 나오면 모두 같은 칸에 놓고 다음 순위에 대해서는 비워둡니다.
 예를 들면, 1등이 2명이면 1등 칸에 그 2명이 각각의 행동 큐브 1개씩 올려두고 2등 칸은 비워두는 식입니다. 1등이 3명이라면 2등, 3등칸이 비워지게 되겠지요.

 라운드가 끝나면 시작 플레이어 마커를 왼쪽 플레이어에게 넘기고 새 라운드를 시작합니다.


 4라운드가 끝나면 게임이 종료됩니다.

 게임이 끝나면 각 라운드 목표로 얻은 점수, 개인 보너스 카드의 달성 여부로 얻는 점수, 내 서식지에 놓은 새 카드에 적힌 기본 점수, 새 카드 위에 있는 알의 개수, 내 서식지에 놓인 새 카드 밑에 깔린 새 카드 장수를 모두 합하여 가장 점수가 높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1. 행동 수 조절
 위에도 언급했지만, 가장 인상적인 건, 행동 큐브를 라운드 메이저, 마이너 표시목으로 사용함으로써 행동을 줄여 게임 시간을 조절했다는 것입니다.

 보통 엔진 구축 게임은 처음엔 할 게 없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미친듯이 할 게 많아져서 플레이 시간이 예상보다 훨씬 늘어나는데, 윙스팬은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아무 것도 없는 초반에 오히려 할 수 있는 행동의 기회가 많고, 후반으로 갈수록 행동이 적어져서, 엔진 발동으로 인해 늘어나는 플레이 시간을 억제한다는 느낌입니다.

2. 담백한 UX/UI
 역시 위에도 언급했지만, 윙스팬이 전혀 이쁜 게임은 아닙니다.

 정확히는, 일러스트를 따로 떼어놓고 보면, 같은 새 테마를 가진 피에프마츠버디 파이트! 등에 비하여 훨씬 수려한 일러스트를 보여주지만, 게임 시스템을 나타내는 표현인 UX/UI는 오히려 담담한 편입니다.

 필요한 것만 취하고 필요없는 것은 과감하게 쳐내어져 있어서 휑하지만, 수려한 일러스트와 더불어 영리한 레이아웃으로 비어있는 것 같으면서도 비어있지 않은 것 같은 눈가림이 잘 되어 있습니다.

 매우 단순한 UX/UI 덕분에 시스템 발동도 한눈에 들어오는 편입니다.

3. 퀄리티
 이것이 스톤마이어라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윙스팬의 제품 퀄리티는 직접 보고 만져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습니다.

4. 고증
 비교적 다른 게임에 비하면 실제 새의 생태를 고려해서 분류하고 그에 따른 능력을 부여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전체적으로 테마와 시스템이 그리 썩 잘 어울리는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카드 능력만큼은, 그리고 '알 낳기'와 관련된 행동만큼은 찰떡같이 잘 녹아들어 있습니다.

 게임을 하다보면 별로 눈에 들어오진 않지만, 실제 서식지에 대한 분포 등 깨알같은 알쓸지식도 눈요기거리입니다.


1. 클라이맥스가 없다
 윙스팬은 딱히 시스템이 뛰어난 게임이 아닙니다.

 엔진 구축이지만 딱히 엔진을 돌리는 맛이 없고, 사실상 그냥 기본 점수가 높은 새 카드를 많이 놓은 플레이어가 점수를 내는 것에 더 유리하고 효과적입니다.

 게임은 비교적 잔잔한 편인데, 잔잔한 게임 치고는 다른 플레이어의 상태를 항상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바로 분홍색 띠를 가진 새 카드 능력 때문인데, 윙스팬은 개인판이 커서 많은 플레이어가 하기에는 의외로 자리를 많이 차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글씨나 아이콘이 작은 편이라서 확인하는 것이 조금 고역입니다.
 이것을 확인하는 과정이 살짝 번잡한데, 그런 수고로움에 비하면 효과 자체는 소소한 편이라서 더욱 번잡하게 느껴집니다.

 혼자 노는 느낌을 줄이기 위해서 반드시 빠져선 안 될 요소이긴 한데, 어차피 분홍색 띠를 가진 능력의 새를 안 깐다면 그냥 혼자 노는 게임이나 다름없네요.

 윙스팬의 게임 종료 시점인 4라운드가 되어서도 딱히 나만의 엔진이 완성되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이제 막 엔진 완성했다고 느꼈을 때 게임이 끝나는 그런 구조에요.
 인상적인 부분으로 꼽았던 행동 큐브가 표시목으로 하나씩 빠져나가 점점 행동 횟수가 줄어드는 것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는 부분입니다. 엔진은 미완성인데, 할 수 있는 행동마저 점점 줄어들고 말이죠.

 큰 그림을 보는 것도 좋지만, 그냥 그때그때 지금 라운드에 점수를 확실히 얻을 수 있다면 눈에 보이는 목표에 집중하거나, 점수 높은 새를 설치하는 것에 집중하는게 차라리 승리의 지름길일 것입니다.
 물론 효율 좋은 엔진도 있어야 겠지만, 한두 개만 갖춰 놓으면 엔진 완성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는 느낌입니다. 어차피 완성 안 되니까요(?). 그런데 그러면 엔진 구축 게임의 의미가 있을까요?

 아무튼 굉장히 맥없이 게임이 끝납니다.

2. 넓은 카드풀
 테라포밍 마스에버델 등과 같은 문제인데, 너무 많은 새 카드가 있어서 카드 운이 심각하게 뒤따릅니다.

 당연히 효율이 좋은 카드가 있고, 효율이 별로인 카드도 있습니다. 효율 좋은 카드가 언제 나올지, 아니면 영영 안 나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임기응변 게임이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새 카드 장수만 많을 뿐, 결국 능력 패턴 자체는 크게 몇 가지로 압축이 되어서, 알고 보면 그게 그거라는 점이 위안이랄까요.

 그런데 이 점이 위안인 것이 아닌게, 그냥 이 몇 가지로 분류되는 능력으로, 같은 행동이 반복된다는 점이 이 게임을 약간 질리게 한다는 점입니다.

 카드 장수가 많다, 매 라운드마다 목표 토큰이 다르게 깔려 점수 계산에 변주가 있다, 매번 다른 목표 카드를 나눠받는다, 그러므로 이 게임은 리플레이성이 뛰어나다?
 제가 생각하는 리플레이성이란, 다양한 카드 풀, 매번 다르게 세팅되는 맵 또는 목표가 아니라, 매번 같은 구성과 목표를 가지고 있더라도 플레이어로 하여금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게임이 리플레이성이 뛰어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저는 사실 '리플레이성은 객관적 자료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주관적 감정으로 판단되는 척도'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윙스팬은 저에게 상당히 리플레이성이 떨어지는 게임입니다. 내가 새 그림을 너무 좋아한다, 너무 어려운 엔진 구축 게임은 싫다, 엔진 구축이 어떻게 돌아가는 게임인지 혀끝으로 쬐끔만 맛보고 싶다, 게임친화적인 UX/UI가 뭔지 알고 싶다, 누가 윙스팬 같이 하자고 조르는데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달걀을 좋아한다(?)라는 게 아닌 이상, 굳이 여러 번 윙스팬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카드가 좋지 않아서 새 뽑기 행동에 투자해야되는 플레이어가 있다면, 카드가 좋게 나온 플레이어에 비해 어쨌든 몇 수는 접고 게임을 시작하기 때문에 본의아니게 비대칭으로 시작하죠. 불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뭐 어차피 이 점은 다른 카드 게임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문제이고, 윙스팬 역시 그냥 가볍게 즐기고 마는 포지션의 게임이라 윙스팬 자체의 문제는 아니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9 올해의 전략 게임에 걸맞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애초에 윙스팬이 그 상을 받아선 안 되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미 3년 전에 출시된, 같은 카드 운빨 망겜인 테라포밍 마스가 차라리 훨씬 더 전략적입니다.
 그리고 분명 2019년도에 윙스팬보다 뛰어나고 걸출한 전략 보드게임이 나왔을텐데 말이죠.



에버델 - 윙스팬보다 전 에버델이 더 좋아요.
테라포밍 마스 - 테라포밍 마스가 얼마나 좋은 게임인지, 윙스팬을 하면 깨닫게 됩니다.


 윙스팬을 처음 했을 때, 모든 라운드에서 목표 달성 부분에 1등을 하며, 최종적으로도 압도적으로 1등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드는 생각은, '윙스팬 어떻게 팔지?'였습니다.
 보통 이기면 재미있기 마련인데,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이겼는데 이렇게 느꼈으면 말 다했죠.

 지금은 이미 워 체스트라는 게임을 팔아서 신념이 깨지긴 했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한 번 산 보드게임은 되팔지 않는다라는 신념을 지키고 있었던 때라서 '처음으로 보드게임이라는 것을 되팔아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었습니다.

 또한 이후에 느낀 거지만 크베들린부르크의 돌팔이 약장수에 대해서도 정말 재미없었기 때문에...

 나는 진정 힙스터인가, 대중의 마음을 읽을 수 없는 것인가, 이것이 정녕 올해의 보드게임인가.

 온갖 생각이 다 들면서, 괜히 샀다, 사지 말 걸하며 게임 구매는 직접 해보고 사는 게 역시 정답이라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해보지 않고 지르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요.
 그래도 상 받은 게임은 일단 거르고 보자라는 생각이 자리잡힌 것 같습니다.

 아무튼 항상 팔고 싶었지만, 결국 못 팔아서 이제 영영 봉인하기로 합니다.

 윙스팬에 대한 총평은, 제 개인 블로그에도 남겼지만...

 스톤마이어라는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고오급 레스토랑에서 모두가 극찬하는 셰프 추천 메뉴를 '나도 한 번 먹어볼까?'하고 시켰더니, 화려한듯하면서도 간결한 플레이팅을 두른 트러플향 가득한...

출처 - https://twitter.com/ZawinulQ/status/875372651744641024?s=20

 이런 느낌의 음식을 '애피타이저인가?'하고 한 입에 털어놓고는 '음, 나쁘진 않은데'하고, 한참을 기다리는데 다음 음식이 도저히 나오지 않아 웨이터에게 '죄송합니다만, 메인 요리는 언제 나오죠?'라고 물었더니 '다 나온 겁니다, 손님'이라는 답변을 받은 그런 기분적인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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