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트레비: 듀얼 톺아보기

■ 디자이너 : 신승원 a.k.a 세하  학교 선생님이시면서 꾸준히 보드게임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계시는 부산의 인디 디자이너 . ■ 퍼블리셔 : DUNZIGO  3D 프린터를 이용한 보드게임 컴포넌트로...



■ 디자이너: 신승원 a.k.a 세하
 학교 선생님이시면서 꾸준히 보드게임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계시는 부산의 인디 디자이너.

■ 퍼블리셔: DUNZIGO
 3D 프린터를 이용한 보드게임 컴포넌트로 알려져 있지만, 부산 인디 보드게임 씬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회사입니다.

 이전 트레비: 소원의 분수 톺아보기에서 예고했듯이 트레비: 듀얼을 톺아보기로 합니다.

 기본적 트레비의 확장 게임이기 때문에, 트레비: 듀얼만으로는 게임이 불가능합니다. 반드시 트레비가 있어야 하며, 트레비: 듀얼을 적용하는 경우에는 완전한 2인용 게임으로 바뀝니다.

 개인적으로 대전 액션 게임의 심리전 느낌이 나는 게임에 목 말라 있었는데, 그 갈증을 해소해줄 게임이 트레비: 듀얼이라는 것을 이 게임을 하기 전까지는 몰랐습니다. 전작인 트레비에서도 물론 어렴풋이 느꼈지만, 거의 완벽하게 충족시켜준 것은 트레비: 듀얼이었습니다.



 트레비: 듀얼에서는 기본 트레비에서의 규칙에서의 승리조건 외에도, 운명 토큰(목숨의 개념)이 생겨 상대방의 운명 토큰을 모두 소모시킨 후, 한 번 더 확인소모시키는 즉시 승리의 개념이 추가되었습니다.

 즉, 한정된 행운 토큰을 게임이 끝났을 때 가장 많이 모으는 것 외에도 상대방의 운명 토큰을 떨어뜨리고 상대방이 자신의 운명 토큰을 떨어뜨려야만 하는데 더 이상 떨어뜨리지 못하는 상황으로 몰고 가서 즉시 승리하는 것이 플레이어들의 목표입니다.



 왼쪽이 전작인 트레비: 소원의 분수이고 오른쪽 검은 덱 박스가 트레비: 듀얼입니다.


 덱 박스의 크기는 산타 마리아의 미니 확장이었던 탐험 덱과 거의 같은 사이즈입니다.
 (가지고 계신 분이 있으려나 모르겠지만)


 D를 잘 보면 깨알 같이 카드 2장과 가위를 형상화한 손가락으로 듀얼(2)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디테일.


 트레비 듀얼은 36장의 카드와 15개의 행운 토큰(투명한 하늘색 물방울 모양), 그리고 규칙서입니다.


 규칙서는 이렇게 접힌 형태입니다.



 카드는 각 색깔별로 6장씩 총 36장입니다.
 각 색깔별로 서로 다른 테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카드 뒷면에는 무려 트레비 듀얼 부분에 코팅 처리까지 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썩 불필요한 디테일이었다고 생각하지만 ㅎ 허전할까봐 넣으셨답니다.

 그리고 각 색깔별로 3종류의 능력을 가지고 이 3종류가 각각 2장씩 들어있어서 총 6장인 것입니다.


 이렇게 나눌 수가 있죠.
 이 부분이 규칙서에서 명확하게 설명되어 있지 않아서 조금 풀어서 설명해 봤습니다.


 게임의 준비는 일반적인 트레비의 준비를 그대로 따라갑니다. 그리고, 거기에 아래의 단계가 추가됩니다.

 라운드 카드를 한 장 더 마당에 공개합니다.
 즉, 원래 트레비에서는 라운드 카드가 1장만 공개되는 것이 공식 규칙이지만, 듀얼에서는 2장의 라운드 카드가 공개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각자 트레비: 듀얼에서 추가된 카드 중 6가지 색깔의 카드 중 3가지 색깔의 카드 세트를 고릅니다. 선택되지 않은 듀얼 카드는 게임에서 완전히 제거합니다.
 이때 서로 같은 색깔 세트를 골라서, 소위 '미러전'도 가능합니다.


 확장 추가 규칙을 언제 적용하느냐가 게임성을 완전히 좌우하는데, 공식 규칙서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자신이 받은 7장의 손패와 마당에 깔린 바닥 카드 2장이 어떤 것인지 완전히 확인한 상태에서 내가 사용할 듀얼 카드 세트를 고릅니다.

 그리고 행운 토큰(하늘색) 7개운명 토큰(빨간색;원래 트레비에서는 5점을 나타내는 단순한 토큰에 불과했지만 트레비: 듀얼에서는 목숨의 개념으로 격상) 2개를 받습니다.

 자신이 가진 듀얼 카드 중 1장(순서, 난도, 색깔 상관없이) 선택하여 행운 토큰 2개를 그 카드 위에 놓습니다. 이때 '즉시 사용' 카드인 회색과 노란색 카드를 선택할 수 없습니다.

 이제 둘 중 나이가 더 어린 플레이어가 시작 플레이어가 되어 트레비 기본 규칙을 기준으로 게임을 진행합니다.


 준비가 끝나면 위 사진과 같은 상태가 됩니다.


 기본적인 차례 진행은 기존의 트레비와 완전히 같습니다.
 트레비: 듀얼에서 추가되는 것은 기존 규칙에서의 차례 마지막 단계에서 아직 달성하지 않은 듀얼 카드 1장을 선택하여 세트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트는 준비 과정에서처럼 해당 카드 위에 행운 토큰 2개를 올려놓는 것을 말합니다.

 즉, 내 앞에 이미 다른 듀얼 카드가 세트되어 있더라도 매 차례가 끝날때마다 내가 원한다면 듀얼 카드 1장을 추가로 세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세트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로 인해, 내 앞에는 여러 장의 듀얼 카드가 세트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즉시 사용' 듀얼 카드인 회색과 노란색 카드는 내 차례에 원한다면 1장을 선택하여 즉시 행운 토큰 2개를 지불하고 해당 조건을 만족시킴으로써 그 능력을 발동시킬 수 있습니다.
 '즉시 사용' 능력을 가진 듀얼 카드는, 카드 더미에서 어떤 카드가 뽑히느냐 그리고 상대방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그 성공 여부가 갈리기 때문에, '즉시 사용'이 아닌 다른 카드와 다르게 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운과 나의 응용력, 순발력에 기대는 카드입니다.

 이번 차례에서 듀얼 카드의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다면 공격을 선언할 수 있습니다.
 말이 공격이지 기존 규칙에서 카드를 내려놓는 것과 완전히 동일합니다. 내가 세트한 듀얼 카드의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더라도 기존의 카드 내려놓기 행동은 여전히 가능합니다.

 기본 행동인 카드 내려놓기와 다른 점은, 이것으로 조건이 만족된 듀얼 카드의 공격 능력을 발동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때, 여러 장의 듀얼 카드를 만족시켰더라도 완수한 것으로 처리하고 능력을 발동할 수 있는 카드는 단 1장뿐입니다.

 아래는 예시입니다.


 준비 단계에서 빨간색 듀얼 카드 중 '정확히 4콤보 달성'을 세트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의 손패는 보라 1, 파랑 1, 빨강 4, 빨강 3, 빨강 1, 노랑 -2, 노랑 -3입니다.


 노란색 7 바닥 카드의 색깔을 맞춰 -2, -3을 내려놓았고 다시 -3과 3의 절대값이 같기 때문에 빨강 3을, 그리고 다시 빨강 4를 내려놓아 행운의 숫자 9(7-2-3+3+4)를 정확히 4 콤보로 맞추어 완성하였습니다.


 1. 내려놓은 카드가 4장이니 라운드 카드에서 행운 토큰 4개를 내 앞으로 가져옵니다.
 2. 빨강색 듀얼 카드 위에 있던 행운 토큰 2개는 저장소로 (내 앞이 아니라) 되돌립니다.
*이 부분은 트레비 본판이나 트레비: 듀얼에서 저장소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으므로 잘못 해석한 것일 수 있습니다.
 3. 오른쪽 상단을 참조하여, 상대방 앞에 있는 행운 토큰 3개를 제거시킵니다.
 행운 토큰 3개 바로 밑에는 카드 모양 아이콘 위에 2가 적혀있는데, 이것은 '더미'에서 카드 2장을 제거하라는 뜻입니다.
 즉, 듀얼 카드 능력이 발동될수록 게임의 종료조건 중 하나인, '더미가 다 떨어졌을 때'를 앞당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보다 밑에 표시된 운명 토큰 2라고 적혀있는 것은, 빨간색 듀얼 카드 세트 3장을 모두 완수했을 때 발동하는 세트 효과를 나타냅니다. 그래서 같은 색을 가진 듀얼 카드는 이 두 번째 표시된 아이콘이 같습니다.
 즉, 빨간색 듀얼 카드 3장을 모두 완수해야만 상대방 앞에 있는 운명 토큰을 (3장에 적혀있는 2를 모두 합쳐 6개가 아니라) 2개 제거할 수 있습니다.


 행운 토큰을 제거해야하는데 상대방 앞에 있는 행운 토큰이 제거해야할 행운 토큰 수보다 적게 남아있다면, 상대방의 행운 토큰은 그대로 두고 운명 토큰 1개를 제거합니다.

 만약 운명 토큰을 제거해야하는데 상대방 앞에 있는 운명 토큰이 제거해야할 행운 토큰 수보다 적게 남아있다면, 즉시 게임에서 승리합니다.

 자유 행동으로써, 행운 토큰 7개는 내 차례에 언제든지 운명 토큰 1개로 바꿀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운명 토큰 1개를 행운 토큰 7개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외의 게임 진행은 완전히 기존 규칙과 동일합니다.

 기존 규칙과 마찬가지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마지막 5장째의 라운드 카드 위에 놓인 행운 토큰까지 다 떨어져도 게임이 끝납니다.
 또한, 분수대 카드 더미가 다 떨어져도 게임이 끝납니다.
 이때는 기존 규칙의 점수 계산을 따릅니다.

 특수 조건으로, 빨간색 듀얼 카드 3장의 미션을 모두 달성해도 게임이 끝납니다.
 이때, 빨간색 듀얼 카드의 세트 효과까지 적용했음에도 운명 토큰 제거로 인한 승리 조건이 발동하지 않았고, 상대 플레이어도 빨간색 듀얼 카드 3장의 미션을 모두 달성할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다면 상대 플레이어에게 한 차례의 기회를 더 주고 게임을 종료하되, 이 마지막 차례에서 상대 플레이어도 빨간색 듀얼 카드 3장의 미션을 모두 달성했다면, 기존 규칙의 점수 계산을 따릅니다. 만약 한 플레이어만 빨간색 듀얼 카드 3장의 미션을 모두 달성할 수 있었다면, 달성한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기존 규칙의 점수 계산은 다음과 같습니다.
 게임이 끝나는 시점(트레비: 듀얼에서는 라운드 카드 5장의 행운 토큰이 모두 다 떨어졌거나, 분수대 카드 더미가 다 떨어졌거나, 빨간색 듀얼 카드 3장의 미션을 두 사람 모두 완성했을 때)에서, 내 손에 남아있는 카드 장수만큼 내가 얻은 행운 토큰을 버려야 합니다. 이렇게 버리고 남아있는 행운 토큰이 나의 최종 점수가 됩니다. 이 점수가 가장 높은 사람의 승리입니다.


1. 실제 대전 격투 게임과 유사한 심리전과 시스템이 느껴진다
 기존 트레비보다 확실히 콤보를 만드는 이유와 명분이 강해서 좋습니다.
 그리고 미션 달성에 의해 상대방의 행운 토큰, 혹은 운명 토큰을 깎는다는 점에서 실제 대전 격투 게임에서 데미지를 입히는 기분도 들고요.

 마치 행운 토큰은 가드 게이지와 같습니다. 운명 토큰은 실제 HP로 생각할 수 있고요. 대전 격투 게임의 예시는 아니지만...



 스타크래프트에서의 집정관(아콘)끼리의 대결 같다라고 할까요.
 집정관은 보호막 350에 실제 HP 10을 가지고 있지요.

 행운 토큰은 보호막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운명 토큰은 HP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행운 토큰은 보호막이면서 마나와도 같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듀얼 카드의 발동을 위해서는 어떠한 형태로든 행운 토큰 2개를 소모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듀얼 카드 중에는 행운 토큰이 아닌 직접적으로 운명 토큰을 공격하는 능력을 가진 카드도 있어서, 이른바 관통 데미지를 입히는 재미도 있고요. 약간 개념은 다르지만 과학선(사이언스 베슬)으로 보호막 0으로 만들어서 살살 녹이는 재미 아시려나?

 '즉시 사용' 능력의 카드는 적극적인 인파이터의 느낌보다는 소위 '니가 와' 스타일의 방어 느낌이랄까요.
 '즉시 사용' 능력을 가진 듀얼 카드의 조건이 그리 까다로운 것은 아니지만, 플레이어가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요소가 적고 워낙 운 요소가 크다보니 충분히 많은 경우를 대비해 놓고, 상대방의 선택이나 더미의 뽑기 운에 그 동안 준비해온 손패를 가지고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물론 비교적 달성 난이도가 쉬운 세트를 선택하여 도트 데미지를 누적시키는 플레이도 가능하고요.

 세트 효과 발동시 즉시 승리 조건을 가지고 있는 빨간색 세트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세트입니다.



 제가 한때 매우 사랑했던 길티기어 시리즈에는 Instant Kill이라는 일격필살기가 있는데, 물론 일격필살기인 이상 맞추는 것이 어렵지만, 소위 딸피에서도 이 한 방을 맞추게 되면 그 즉시 승리하는 쾌감이 있습니다. 이 일격필살기를 쓰기 위해서 일격필살 모드로 돌입하면, 일격필살 게이지 이후에는 체력이 점점 깎이는 쪼임이 있는데, 트레비: 듀얼에서도 이 일격필살을 노리기 위해 계속 손패를 기다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제 행운 토큰이나 운명 토큰이 점점 깎이게 되거든요.
 이 쪼임을 보드게임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6가지의 듀얼 카드 세트 중 3가지만 사용하여 자신만의 플레이 스타일을 짜는 것도 좋고요.


 제가 아직도 많이 즐겨보는('하는'이 아니라?) 스트리트 파이터 5에서는 V스킬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각 캐릭터별로 크게 V1과 V2 두 가지로 나뉘고 어떤 V스킬을 골랐느냐에 따라 기술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캐릭터라도 완전히 다른 운영이 가능하지요.

 정확한 조건을 맞춰서 한 번에 많은 카드를 내려놓아서 콤보를 터트리는 맛도 일품이지만, 여기에 데미지 시스템이 도입되니 정말 대전 격투 게임의 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2. 고뇌가 느껴지는 밸런스 조정
 기존 게임에서는 5개의 행운 토큰의 가치를 가졌던 빨간 토큰, 본 작품에서는 운명 토큰이 이제는 7개의 행운 토큰의 가치를 가지는 것도 꽤 고심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뿐만 아니라 듀얼 카드 별로 난이도를 정하고, 그 달성 난이도에 따라 어떤 피해를 줄 수 있느냐를 계산하는 작업은 상당한 사고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게임을 즐겨보면 국산 창작 게임 중에서는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밸런스 조정에 많이 신경썼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별히, 소위 개사기 조합은 이거다! 라는 것이 떠오르진 않습니다.

 상대방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그에 알맞는 카운터 조합을 만들 수도 있고, 대전 격투 게임 씬에서도 똥캐인줄 알면서도 꾸준히 똥캐를 고수하는 플레이어가 있는 것처럼(예를 들면, 라스트 내쉬라고 불렸던 본짱이라던가, 주리를 썼던 짬타이거라던가... 킹오파로 넘어가면 김갑환을 주캐로 팠던 정질이라던가...) 내 스타일에 맞는 조합만으로 게임을 운영해 나갈 수도 있고요.

 물론 아무래도 '즉시 사용' 능력을 가진 두 색깔을 모두 넣게 되면, 이건 좀 좋지 않은 조합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3. 밀당의 조화
 행운 토큰이 자원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항상 행운 토큰의 운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 신경을 곤두 세워야 하는데, 이 텐션의 조절이 좋았습니다.

 듀얼 카드를 발동시키기 위해서는 행운 토큰을 소모해야 합니다.
 여러 장의 듀얼 카드를 세트해 놓으면 그만큼 더 많은 행운 토큰을 올려놔야 하기 때문에 쪼들릴 수 밖에 없지요. 왜냐하면 상대에게 행운 토큰에 대한 공격을 당했을 때 차감해야할 수만큼의 행운 토큰이 내 앞에 없으면, 현재의 행운 토큰은 보존되지만 그 즉시 운명 토큰이 깎여버리기 때문입니다.

 운명 토큰을 버려야 하는데 버릴 수 없게 되면 그 즉시 패배가 되기 때문에, 행운 토큰을 운명 토큰으로 바꿔야 하는데, 이게 기존 트레비처럼 5의 가치가 아니라 7의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그 비용 부담이 상당합니다.

 한 번에 7개의 보호막이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듀얼 카드 발동을 위해 소모할 수 있는 행운 토큰의 여유도 줄어들게 될 것이며, 또 행운 토큰의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운명 토큰으로 바꿨다가 상대의 공격에 의해 현재 가지고 있는 행운 토큰보다 더 많은 피해를 입게 될 경우, 안 바꿨으면 2~3개 차감하고 끝났을 것이 7개의 가치를 가진 운명 토큰 1를 즉시 버리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니까요.

 원래는 듀얼 카드 발동을 위해 아껴놓았던 카드를 행운 토큰 수급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내려야 하는 상황도 자연스럽게 유도되고 말이죠.

 손패 제한 7장과 행운 토큰 조절이라는 딜레마의 조화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1. 규칙서의 아쉬운 서술
 일부 문장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듀얼 카드의 구성 부분에 대한 서술이 조금 더 친절했다면 좋을텐데, 듀얼 카드 세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왜 실제 카드는 각 색깔별로 6장씩 있는데 규칙서에서는 3장이라고 하지?'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는 같은 내용의 카드가 2장씩 들어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3장인 것이 맞는데, 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실제 듀얼 카드를 정리하게 되면 약간 당황할 수 밖에 없죠.

 그리고 '즉시 사용' 능력을 가진 카드 중, 더미에서 카드를 즉시 2장 뽑아서 1장을 고른다는 등의 서술이 되어 있는 카드가 있는데, 이 카드를 이용해서 카드를 내려놓은 뒤, 나머지 1장은 어떻게 처리해야 되는지, 그리고 이 카드를 이용해서 카드를 내려놓지 못했을때 이 2장에 대한 처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서술이 없습니다. 그냥 내 패로 추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버리는 게 맞는 것인지...

 구성물 사진에서 규칙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워낙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여기에 많은 내용을 채워넣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겠다고는 생각하는데 당연히 아쉬움은 남네요.

 본문에도 언급했지만, '저장소'에 대한 개념도 불명확하다보니 좀 아쉽고요.

2. 카드 UX와 UI
 나름 고민을 많이 한 디자인이라는 것은 알 수 있는 디자인입니다.
 수학 기호를 이용해서 효과를 설명하고자 한 노력은 꽤 신선했습니다.

 다른 건 다 좋다고 넘어갈 수 있는데, 오른쪽에 표시된 카드 조건 달성 시 발동 효과에 대한 부분은 많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직관적인 디자인이긴 하지만, 직관적인 것처럼 보일 뿐이지, 아이콘이 해당 효과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거든요.
 특히 세트 효과 달성시 발동하는 효과 부분이요.

 이 게임을 실제 게임의 작가이신 신승원 선생님의 설명으로 처음 즐기게 되었는데, 규칙 설명 때 놓친 제가 잘못이긴 하지만, 부연 설명 없이 듀얼 카드만 봐서는 이 두 번째 표기가 해당 색깔의 듀얼 카드 3장을 모두 완수했을 때 발동하는 효과라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이 부분은 대단히 아쉬웠습니다.



원 카드 - 갓겜 반열에 오른 게임지만, 제가 굳이 나서서 할 일은 없는 게임.
우노 - 위와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언젠가 격투 게임의 심리전과 콤보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을 구현할 보드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트레비: 듀얼을 하게 됨으로써 굳이 내가 안 만들어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이미 제가 생각한 것을 그대로 구현한 게임이 세상에 있는데, 굳이 비슷하거나 똑같은 게임을 더 만들어서 나무에게 미안할 일을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트레비가 순한맛이었다면 트레비: 듀얼은 매운맛입니다. 전 진라면 순한맛은 절대 찾지 않지만, 진라면 매운맛은 환영입니다.

 전 카탄이나 스플렌더 같은 게임보다 트레비: 듀얼이야말로 좀더 대회에 어울리는 게임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카드 게임인 이상, 뽑기 운빨은 감안해야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드 게임으로써는 이 정도로 머리를 쓸 필요가 있는 게임은 드물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쇼텐토텐도 좋은 1:1 카드 게임이지만, 트레비: 듀얼이야말로 대인전에 특화된 게임입니다.
 아는 사람만 안다는 1:1 수작 블레이드 론도도 해봤고(개인적으로 기대보다 영 별로 재미가 없었기 때문에 한국어화 작업을 기약없이 늦추고 있는 건 안 비밀), 명불허전 매직 더 개더링도 해봤지만, 이들 게임에 비해 트레비: 듀얼은 훨씬 직관적이고 단순하면서도 브레인 버닝의 정도가 상당히 컸습니다.


 확장 게임이고, 또한 확장 게임 구성에 비해 1만원이라는 가격이 부담스러운 가격일 수 있기 때문임을 감안하더라도(마메이는?) 최종 후원자가 48명에서 멈춘 것은 대단히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애초에 소량 생산이기도 했지만요.

 개인적으로는 필히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트레비: 듀얼이었습니다.
 다른 테마를 입혀서라도 다시 한 번 세상에 나오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요?


좋아할 만한 글

0 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