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센추리: 신대륙의 개척자 톺아보기

■ 디자이너 : 에머슨 마쓰우치(Emerson Matsuuchi) ├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본계 미국인 보드게임 디자이너입니다. └  대표작 : Century 시리즈, Reef, Specter Ops, Me...



■ 디자이너: 에머슨 마쓰우치(Emerson Matsuuchi)
├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본계 미국인 보드게임 디자이너입니다.
└ 대표작: Century 시리즈, Reef, Specter Ops, Metal Gear Solid: The Board Game 등

■ 일러스트: Atha Kanaani
└ 참여작: Century, Flick'em Up!: Dead of Winter, 아키올로지, Pandemic 시리즈 등

 제 10회 서울 보드게임 페스타에서 체험한 게임 중 고요한 작가의 꼬치의 달인과 함께 가장 최고의 작품으로 꼽은 센추리: 신대륙의 개척자입니다.

 이 빌어먹을 게임을 하기 위해서 1시간 30분 이상 기다렸습니다.

 기다린 후에 겨우겨우 차례가 되었을 때는, 게임 대기 개념을 제대로 이해 못하시고 테이블 당 1팀 대기라고 생각한 어느 가족의 가장께서 '이 테이블은 우리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왜 저 사람들이 먼저 하느냐?' 거세게 항의하시는 바람에 양보해 드렸습니다. 물론 저는 딱히 양보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우리가 먼저 왔는데…

 아무튼 오랜 기다림 끝에 지칠대로 지쳐버렸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

 사실 애초에 저는 센추리 시리즈의 팬이 아니에요. 센추리 골렘 에디션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일단 저는 센추리: 동방의 바다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해보고 싶은 마음도 없고
 센추리 골렘 에디션도 규칙만 대충 번역해서 어떻게 돌아가는지만 테스트 플레이만 했었던 상황이라 센추리 시리즈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호의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어쨌든 페스타 당일에는 게임 메이트였던 부르심님과 어느 부부 두 분과 함께 4인 게임을 즐겼습니다.

 게임은 아주 재밌게 했습니다. 하마터면 게임을 하기 위해 기다렸던 시간이나, 기다렸던 도중에 생긴 불미스러운 일 덕분에 기분이 몹시 좋지 않을 뻔 했는데, 게임이 괜찮아서 마음의 응어리가 풀릴 수 있었습니다.

 바로 구매하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시제품이었기 때문에 선주문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네요.

 선주문 날이 되어서는 매트를 포함해서 사느냐 그냥 센추리: 신대륙의 개척자만 사느냐를 고민하다가, 그냥 센추리: 신대륙의 개척자 본판만 사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약간의 후회를 남기게 되는데…


 17세기 상인이 되어 옥수수, 고기, 담뱃잎, 모피 등을 거래하여 가장 많은 승점을 모으는 것입니다.



 겉박스 아트입니다.

 이 글을 쓰려고 하기 전까지는 몰랐는데, 팬데믹의 일러스트를 그리신 분의 아트워크였더군요.

 솔직히 센추리 시리즈는 게임성을 떠나서 유려한 아트워크가 일단 한몫하고 갑니다.


 뒷면이 아주 꽉꽉 차있네요.



 박스를 열면 대충 이렇게…

 처음부터 이렇게 들어있는 것은 아니고, 제가 그냥 맘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일꾼을 놓을 수 있는 게임 판입니다. 총 4개의 판을 조합하여 쓰게 됩니다.

 이 중에서 A1, B1, C1은 고정이며 나머지 1자리는 D1, E1, F1 중 하나를 사용하게 됩니다.

 배치 위치는 아래와 같이 고정됩니다.


 페스타에서는 매트 위에 올려놓고 했었는데 매트를 안 샀더니 정말 휑~하기 그지 없습니다.

 웬만하면 매트도 사고 싶었는데, 솔직히 센추리: 동방의 바다는 앞으로도 할 생각이 없어서 굳이 센추리: 동방의 바다 매트까지 껴서 사고 싶지는 않았네요.

 센추리: 신대륙의 개척자용, 혹은 센추리: 향신료의 길과 조합용 매트만 따로 살 수 있었다면 샀을 거에요.

 게임판은 그냥 살짝 빳빳한 팜플렛용 종이에 불과해서 약간 불안불안하긴 합니다.


 개인판은 이렇습니다. 다 똑같은데 잘 보시면…


 이렇게 도너츠 모양(?)의 문양이 들어간 개인판이 있습니다.

 이 개인판을 가져간 플레이어가 시작 플레이어가 됩니다.

 기즈모에서도 볼 수 있었던 장치네요.


 뒤집으면 이렇게 B면이 나오게 되고 향신료가 나오게 되는데, 센추리의 다른 시리즈와 결합해서 사용할 때 사용하는 면으로, 저처럼 조합해서 쓸 일이 없는 경우에는 딱히 볼 일이 없는 면이네요.


 왼쪽부터 옥수수, 고기, 담뱃잎, 모피입니다.

 전부터 생각한 거지만, 자원 컴포넌트를 업그레이드하면 어떨까 싶지만, 카드에 인쇄된 것도 그냥 단순하게 사각 큐브이기도 하고 해서 굳이 바꾸면 오히려 직관성이 떨어지지 않나 싶네요.

 이런 생각은 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카드 자체가 사각 큐브로 인쇄되어 있다보니 굳이 자원 컴포넌트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나 싶어요.


 센추리 시리즈는 쉬운 게임답게 규칙서도 달랑 한 장입니다!

 물론 보이는 것은 여러 장이라서 조금 쫄았지만, 잘 보면 다른 센추리 시리즈와 조합해서 쓰는 각 경우에 해당하는 규칙서들입니다.

 그리고 참조지가 있네요. 규칙서 자체로는 알 수 없는 게임 정보들이 있어서 센추리: 신대륙의 개척자를 제대로 즐기려면 참조지까지 다 읽어야 합니다.


 게임에서 사용하는 일꾼들입니다. 매우 쪼끔쪼끔해요.
 영유아들이 삼키지 않게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왼쪽 일꾼의 색깔 배합은 마치…


 크흠, 다시 돌아와서...



 승점 카드는 이런 느낌입니다.

 센추리 시리즈의 카드(대충 6.9×12.1 정도)는 큼직해서 좋긴 하지만, 그만큼 대중적인 사이즈는 아니라서 슬리브를 씌우려면 약간 귀찮긴 합니다. 넉넉히 사두기도 애매한 사이즈라…

 어찌되었든 카드 사이즈가 센추리 시리즈의 아이덴티티가 된 것 같네요.

 승점 카드에는 '특정 행동 칸을 활성화할 경우, 추가로 자원을 얻는 효과', '특정 행동 칸을 활성화하는데 필요한 일꾼 수를 줄여주는 효과', '원하는 탐험 타일 하나를 가져오는 효과', '다룰 수 있는 일꾼을 추가하는 효과' 등이 있습니다.



 탐험 타일입니다. 승점 카드 중에는 달성 보상으로 탐험 타일을 하나 얻는 카드가 있는데, 대체로 이 탐험 타일이 놓여져 있는 칸은 매우 효율이 좋은 칸입니다.

 그래서 가져가게 되면 보통 남 좋은 일을 하게 되서 계륵과도 같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보너스 타일입니다!

 센추리: 신대륙의 개척자에 세트 콜렉션 요소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는데…
 사실 큰 의미는 없습니다.

 I와 III가 인쇄된 보너스 타일은 다른 센추리 시리즈와의 조합을 할 때 사용하는 것입니다.


 센추리: 신대륙의 개척자는 기존 전작과의 조합 및 플레이 인원에 따라 다양한 변주가 있습니다. 귀찮으니까 2인 게임 기준의 준비를 합니다.



 먼저 승점 카드 중에서 왼쪽 하단에 ☆이 인쇄되어 있는 카드를 모두 상자로 되돌립니다.
 또한 남은 승점 카드 중에서 오른쪽 하단에 3+, =4라고 써있는 카드를 모두 상자로 되돌립니다. 이렇게 상자로 되돌린 승점 카드는 센추리: 신대륙의 개척자 2인 게임에서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게임판 A1과  B1을 테이블 중앙에서 각각 왼쪽 위, 오른쪽 위에 놓습니다.
 게임판 C1을 왼쪽 아래에 배치합니다.
 나머지 오른쪽 아래 부분에는 게임판 D1, E1, F1 중 원하는 것을 아무거나 하나 배치합니다.

 총 4개의 게임판이 배치되면 그것이 하나의 게임판이 됩니다.

 플레이어는 각자 원하는 색깔을 정하고 해당 색깔의 일꾼을 7개씩 가져 옵니다. (3~4인 게임에서는 6개씩)
 게임이 진행되면서 다룰 수 있는 일꾼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나머지 일꾼들은 적당한 위치에 놓아 두도록 합니다.

 게임판 A1과 B1 위에 보너스 타일을 임의의 순서로 앞면이 보이도록 배치합니다.
 게임판에는 각각 보너스 타일을 놓아야할 개수가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는 각 줄에 맞춰 승점 카드를 한 장씩 앞면으로 배치합니다.

 게임판 위의 일꾼이 놓여지는 칸에는 탐험 타일을 놓아야 하는 칸이 있습니다.


 각 칸의 오른쪽 아래에 탐험 타일이 그려져 있어서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임 인원 수에 따라 탐험 타일이 놓일수도, 놓이지 않을수도 있는 칸이 있습니다.

 2인 게임 기준이므로, 탐험 타일이 그려져 있는 칸에는 전부 탐험 타일을 놓아주시면 됩니다. 어쨌든 2~3인 게임에서는 10개의 탐험 타일이 모두 사용됩니다.

 자원은 옥수수, 고기, 담뱃잎, 모피의 순서로 적당히 배치합니다.

 위 준비를 모두 마치면 아래 사진과 같은 모습이 됩니다.



 차례가 되면 할 수 있는 일은 단 2가지 입니다.

 일꾼을 배치하여 행동 칸의 효과를 활성화거나, 게임판에 배치한 내 일꾼들을 모두 회수하거나.

 각 행동 칸에는 숫자가 그려져 있습니다. 행동 칸을 활성화하려면 그 숫자에 맞는 일꾼을 배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미 다른 플레이어의 일꾼이 놓여있는 행동 칸을 활성화하고자 하면, 이미 놓여져 있는 일꾼 수+1만큼 내 일꾼을 배치해야 합니다.

 이런 방법으로 다른 플레이어의 일꾼이 있던 칸에 들어가게 되면, 이미 놓여있던 다른 플레이어의 일꾼은 행동 칸에 계속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해당 플레이어에게 되돌아 갑니다.

1) 큐브만 몇 개 그려져 있는 칸은 해당 색깔의 큐브를 그려져 있는 만큼 얻는 것입니다.

2) 두 종류의 큐브가 위 아래로 나누어져 있고 그 사이에 아래로 향한 화살표(↓)가 있다면, 내가 가지고 있던 자원 중 위에 그려진 큐브(색깔, 개수)를 저장소에 지불하고 아래 그려진 큐브를 받아오는 것입니다. 일종의 무역 행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검정 큐브에 위로 향한 화살표(↑)가 있다면 내가 가진 자원을 상위 자원으로 업그레이드한다는 것입니다. 즉, 옥수수는 고기로, 고기는 담뱃잎으로, 담뱃잎은 모피로.

4) 게임판 A1과 B1에 맨 위쪽에 있는 칸들은 승점 카드를 해당 줄의 승점 카드를 만족시키기 위해 들어가는 칸입니다.
 해당 칸에 놓인 승점 카드에 그려진 자원을 지불하고 해당 카드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때 해당 칸에 놓인 보너스 타일도 하나 가지고 올 수 있습니다.
 완성시킨 승점 카드는 자기 앞으로 가져오고, 해당 카드에 적혀 있는 능력을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 탐험 타일을 가져오는 효과와, 일꾼을 추가하는 효과는 1회용으로 즉시 적용한 후 다시 그 효과가 발휘되는 일은 없습니다.

 탐험 타일이 놓인 칸은, 그 위에 놓인 탐험 타일을 누군가 획득하여 없애기 전까지 일꾼을 놓을 수 없습니다.


 탐험 타일은 승점 카드 중에 위와 같이 ?가 그려진 탐험 타일이 그려진 승점 카드를 만족했을 때, 아무 거나 원하는 탐험 타일을 골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더 이상 활성화할 수 있는 행동 칸이 없거나 활성화하고 싶은 행동 칸이 없는 경우, 게임판에 놓인 내 일꾼 전부를 내 개인판으로 회수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행동 중 하나를 하고 나면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며 차례를 반복합니다.


 누군가 8장의 승점 카드를 만족시켜 가져오게 되면, 해당 라운드의 마지막 차례 플레이어까지 차례를 진행하고 게임을 마무리합니다.

 이제 각자 자신이 완성시킨 승점 카드에 적혀 있는 점수.
 보너스 타일 점수.
 탐험 타일 점수.
 노란색을 제외한 저장고에 남은 자원 큐브 1개마다 1점.

 …을 합산하여 가장 승점이 높은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동점일 경우, 가장 차례가 늦은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1. 입문자부터 진성 게이머까지 아우를 수 있는 난이도
 개인적으로 센추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겉보기에 비해 별거 없고 심심한 게임이었습니다.

 센추리: 동방의 바다의 경우는 제가 심심하다고 생각하는 센추리: 향신료의 길보다 워낙 평가가 안 좋아서 논외로 한다치고…

 센추리: 신대륙의 개척자는 솔직히 아무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아무 기대도 안 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간단하면서도 깊이 생각할 거리도 있는 좋은 밸런스를 가진 게임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보통 일꾼 놓기하면, 남이 선점한 곳은 못 들어간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상이었는데, 센추리: 신대륙의 개척자는 어쨌든 남이 선점하였더라도 나에게 여유만 있다면 내가 원하는 행동 칸을 할 수 있다는 유연성이 좋았습니다. 물론 이 경우, 상대방 일꾼이 되돌아가기 때문에 그만큼의 패널티도 감수해야 하지만요.

 일꾼을 놓는 타이밍, 빼는 타이밍, 그리고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승부수를 던져야할 타이밍을 생각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게임입니다.

 그렇다고 게임이 복잡한 것은 아니어서 초심자가 즐기기에 그렇게 부담스러운 것도 아니고요.

2. 엔진 빌딩의 기본을 익힐 수 있는 게임
 센추리: 신대륙의 개척자는 전작들보다 훨씬 고도화되고 정교화된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꾼 놓기, 엔진 빌딩, 세트 콜렉션 등 이 3가지 메카니즘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지요.
 세트 콜렉션 요소는 이따가 더 자세히 얘기하겠지만, 센추리: 신대륙의 개척자에서는 좀 약한 편이고 일꾼 놓기, 엔진 빌딩을 맛보기에 딱 좋습니다.

 카드 8장을 완성하면 끝이 나는 게임이라서 진득한 맛은 없지만, 아슬아슬하고 감질나게 끝나는 것이 오히려 더 매력적인 것 같네요.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 승점 카드를 완성하게 되면, 행동 칸에 들어가는 일꾼 수도 줄고, 해당 행동을 수행함에 따른 추가 자원까지 얻는 최대 효율의 엔진이 완성됩니다.

 위 사진은 B1에 있는 모피 칸인데, 내 승점 카드가 뼈다귀 그림이 그려진 행동 칸에 필요한 일꾼 하나를 줄여주므로 일꾼 3명이 아닌 2명만으로 활성화가 가능하고, 또한 모피 그림이 그려진 행동 칸이 활성화될 경우 추가로 고기 자원까지 얻을 수 있는 승점 카드가 있어서, 단 두 장의 조합만으로 1등급 자원과 3등급 자원을 하나씩 얻으니 개이득!

 카드 능력은 누적되기 때문에 쌓으면 쌓을수록 그 효과가 배가 되지만, 물론 그렇게까지 되기 전에 게임이 먼저 끝나버리겠죠? ㅎ

3. 전작들과의 조합을 고려한 흔적에서 오는 디테일
 사실 잘 모르는 보드게임 작가님이긴 하지만, 아마 센추리 시리즈를 하나로 본다면 에머슨 마쓰우치 작가의 인생작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여러 가지 부분에서 고민한 흔적이 보입니다.

 본판에서만 쓰이는 구성물이 따로 있고, 전작과 조합했을 때 쓰이는 구성물이 따로 준비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이것 저것 밸런싱 고민을 많이 했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특별히 조합해서 즐길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만 3+1, 3+2, 3+2+1 등으로 즐길 때도 평가가 그렇게 나쁘지 않을 걸로 봐서는 게임적으로 상당히 정교하게 잘 만들어진 작품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4. 작은 일꾼을 옮기는 것에 오는 손맛
 이렇게 작은 일꾼은 스페이스 게이트 오딧세이 이후로 처음이었습니다.

 작은 일꾼이 은근 아기자기한 것이 다루는 손맛이 있어요.
 마치 예전에 블랙 앤 화이트라는 게임을 하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하지만 워낙 크기가 작은만큼, 아이들이 삼키지 않게, 그리고 분실하지 않도록 주의하셔야겠죠?(분실시 사용하라고 여분을 각 미플별로 하나씩 더 챙겨주는 배려도 일품)


1. 플레이 매트는 선택이 아닌 필수?
 아, 센추리 시리즈는 매트가 있고 없고의 퀄리티 차이가 너무 큽니다.

 카드를 잘 집기 위함도 있지만, 매트가 있어야 비로소 아트워크가 매끄럽게 완성된다는 느낌입니다. 매트 없는 센추리: 신대륙의 개척자는 뭔가 미완성 프로토 타입을 즐기는 것 같아요.

 센추리: 신대륙의 개척자 용 매트만 따로 사고 싶은데, 솔직히 좀 비싼 느낌이 있어서 애매합니다.

2. 획일화된 전략
 페스타 때는 세트 콜렉션을 극대화해보고 싶어서 보너스 타일 깔맞춤을 노려보았는데, 정말 비효율적이 었습니다.

 보너스 타일은 말그대로 부수적인 보너스에 그치는 수준이고, 승리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냥 깡 점수를 노리고 가거나, 일단 우선 8장을 빨리 완성해버리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었습니다.

 보너스 타일을 이용한 세트 콜렉션 테크로 가더라도 점수 차이가 별로 안 난다면 딱히 불만도 없었을 텐데, 보너스 타일 깔맞춤을 한 플레이어와 그러지 않은 플레이어와의 점수차이가 좀 나는 편입니다.

 센추리: 신대륙의 개척자를 온전한 전략 게임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3. 슬리브를 씌우면 트레이를 사용할 수 없다
 네, 정말 트레이까지 신경써서 잘 만들어져 있지만, 카드에 슬리브를 씌워야 직성이 풀리는 저는, 트레이를 버려야 했습니다.


 형만 한 아우 없다는 말처럼, 옆 분야에서는 후속작이 폭망하는 경우가 꽤 많죠. 생각치 못한 영화가 흥행해서 억지로 후속작이 만들어지다보니 깊이나 디테일, 완성도가 떨어져서 전작에 먹칠을 하는 경우 말입니다.

 하지만 센추리: 신대륙의 개척자는 마치 세종대왕이 태종의 셋째 왕자였던 것처럼, 센추리 시리즈에서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여줍니다. 진작에 이렇게 나오지…

 애초부터 3부작을 감안하고 나온 작품이라 작가 본인도 부담이 꽤 많이 되었을텐데,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전작과는 다른 메카니즘을 도입하되 센추리 시리즈로써의 아이덴티티까지 완전히 해치지는 않는 정교함에 경이를 표합니다.

 모 영화나 드라마처럼 몇 부작으로 만들어질 것이라 공언해놓고 흥행에 실패하면 없었던 일이 되는 것처럼 센추리도 살짝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줘서 도중에 엎어지면 어쩌나 걱정하기도 했는데 기우였나 봅니다.

 이렇게 잘 만들어진 작품이 3부작 마지막 작품으로 나오다니요.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면서, 센추리 시리즈가 마지막 작품에 이르러 비로소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같아 괜히 코끝이 찡한 것 같기도 하고.

 기존의 센추리에 실망하셔서 센추리는 쳐다보지도 않으시는 분들은 센추리: 신대륙의 개척자만큼은 꼭 한 번 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저도 솔직히 페스타에서 체험 안 해 봤으면 영원히 안 샀을, 그리고 영원히 해보지도 않았을 게임이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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