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바오밥 리뷰어] 보드게임 다운포스 톺아보기

■ 다운포스: 공기저항를 이용해 차체를 바닥으로 눌러 접지력을 확보하는것 ■ 디자이너: 볼프강 크라머(Wolfgang Kramer) ├ 대표작: 톱 시크릿 스파이 ,  젝스님트 , 엘 그란데 , 티칼 , 토레스 등 └ SDJ...




다운포스: 공기저항를 이용해 차체를 바닥으로 눌러 접지력을 확보하는것

■ 디자이너: 볼프강 크라머(Wolfgang Kramer)
├ 대표작: 톱 시크릿 스파이젝스님트, 엘 그란데, 티칼, 토레스
SDJ 5회(1986, 1987, 1996, 1999, 2000 / 2017년 기준) 수상자

■ 디자이너: 저스틴 제이콥슨(Justin D. Jacobson)
├ 레스토레이션 게임즈 대표
레스토레이션 게임즈: 클래식 게임들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복각해서 출시하는 회사

■ 디자이너: 롭 다비아우(Rob Daviau)
└ 대표작: 팬더믹 레거시

 전설적인 게임 디자이너인 볼프강 크라머에게 1996년은 매우 특별한 한 해였습니다.
 보드게임에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인 독일 게임 대상에 그가 만든 게임이 두 개나 초청되었고, 그 중 하나인 '엘 그란데'가 대상을 수상했기 때문입니다. 수상에 실패한 또다른 게임은 '탑 레이스'였습니다. '탑 레이스'는 1974년 '템포'라는 이름으로 크라머가 처음 출시했던 테마 없는 일직선 경주 게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974년작 '템포(Tempo)', 사진출처: 보드게임 긱

 1980년, 크라머는 여기에 자동차 경주 테마를 입히고 라이센스를 따서 '니키 라우다의 포멜 1'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출시했고, 상당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후 10여년간 이 게임은 다양한 라이센스를 얻어 여러 이름으로 출시되었습니다. 밀튼 브래들리에서 1990년에 출시한 '데이토나 500'도 이중 하나로, 롭 다비아우가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즐겼던 판본입니다.

1990년작 '데이토나 500(Daytona 500)', 사진출처: 보드게임 긱

 하지만 '탑 레이스'를 마지막으로, 이 게임은 20여년 동안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믿을 수 없는 일이죠. 그래서 우리는 이 게임을 다시 출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여러 판본의 게임들이 모두 높은 평가를 받았고, 그래서 이 게임을 구하려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죠.

1996년작 '탑 레이스(Top Race)' 게임판, 사진출처: 보드게임 긱

 다운포스에서 우리는 게임 플레이 자체에는 손을 많이 대지 않았습니다.
 이곳 저곳에 가해진 사소한 수정사항 대부분은 게임을 보다 풍성하게 하는 개선 작업이었습니다.

- 다운포스 게임 설명서, 뒷이야기에서 발췌

 '더 지니어스'의 오랜 팬이었던 저로써는, 여러 다양한 형태의 보드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은 간단한 카드 게임이지만요.

 취향인 게임 외에 가장 갈망을 느꼈던 게임 방식이 바로 경주(레이스) 게임이었습니다.
 '더 지니어스: 게임의 법칙'에서의 '사기경마'편은 개인적으로도 인상적인 에피소드 중 하나였고요. 물론 사기경마 에피소드는 정해진 시나리오에 대한 단서를 찾아 우승 말을 맞추는 게임이라, 그 성격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베팅의 요소가 강력한 경주 게임은 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괜히 사람들이 경마장에서 도박을 즐기는게 아닌 듯. 응?

더 지니어스 게임의 법칙 - 사기경마 편, 사진출처: tvN

 개인적으로는 경주 배팅 게임 중 소장할 대표 게임으로 '위너스 서클'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끌리지 않아서 구매를 반영구적으로 보류하고 있던 차에 생각치도 못하게  '다운포스'라는 게임을 즐겨볼 기회(라고 쓰고 쪽지라고 읽는다)를 주셔서, 경주 게임 하나를 소장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회신을 드렸는데, 이렇게나 곧바로 배송이 올 줄은….

위너스 서클, 사진출처: 보드피아

 아무튼 기쁜 마음으로 '다운포스'를 즐겨보기로 했습니다.



  다운포스에서 플레이어는 레이싱 도박사가 됩니다. 물론 자신이 소유한 레이싱 카를 높은 순위 안에 들어오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만, 그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정확한 순위 예측입니다.

 엎치락뒤치락, 카드 한 장으로 갈리는 짜릿한 승부의 레이싱에서 가장 많은 금액(점수)를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됩니다.

 


 태비스 코번(Tavis Coburn)의 강렬한 일러스트가 눈을 사로잡습니다.
 정작 게임 안에서는 태비스 코번의 일러스트를 볼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요.


 박스를 열면, 게임 설명서와 그 옆으로 드라이버 타일, 게임판이 살짝 보이네요.


 드라이버만 타일화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드라이버의 이름이 검은색, 노란색, 빨간색, 초록색, 주황색, 파란색 등 색 이름으로 표현된 것은 다소 아쉬운 점입니다.


 게임판이 상당히 큽니다.약 가로 82.5cm x 세로 55cm으로 자리를 꽤 차지합니다.
 게임판은 양면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입맛대로 고르는 재미가 있습니다.
 지금처럼 무더운 여름에는 바다가 보이는 부분으로 즐기면 더욱 시원한 레이스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게임판을 들어내면 생각보다 내부는 별 거 없습니다.


 부스터 카드와 스피드 카드가 있네요.
 스피드 카드 중 '단색 8' 카드(이하 스피드-8 카드)는 부스터 카드와 함께 경매 상품으로 나오기 때문에, 게임 종료 시 부스터 카드와 함께 보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부스터 카드는 각기 다른 특수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유리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카드인데, 특별히 밸런스를 망치는 오버 스킬은 없는 듯합니다.

 베스트 드라이버!최상의 컨디션!이 투 톱의 능력인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게임 상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스터 카드 능력은 질주!라는 능력입니다. 이유는 차후에 설명하기로 합니다. :D

 스피드 카드가 경매에 이용되는 화폐로도 사용되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화폐 토큰이 따로 없는 것을 아쉬워하는 분들도 꽤 계실테지만, 아시다시피 화폐가 따로 존재하면 정리하고 세팅하는 게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스피드 카드가 화폐로도 이용되니 따로 준비해야하는 번거로움도 줄어들고 여러 가지 의미로 좋았습니다.


 전 사실 종이로 기록하면서 하는 게임을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펜도 따로 준비해야하고, 모두 소모하면 재출력해야하는 번거로움도 있고.

 그래서 웬만하면 이런 게임은 피하는 편인데, '다운포스'는 보이는 것과 다르게 생각보다 규칙이 단순하고 쉬운 편이어서 기입하는 사항도 별로 어려울 게 없었습니다.


 이 정도 난이도라면, 약간 번거롭더라도 괜찮치 않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위너스 서클'이 별로였던 이유가, 경주 말이 서로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 몫하였습니다.

 그에 비하면 '다운포스'의 말은 단순하지만 구분하기는 쉬워서 훨씬 좋았습니다.
 바퀴는 돌아가지 않더군요. ㅎㅎ


 게임판에는 깨알 같이 제작사 및 유통사의 로고가 들어가 있더군요.


 시원한 느낌을 주는 또다른 게임판에도 깨알 같이 숨어있습니다.



사진출처: 하비재팬 트위터
 게임은 크게 경매, 경주, 그리고 경주 중 특정 조건이 만족되면 진행하는 우승자 베팅점수 계산의 단계로 구성됩니다.

 경주 게임임에도 본격적으로 레이스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게임이 시작된다는 점은 흥미롭네요.

 먼저 42장의 스피드 카드를 잘 섞은 후, 각 플레이어에게 동일하게 나눠줍니다.
 이렇게 나눠가진 스피드 카드는 게임이 끝날 때까지 사용하게 될 자신의 패가 되며, 동시에 경매에서 차량을 구매하기 위한 화폐로도 이용됩니다.

 레이싱 카는 무작위로 시작 지점에 배치합니다.

 기본 세팅이 끝나면, 무작위로 부스터 카드 1장과 스피드-8 1장이 한 세트가 되어 차례대로 공개되며 경매를 진행합니다.
 공개된 스피드-8 카드의 색상을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으며, 스피드 카드에 표시된 숫자 중 고개된 스피드-8 카드와 같은 색에 표시된 숫자가 곧 자신의 입찰 금액이 됩니다.
 1인당 하나의 부스터 카드와 하나의 스피드-8 카드, 즉 차량 하나를 소유하는 것이 본 게임에서의 가장 이상적인 게임 형태라고 생각됩니다만, 플레이어보다 차량이 많은 경우(게임인원이 5명 이하) 한 플레이어가 2개 이상의 차량을 소유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부스터 카드의 경우는 2개 이상을 낙찰 받았더라도 경매가 끝나면, 단 1장의 카드만 자신의 능력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는 또 주의할 것!
 모두가 자신의 차량을 소유하게 되고, 경매 단계가 종료되면 본격적으로 레이싱을 시작합니다.
 초기에 경기장을 세팅할 때, 시작지점에 선 플레이어를 뜻하는 표시가 되어있고, 해당 칸 위에 있는 차량의 소유주가 선 플레이어가 됩니다. 선 플레이어부터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면서 각자 가진 스피드 카드를 이용, 경주를 진행해 나갑니다.

 차량은 바로 옆 칸이나 뒤로는 가지 못하고 오로지 앞, 앞 대각선으로만 이동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앞에 다른 차량이 있다면 지나갈 수도 없지요. 꽤 현실적인 이동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판에는 3개의 노란색 선이 있습니다. 이 노란색을 지날 때, 현재 사용 중인 스피드 카드의 이동을 모두 실행한 후에는 각 플레이어가 6대의 레이싱 카 중 우승할 레이싱 카를 예측해 자신의 점수 용지 베팅 부분에 표시를 합니다.
 바로 이 과정이 경주 중 베팅 단계입니다.

 어떤 레이싱 카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면, 그 즉시 게임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통과한 순서대로 순위를 차지하게 됩니다. 게임판에 준비된 순위 칸에 채워넣으면 됩니다.
 모든 레이싱 카가 결승선을 통과하거나, 스피드 카드가 모두 떨어졌을 때(스피드 카드가 모두 떨어졌는데 결승선을 통과하지 못한 레이싱 카의 경우는 실격으로 순위에 따른 상금을 얻을 수 없습니다.) 점수 계산을 하게 됩니다.

 점수는, 순위에 따른 상금 + 베팅 보상 - 게임 초반에 레이싱 카 경매에서 낙찰한 금액으로 계산합니다.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사람이 우승이며, 동률일 경우 소유한 레이싱 카의 순위가 높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

 1. 간단하면서도 쉬운 규칙
 개인적으로 IELLO 게임은 웰컴 투 더 던전, 쇼텐토텐 등 미니 사이즈 게임의 이미지가 강해서 처음 박스 크기를 보았을 때는 상당히 놀랐습니다. 당연히 심플하고 간단한 게임이라고 생각했는데, 복잡한 게임은 아닌가 걱정이 되더군요.

 하지만 게임을 열어보니 박스 크기는 레이싱 트랙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부분이었고, 실제 게임은 미니 사이즈 게임들만큼이나 쉬우면서 간단했습니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괜히 8세 이상 게임이 아니라구!

 2. 모 게임과는 다르게 주사위를 사용하지 않아, 보다 전략적으로 경주를 즐길 수 있는 점
 모 게임이란 바로 위너스 서클인데, 주사위를 이용한 경주 게임은 너무 운 요소가 강해서 금방 실증과 짜증이 납니다. 물론 다운포스 역시 카드 운용이기 때문에 카드 운, 뽑기 운의 요소를 배제할 수는 없지만, 주사위 게임보다는 훨씬 전략적으로 내 패를 이용하여 게임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점은 주사위를 차용한 다른 경주 게임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3. 눈에 잘 띄는 아트워크
 박스 아트도 상당히 강렬하여 눈에 잘 띄는 편이지만, 박스 아트와는 다른 의미로, 게임 속 아트워크(Michael Crampton 담당)도 상당히 눈에 잘 띕니다. 색감도 좋고 아트워크가 너무 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후지지도 않고, 심플하지만 세련된 느낌이 좋습니다.

 박스 아트를 맡은 태비스 코번이 게임 속 아트워크까지 맡았다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멋진 아트워크를 가진 게임이 될 수 있었겠지만, 워낙 개성이 강한 일러스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을텐데, Michael Crampton의 아트워크 덕분에 눈이 편안해 집니다.

 4. 겉보기와는 다른 컴팩트함
 박스는 크지만, 게임 내 구성물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본문에도 많이 언급되어있지만, 스피드 카드가 화폐의 역할을 함으로써 화폐 토큰을 따로 제작하지 않아도 되는 점, 점수 용지가 있는 것은 개인적으로 번거롭다고 생각하는 부분이지만 점수 용지에 우승 시 상금, 베팅 보상 등 게임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다 담고 있어서 따로 요약카드가 필요없는 구성도 상당히 영리하다고 느꼈습니다.

 5. 게임 맵의 확장성
 본 리뷰를 쓰기 위해, 이런 저런 정보를 검색하던 중, 외국 유저들 나름대로 커스텀한 게임 맵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들을 보니, 상당히 여러 가지 형태로 게임 맵이 파생되어 제작될 수 있구나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6. 테마와 잘 어울리는 특수능력
 몇몇 특수능력의 경우, 레이싱이라는 테마와는 다소 동떨어진 느낌이 있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레이싱이라는 테마와 잘 어우러집니다. 그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는 것은 위에도 잠깐 언급했던 질주!라는 능력. 차량이 직사각형인 트랙만 이동했을 경우 2칸을 더 갈 수 있는 능력인데, 이것이 사실 게임 내에서 그렇게까지 좋은 능력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만, '직사각형인 트랙만 이동했다=직선 코스로만 달렸다'라는 뜻이 되어 안전하게 가속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했한 것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차량이 갑자기 코너를 돌게 되면 마음 놓고 가속할 수가 없잖아요? 부스터 능력 중에 가장 제 마음에 감동을 준 능력이었습니다.

■ 개인적으로 다소 우려되거나 아쉬웠던 점:

 1. 생각보다 많은 자리를 차지하는 게임판
 미묘하게 게임이 가진 무게감에 비해 너무 과도하게 많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4~6명이 즐긴다면 상관없겠지만, 그보다 적은 인원이 즐긴다면 배보다 배꼽이 큰 느낌이 살짝 드네요.

 2. 6개 밖에 없는 특수능력으로 인해 리플레이성에 대한 아쉬움
 상당히 재밌는 게임이라고 느꼈지만, 반복해서 즐기기에는 금방 질리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보다 다양한 특수능력이 있어서 게임에 변화를 줄 수 있었다면 좋았을테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많은 특수능력이 있으면 밸런스 문제도 심각해지고 이는 곧 게임성을 해칠 수도 있는 문제겠지만, 뭔가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아쉬움은, 게임을 계속 반복해서 즐길 것이 아니라 가끔씩 즐기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 사실 큰 문제는 아니겠지요.

 3. 너무 포스 넘치는 박스 아트
 태비스 코번의 그림이 가진 힘은 정말 인상적이지만, 너무 그 포스가 강력해서 묘하게 손이 가질 않는 박스 아트라고 생각합니다.

 다소 진지한 아트워크라서 자칫 무거운 게임 아닐까, 어려운 게임 아닐까 망설이게 하는데, 실제 게임은 겉보기보다는 꽤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파티 게임이거든요.

 게임이든 사람이든 첫인상은 꽤 중요한 요소인데, 다운포스는 첫인상이 너무 강렬하지 않나 싶습니다. 해치지 않아요.



 글을 거의 다 쓴 시점에서 다운포스라는 작품을 어디서 봤나 생각해보니, 다른 분의 블로그에서 잠깐 스쳐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는 저와는 딱히 인연이 없을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눈여겨 보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직접 즐겨볼 수 있게 되다니 기분이 이상하네요.

 아무래도 '위너스 서클'을 머리 속에 두고 어느 정도 비교하면서 생각해볼 수 밖에 없었는데, 게임 내에서 상대적으로 운 요소가 작은 영향력을 가진다는 점, 구성물 디자인이 눈에 잘 띄는 점, 게임 자체가 알기 쉽고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는 점 등 전체적으로 다운포스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MBC '무한도전'의 '토토가'를 본격 신호탄으로 JTBC '슈가맨'이라는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잊혀진 가수의 명곡을 재조명하는 등 문화적으로 복고적 회귀를 하는 붐이 일기도 했었는데요.

 보드게임계에서도 이러한 복고적 회귀의 흐름은 남의 일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종종 고전 명작 보드게임이라고 해서 즐겨보면 의외로 다소 심심하고 지금하기에는 썩 재미를 느끼기 힘든 게임이 많은데, 다운포스는 원작에 약간의 조정이 가해졌다고는 하나, 지금 즐겨도 충분히 세련되고 재미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90년대 가요를 들으며, '역시 이 때 노래가 좋았지'하는 주변인들을 심심치 않게 보곤 하는데, 다운포스 역시 가요로 비유하자면, 9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황금기를 장식했던 지금 들어도 후지지 않는 명곡 같은 보드게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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