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보드게임 스파르타 스쿨 톺아보기

※ 본 게임은 네이버 카페 ' 자작보드게임스쿨 '( 자보게월과는 다르다, 자보게월과는! )의 카페장이신 ' 추억복원가 '님께서 보내주셨습니다. ( 정작 본 게임의 작가이신 루피님께서 보내주신다고 했을 때는, 나중에 ...


※ 본 게임은 네이버 카페 '자작보드게임스쿨'(자보게월과는 다르다, 자보게월과는!)의 카페장이신 '추억복원가'님께서 보내주셨습니다.
(정작 본 게임의 작가이신 루피님께서 보내주신다고 했을 때는, 나중에 돈 주고 사겠다고 거절했었는데…)



■ 디자이너: 루피(Luffy)
 └ 보드게임 제작팀 '두둥' 소속의 아마추어 작가

■ 일러스트: 5BYTE
├ 인디 모바일 게임 개발팀. '인생게임(Life is a Game)', '선레스 시티', '신수서기' 등을 발표
└ 개발 외에도 일러스트 외주를 받아 여러 아마추어 보드게임에도 참여했습니다.

 오랜 시간 메이저 보드게임 제작 회사와의 협의를 통해 출판 논의까지 했지만, 알 수 없는 비운의 사정으로 개인 출판의 형태로 세상에 나타나게 된 '스파르타 스쿨'.

 내가 성장시키고자 하는(베팅한) 학생에게 시련, 혹은 불이익을 줘야하는 익숙하지 않은 형태의 딜레마 베팅 게임.

 개인적으로 저는 이 게임을 이전에 열렸던 보드게임 행사의 아마추어 작가존에서 상당히 많이 플레이했었답니다. 작가님이 자리를 비웠을 때 어쩌다보니 부스를 지키고 게임을 설명했을 정도로...



  스파르타 스쿨에서 플레이어는 스파르타의 소년들을 훈련시키는 교관이 되어 강한 전사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4명의 소년들에게 적절한 시련을 부여하여 강한 전사로 길러내어 많은 명성을 얻어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하지만 주의하세요.
 너무 과한 시련을 주면, 소년은 시련을 버티지 못하고 전사로 인정받을 수 없으니까요. 전사로 인정받지 못한 소년에게 투자한 플레이어의 귀중한 시간 역시 인정받을 수 없으며, 명예를 얻을 기회 또한 사라지고 맙니다.




 박스를 열자마자 사과문으로 시작하는 기묘한 게임 박스.

 텀블벅 얼리버드 100세트 한정 '엔틱 메탈 주사위 + 3D 컴포넌트'도 동봉되어 있는 버전입니다.



 박스 아트.
 그림체와 색감이 눈에 띕니다. 그림 퀄리티에 비해 박스 아트의 디자인 구성은 다소 심심한 편이지만요.


 뒷면도 뭔가 아마추어스러움이 묻어납니다.
 게임인원, 게임시간, 게임연령 등의 정보가 눈에 잘 안 띄네요.


 박스를 열면 기본 주사위와 마커 큐브도 동봉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본 주사위와 기본 마커를 조금 더 좋아합니다.

 엔틱 메탈 주사위는 묵직한 느낌이 들긴 하는데, 던져서 굴리다보면 굴렸다는 느낌보다는 던져서 꽂히는 느낌이 들어서 영 굴리는 맛이…

 마커는 제가 좀 구식 감성이 있어서 그런지 사각 큐브여야 보드게임답다는 느낌이 있어서ㅎ

 그리고 잘못 인쇄된 칼 토큰에 붙일 스티커도 3장 동봉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눈물나는 부분. 작가인 루피님도 이 부분에 대해서 꽤 스트레스를 받으셨던 듯.


 규칙서와 스티커, 기본 주사위와 마커 세트를 걷어내면 이제 타일들이 등장합니다.
 스파르타 스쿨은 게임을 구성하는데 타일이 주 요소로 쓰이고 있습니다.


 훈련(이라고 쓰고 시련이라고 읽는)을 받게 될 4명의 학생들.
 일러스트와 최대 체력의 차이를 제외하면 사실 큰 차이는 없습니다.


 뒷면으로 뒤집으면 해당 학생들이 낙오(지만 실제로 플레이하면 죽었다고 표현하게 되는)했음을 뜻하는 그림이 등장.


 훈련장 타일입니다.
 학생 수에 맞게 4개가 준비되어 있고, 플레이어들은 이 위에 자신의 모래시계(훈련) 토큰을 올려놓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훈련장 타일이 꼭 게임에 필요한 요소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냥 맨 바닥에 훈련 토큰을 올려놓는 것보다는 미학적으로 훨씬 낫겠죠?


 보통 이런 식으로 조합하여 쓰입니다.


 훈련 토큰이 보이네요.


 훈련 토큰과 장비 타일+장비 성능 타일, 명성 토큰(아무리 봐도 그냥 동전 같지만) 등이 있습니다.


 명성(동전) 토큰은 뒤집으면 공통적으로 1점이 됩니다.

 오른쪽을 보면 잘못 인쇄된 칼 모양이 제 마음도 후벼파는 듯 합니다.



 앞서 제공되었던 스티커를 위 사진처럼 붙입니다.
 사실 스티커를 붙여도 딱히 깔끔한 느낌은 들지 않지만, 어쨌든 잘못 인쇄되었던 상태보다는 나으니까(...)


 장비 타일은 무한히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위 사진처럼 한정되어 있습니다.

 한정된 장비 타일을 누구에게 주느냐 등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가 나름 전략의 포인트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게임의 구성물을 전부 다 찍으면 위와 같습니다.
 생각보다 구성물 자체는 단순한 편입니다.
 구성물에 비하면 23,000원이라는 가격은 조금 무거웠을 수도... 하지만 개인 제작의 한계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게임의 준비 및 진행은 단순한 편입니다.

 적당한 방법으로 타일을 배치하고, 명성 토큰을 무작위로 한 학생당 3개씩 배치.
 학생의 체력에 마커를 올려놓고 장비 타일을 모두의 손이 잘 닿을 수 있는 곳에 놓을 것.
 원하는 색상의 훈련 토큰을 가져갈 것(2인 플레이시 색상 2개를 선택).

 게임 준비는 위 단계면 끝납니다.

 진행도 무척이나 단순한 편이지만, 꽤 많은 분들이 혼란스러워하고 헷갈려 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선 플레이어부터 한 학생에게 훈련 토큰을 베팅합니다.
 훈련 토큰을 베팅하고 나면, 필수 행동으로 두 가지 행동 중 하나를 행해야만 합니다.

1. 내가 베팅하지 않은 다른 학생에게 장비 하나를 장착시킨다.
2. 내가 베팅한 학생의 장비 하나를 제거한다. 장비가 없을 경우, 다른 학생에게 장비를 장착시켜야 한다.

 글로 보고 설명을 들을 때만 해도 이해하기 쉬운 부분인데, 막상 게임을 하게 되면, 자신이 베팅한 학생에게 장비를 채우려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스파르타 스쿨 꽤 많이 했는 데도 아직도 그래요.

 위 두 가지 행동 중 하나를 끝마치면 이제 주사위를 굴리게 됩니다.

 주사위에 나온 값만큼 자신이 베팅한 학생이 데미지를 입게 됩니다. 장비 관련해서 불이익을 얻는 것도 모자라서 체력까지 깎여야 한다니.

 주사위 눈이 확인되면 그 결과값을 처리해야 하는데, 장비가 있으면 주사위 값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습니다.

벨트: 방어력 1상승 = 주사위 값에서 -1 하여 데미지를 입음(ex1. 주사위 눈이 1이면 데미지를 입지 않음)
투구: 방어력 1상승 = 주사위 값에서 -1 하여 데미지를 입음(ex2. 주사위 눈이 2이면 체력이 1만 깎임)
※ 벨트와 투구를 동시에 착용 중인 경우: 방어력 3상승 = 주사위 값에서 -3 하여 데미지를 입음

칼: 주사위 값 1과 2를 무효화(ex3. 벨트, 투구 등에 의해 주사위로 받는 데미지가 줄어들었어도 이 경우는 주사위 값 자체가 줄어든 것으로 보지 않음. 즉, 주사위 눈이 3이고 벨트를 착용 중이어서 실제로 입게 되는 데미지가 2가 되었더라도, 원래 주사위 눈이 3이므로 데미지 2는 그대로 입음)
방패: 주사위 값 5를 무효화
신발: 주사위 값 6을 무효화

 위의 처리 과정을 반복하여 게임을 진행하고 이러다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소년들이 낙오(사망)하게 되었을 때, 혹은 모든 플레이어가 훈련 토큰을 전부 소모하였을 때 게임이 종료되고 점수 계산에 들어갑니다.

 가장 먼저 낙오했거니 체력이 가장 적은 소년은 모든 명성 토큰을 잃고 점수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3순위의 학생은 명성 토큰을 가장 높은 것부터 2개 제거하여 하나의 명성 토큰만 제공하며, 2순위의 학생은 명성 토큰 중 가장 높은 것 하나를 제거합니다.
 1순위의 학생은 자신의 명성 토큰 3개를 그대로 유지합니다.

 남은 체력이 동률일 경우에는 기본 체력이 낮은 학생이 더욱 높은 순위를 가지며, 기본 체력도 동률일 경우, 장착된 장비가 적은 쪽, 장비마저 동률이면 훈련토큰이 많은 쪽이 높은 순위를 가지게 됩니다. 타이 브레이커의 경우의 수를 꽤나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부분.

 이제 각 학생에게 베팅된 자신의 훈련 토큰의 숫자 합을 겨뤄서 가장 큰 사람부터 가장 높은 점수의 명성 토큰을 가져가면 되는데, 이 부분에서 또 골치아픈 것이, 높은 순위라도 동률이 발생하면 각자 1점씩만 가져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4점짜리 토큰이어도 동 순위가 발생하면 각자 1점씩만 나눠갖게 되는… 이 부분이 부조리해 보일 수도 있는데, 나름 재미의 포인트가 될 수도.



■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

 1. 아마추어 게임임에도 구성물이 높은 퀄리티를 갖고 있는 점
 컴포넌트 제작 시 발생한 사소하다면 사소할, 중대하다면 중대할 인쇄 오류가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코팅 처리 등이나 일러스트 퀄리티 모두 우수한 편입니다.
 다만 코팅 처리가 아주 깔끔하게는 처리되지 않은 점이나, 명성 토큰에서의 폰트가 약간 후지다는 느낌을 준다는 점이 옥의 티지만, 이 점을 제외하면 다른 아마추어 게임들에 비하면 상당히 고퀄리티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엔틱 주사위나 3D 체력 마커는 개인 취향은 아니긴 하지만, 작가님의 배려 돋음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이 부분을 포기하고 차라리 가격을 내리는 쪽을 선택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지만 아무튼.

 2. 기존과는 다른 베팅 방법
 양날의 검이 되는 부분인데, 아무래도 자신이 베팅한 대상을 불리하게 만들어야 하는, 전혀 익숙하지 않은 베팅이다보니 어느 정도 거부감을 주기도 하지만, 이 점은 오히려 참신함, 그리고 스파르타 스쿨에 개성을 부여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 개인적으로 다소 우려되거나 아쉬웠던 점:

 1. 익숙하지 않음에서 오는 거부감
 여러 사람들이 스파르타 스쿨을 즐기는 것을 관찰하면서, 확실히 기존과는 다른 베팅 방법이 꽤나 대중적으로는 어필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 어려운 게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어렵게 생각하셨으며, 반복해서 즐겨하고 싶어하진 않는 낌새가 많이 보였습니다.

 이것은 마치 오른손잡이가 왼손으로 젓가락질, 숟가락질을 해야하는 불편함과도 비슷한 느낌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기존에 자신이 해오던 것과 다른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것은 참신함을 주긴 하지만, 참신함을 주었다는 것이 재미를 주었다와는 완전하게 일맥상통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긍정적인 감정이라고는 표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2. 박스 아트나 게임 설명서에서 묻어나는 아마추어스러움
 게임 내용물만 보고 따졌을 때, 내·외적으로 게임 자체의 퀄리티는 높은 편인데 완전히 외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박스 아트의 구성이나 게임 설명서에 대한 전체적인 편집 구성이 다소 아쉬운 점입니다.

 하마터면 기성 제품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이게 정말 아마추어 게임이야?'라는 감탄사가 나올 뻔한 게임이었는데, 미묘하게 디자인 구성면에서 깎아먹는 점수(어디까지나 개인 의견)가 있네요.

 높은 퀄리티의 일러스트를 가지고 있는 아마추어 게임은, 이렇게 살짝살짝 노출되는 어설픔 때문에 '겉만 번지르르하고 이쁘기만 한 텀블벅 게임'이라는 오명으로 외면 받을 수 있어서 꽤나 주의를 기울여야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3. 아쉬운 마케팅
 작가인 루피님께서 이곳 저곳에 스파르타 스쿨을 홍보하는 모습을 지켜봐왔는데, 세련되지 않는 홍보 방식 때문에 점수를 깎아먹은 면이 없지 않나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셀프 인터뷰 등은 물론 충분히 취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다른 어떤 방식보다도 반감을 사기 쉬운 홍보 방식이라는 것이 제 개인 의견입니다.

 업체에서의 반응도 나쁘진 않았고, 유명 외국 작가의 호평도 얻은 게임으로 오래 전부터 다져온 내공까지 갖추고 있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아마추어 게임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마케팅을 할 수 있었던 스파르타 스쿨이었는데, 출판 전부터 가지고 있던 본 게임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4. 결국 주사위 운빨 게임
 세븐 원더스의 작가 앙투완 바우자'이 게임에 대해서 주사위 운빨 게임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보드게임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던데, 저는 보드게임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아무리 전략적인 요소, 딜레마적 베팅 요소가 있다고 해도 결국 주사위를 굴리는 한, 주사위 운빨 게임이라고요. 허허허.



 최근 질 높은 국내 자작보드게임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느낍니다.

 물론 여전히 마음에 차지 않는 작품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국내 창작보드게임의 수준도 꽤나 올라왔다는 생각입니다.

 '믿고 거르는 OOO'라고 생각하여 특정 인물, 단체 등을 일반화하는 것은 분명 성숙하지 못한 생각이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가 아닙니다.
 저 역시도 '믿고 거르는 OOO'라고 생각하고 거들떠 보지도 않는 회사, 단체 등이 있으니까요. 최근에 하나 추가하기도 했고.

 스파르타 스쿨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보드게임은 아닌 것 같지만, 그렇다고 그냥 걸러지기에는 또 아쉬운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주변에, 혹은 보드게임 행사장 등에서 스파르타 스쿨을 보시게 된다면 구매까지는 모르겠지만 직접 즐겨보시길 권해봅니다. 보드게임을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적어도 스파르타 스쿨을 즐기는 그 시간만큼은 시간이 아깝지 않은 경험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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