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쿠 한국어판 딜럭스 에디션 톺아보기

■ 디자이너: 리키 타타(Rikki Tahta) └  대표작: 쿠 ( Coup ) 시리즈, 더 카멜레온 (The Chameleon)   ■ 일러스트:  웨베르송 산티아구(Weberson Santiago) ├  본 작품 외 참...


■ 디자이너: 리키 타타(Rikki Tahta)
 대표작: (Coup) 시리즈, 더 카멜레온(The Chameleon)
 
■ 일러스트: 웨베르송 산티아구(Weberson Santiago)
├ 본 작품 외 참여작: The Bloody Inn
성인용 만화의 채색 일을 시작으로 DC 코믹스와 마블 코믹스를 거쳐, 오페라 서적집 등 독특한 그림체로 다양한 분야에서 맹활약 중입니다.
 
■ 제작사: 라 맘 게임즈(La Mame Games)
└ 영국 런던의 가족, 친구들로 구성된, 어찌보면 아마추어라고도 볼 수 있는 제작팀입니다. 여러 작품을 발표했지만 역시 이들을 대표하는 게임은 쿠(Coup) 시리즈입니다.
 
 보드게임의 핸드메이드에 관심을 가졌던 때, 많은 분들이 핸드메이드 보드게임으로 추천을 했던 쿠(Coup)입니다. 어째서인지 국내에서는 "레지스탕스: 쿠"라고 알려져 있는데, 아무래도 "레지스탕스: 아발론"도 있고, 마피아 게임스럽다는 공통점이 있어서인지, 판매자의 상술인지 뜬금없이 왜 레지스탕스가 붙어있는지는…
 
 아무튼 이 과정에서 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관련 자료를 찾아봤는데,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브라질리언 에디션이었습니다. 웨베르송 산티아구 님의 그림을 보고서는 "이 게임을 핸드메이드하는 것은 신성모독"이라는 느낌을 받았지요.
 
 당장이라도 구매하고 싶었지만, 구매 루트도 끊겨있고, 브라질리언 에디션을 기반으로 한 영문 텍스트 버전도 살 수가 없었기에 손가락만 쪽쪽 빨고 있었는데, 갑자기 하비게임몰에서 쿠를, 그것도 무려 브라질리언 에디션의 그것을 기반으로 한국어판을 보드게임콘 2018에서 선행 판매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튤립 홀릭"과 더불어 보드게임콘 2018에 무리해서라도 가게 된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이탈리아의 한 도시국가의 유력 가문이 되어, 도시의 실권을 장악하기 위해 다른 가문을 멸하고 유일한 도시의 명문이 되는 것입니다.
 
 손에 단 두 장의 패를 들고, 서로 속고 속이며 온갖 음모와 암투가 난무하는, 간단하지만 치열한 눈치 게임입니다.
 
 

 깔끔한 박스 디자인.
 유일한 옥의 티라면, 아름다운 박스 아트와 녹아나지 못하는 "하비게임몰"의 로고랄까요.
(많은 분들이 '쿠'의 한글 레터링에 대해서도 다소 불만을 가진 분들이 계신 걸로 아는데, 저는 뭐 그냥 저냥 괜찮았습니다)

 여백의 미와, 고전적이면서도 선과 선을 절제하면서 무테의 자연스러운 수체화 느낌의 채색의 감각적인 그림체.

 
 사이드는 각각의 면은 한국어와 영어의 레터링으로 중복되지 않게 처리되어 있습니다.
 

 게임 구성물은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과연 소문대로 구성물은 참 간단한 편이었습니다.

 카드가 타로 카드 크기라서 그런지 별 거 없는데도 꽉 차보이네요.






 각 캐릭터 카드의 하단이 텍스트로 된 버전도 있습니다만, 이번 한국어판에서는 원래 브라질리언 에디션대로 아이콘으로 처리되어 있습니다.

 아이콘은 상당히 직관적이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쿠를 처음 즐기시는 분들은 이것만 보고는 잘 모르시겠죠?

 텍스트 버전으로 나오면 어쩌나 했는데 아이콘 버전으로 나와서 참 다행입니다.
 텍스트가 들어가 있으면 아무래도, 웨베르송 산티아구 님의 그림과 딱 어우러지지 못하고 아트워크를 해치는 느낌이 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 혹시 캐릭터 카드 소개하는 부분에서 이상한 점을 눈치 채셨나요? 눈치 채신 분들도, 눈치 채지 못하신 분들도 이후 서술할 아쉬운 점을 확인해 주시길!


 카드 뒷면은 이렇게 처리되어 있습니다. 한국어로 '쿠'가 써있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요?

 그런데 문제는 글씨가 아니라 배경에 있습니다.
 배경이 하얗고 너무 여백이 많다 보니 오염의 위험이 큽니다.

 실제로 제가 집은 쿠는 사령관 카드 두 장의 뒷면에 지워지지 않는 오염이 있었습니다. 쿠 한국어판을 이미 구매하신 분들은 꼭 뒷면을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어쨌든 하비게임몰에 연락하여 사령관 카드 두 장에 대해서 A/S를 받았는데요. 유감스럽게도 그렇게 다시 보내주신 사령관 카드 중 1장에도 여전히 오염이 있었습니다. 한 번 더 말씀드리기도 민망하고, 분명 클레임에 의한 A/S이기 때문에 하비게임몰 측에서도 꼼꼼히 확인하시고 보내주셨을텐데... 저만 그런 오염을 발견하는 걸 보면 제가 너무 깐깐한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일단은 그냥 쓰기로 했습니다.(사실 또다른 이유로 쿠 한국어판에 대해 마음이 꺾인 부분도 있어서… 차후 말씀드리겠습니다) 물론 그냥 쓰기로 했더라도, 카드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야 되는 게임에서 오염의 위험도가 높다는 것은 나름 치명적이라면 치명적인 단점이 되겠지요.

 아무래도 이 점은 원래 쿠 카드의 디자인을 담당한 담당자가 미처 신경쓰지 못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요약 카드는 이렇게 앞뒤가 다른 내용으로 처리되어 있습니다. 쿠 자체의 규칙이 그렇게 어렵진 않지만, 요약 카드도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확장판인 종교 개혁 부분이 아니라면 굳이 규칙서를 펼쳐보지 않아도 될 정도입니다.




 위 세 사진은, 확장판인 '리포메이션(Reformation, 종교 개혁)'의 구성물입니다.

 아무래도 본판만 가지고 게임을 반복하면 심심해질 수도 있는데, 이런 단순한 추가 구성물만으로도 쿠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듯 합니다.


 규칙서 내부도 아주 깔끔하게 편집되어 있습니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토큰!

 이번 쿠 한국어판은 어째서인지 토큰의 펀칭이 너무 잘 되어있어서 그냥 토큰 판을 들어올렸을 뿐인데도 '후두둑'하고 쏟아져 내렸습니다.
 차라리 잘 안 뜯기는 거 보다야 나은데, 저는 사령관 카드의 오염과 더불어, 1점짜리 토큰 1개가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사실 처음에 봤을 때 하나가 비어있어서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뒤에 붙어있겠지 하고 들어올리니 후두둑 떨어져 버려서… 아무튼 자의반 타의반으로 모든 토큰을 떼어낸 후 세어보니 역시 1개가 모자랐더군요. 이 부족분에 대해서도 사령관 카드 A/S 받을 때 같이 보충 받았답니다.

 이점 역시 꼭 확인해 보세요!

 잘 보시면 일부 토큰의 프린팅이 밀려서 아슬아슬하게 쏠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저는 토큰의 경우, 수량 부족 말고는 프린팅 상태나 질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이라서 상관없었습니다만, 아무래도 꽤 신경쓰이실 분이 계실 거라고는 생각합니다.
 
 쿠의 게임 규칙은 정말 단순합니다.
 
 플레이어는 은화 토큰을 2개씩 초기 자본으로 나눠가진 후, 카드 역시 2장씩 나눠가집니다. 이 2장의 카드가 플레이어가 다룰 패가 되고 앞으로도 2장 이내의 패를 사용하여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마치 러브레터와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남은 카드는 모아서 테이블 중앙에 궁정 더미를 만들고, 비슷한 위치에 토큰들을 공급할 중앙 금고를 만들어 놓도록 합니다.
 
 적당한 방법으로 선 플레이어를 선출하여 선 플레이어부터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며 자신의 차례를 진행합니다.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은
 
 소득(중앙 금고에서 은화 1개 획득)
 외부 원조(중앙 금고에서 은화 2개 획득)
 쿠데타(중앙 금고에 은화 7개를 지불하고 다른 플레이어의 카드 1장을 무조건 제거 / 자신이 보유한 금전의 가치가 은화 10개 이상이면 무조건 실행해야 함)
 
 등 캐릭터와 관련되지 않은 일반 행동과, 자신이 들고 있는 캐릭터 카드에 해당하는 캐릭터 행동인
 
 공작 - 세금 징수(중앙 금고에서 은화 3개 획득)
 암살자 - 암살(중앙 금고에 은화 3개를 지불하고 다른 플레이어의 카드 1장을 제거)
 사령관 - 갈취(다른 플레이어에게서 은화 2개를 빼앗음, 상대가 1개만 가지고 있을 경우 1개만)
 대사 - 캐릭터 교환(궁정 더미에서 카드 2장을 무작위로 가져온 후, 자신이 가지고 있던 카드를 포함하여 잘 섞은 후, 자신이 사용할 카드를 제외한 2장의 카드를 다시 궁정 더미로 되돌림)
 종교 재판관 - 교환(궁정 더미에서 캐릭터 카드 1장을 가져온 후, 자신이 가지고 있던 카드를 포함하여 잘 섞은 후, 자신이 사용할 카드를 제외한 1장의 카드를 다시 궁정 더미로 되돌림) 또는 심문(다른 플레이어가 보유한 캐릭터 카드 1장을 확인한 후, 그 카드를 그대로 다시 돌려주거나, 궁정 더미에 있는 카드 1장과 그 카드를 맞바꾸도록 함) 중 1택
 
방어 행동(대응 행동, 다른 플레이어의 행동을 저지하는 행동)
 공작 - 외부 원조 저지
 백작 부인 - 암살 저지
 대사 / 사령관 / 종교 재판관 - 갈취 저지

 
 등이 있습니다.
 
 캐릭터 행동은 반드시 자신이 들고 있는 카드에 대응하는 행동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이 들고 있지 않은 캐릭터라도 상대방은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뻔뻔하게 그저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의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너무 뻔뻔하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어느 플레이어의 행동에 의구심이 든다면, '도전'이라는 행동을 통하여 상대방에게 해당 행동에 대응하는 캐릭터의 증명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만약 자신이 취한 행동에 대응하는 캐릭터 카드를 모두에게 앞면으로 공개할 수 없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카드의 수가 한 장 줄어들게 됩니다. 고도의 심리전으로, 증명할 수 있음에도 고의로 증명하지 않고 패배하는 길을 선택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마냥 도전을 쉽게 외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도전을 했는데, 상대방이 정말 해당 행동에 대응하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었다면, 도전을 외친 플레이어가 패배하여, 자신이 가지고 있던 카드를 내려놓아야 하니까요.



 
 타로 카드다보니 크기가 좀 커서 카드 거치대를 활용해 보았습니다.
 
 다시 보니 정말 횡하네요!

 

 위 사진은 확장판인 종교 개혁을 적용한 사진입니다.
 기본판으로만 하는 것보다는 덜 비어보이지만 여전히 조촐해 보이는 플레이 현장인 듯 합니다.
 
 종교 개혁의 시스템은 어찌보면 복잡해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별거 없습니다.
 
 기본판의 행동에서 추가로
 
 개종 - 은화 1개를 피난처 카드에 놓고 자신의 종교 카드를 뒤집거나, 은화 2개를 피난처 카드에 놓고 다른 플레이어의 종교 카드를 뒤집음(이 행동들은 방어할 수 없음)
 횡령 - 피난처 카드에 놓은 은화를 모두 가져옴(이 행동 중 다른 플레이어의 도전을 받았을 때, 공작이 있으면 무조건 패배하며 패배 시 카드 한 장을 희생해야 하고, 은화 역시 피난처로 되돌려야 함. 공작이 없다면 자신의 카드를 모두 보여줘서 공작이 없음을 증명한 후, 자신의 카드를 궁정 더미로 되돌린 다음, 방금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카드 수만큼 새로 카드를 가져가며 이 경우, 도전을 외친 플레이어가 카드 한 장을 희생해야 함)
 
 등이 추가됩니다.
 
 4인 게임에서 추천하는데, 이는 같은 종교를 가진 플레이어끼리는 서로 갈취, 암살, 심문, 쿠데타를 하거나 외부 원조를 저지할 수 없다는 점과, 3인 게임에서 같은 종교를 가진 2명의 플레이어가 연합하여 초반부터 다른 종교를 가진 플레이어 1명을 괴롭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특정 유저가 초반에 집단 공격을 당하여 게임에서 탈락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로, 꽤 친절하고 배려심이 넘치는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

1. 쉽고 간단한 블러핑 게임

 사람들이 쿠를 많이 추천하고 즐기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휴대성도 좋고, 세팅도 편하고, 그렇게 심각한 게임도 아니고 가볍지만 난장판을 만들고 싶을 때 딱인 것 같았습니다.
 
 마음껏 자신의 악마성을 만천하에 드러낼 수 있는 좋은 게임이랄까요?
 
2. 착한 가격
 
 정식 유통 및 한국어화를 담당한 하비게임몰에서 16,000원으로 판매하는데요. 이는 상당한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리지널 '쿠'와 쿠의 확장판 '쿠: 리포메이션'을 합친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니 가격만 봤을 때는 안 사면 손해가 아닐까요?

■ 개인적으로 다소 우려되거나 아쉬웠던 점:

1. 1/3짜리 브라질리언 딜럭스 에디션.

 이제서야 참고 참았던 울분을 터트릴 수 있겠네요.
 
 쿠 한국어판은 온전한 브라질리언 에디션이 아닙니다.
 일단 아래 사진(출처:보드게임 긱)을 보시죠.


 보시면 알겠지만 이것이 브라질리언 에디션의 모든 캐릭터 카드 구성입니다.
 
 그런데 한국어판은?
 

 애초에 프로모션 카드 아트가 이번 한국어판에 포함되는 것은 바라지도 않았습니다만, 아예 각 캐릭터의 직업을 대표하는 캐릭터의 일러스트가 각각 하나로 통일되어 있습니다.

 저는 하비게임몰이 브라질리언 에디션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브라질리언 에디션이기 때문에야말로 가지고 있는 가치를 완전히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리지널 쿠 자체만으로도 쿠라는 게임은 정말 좋은 카드 게임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브라질리언 에디션에 보내는 찬사는 단지 '쿠'이기 때문에 보내는 것이 아닙니다. 브라질리언 에디션 쿠가 가지고 있는 가치는 바로 웨베르송 산티아구 님의 예술 작품과도 같은 아트워크에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일전에 사령관 카드 2장과 누락된 은화 토큰 1개에 대한 A/S 문의를 하면서 동시에, 한국어판의 일러스트가 직업 별 하나로 통일되어 있던데 원래의 브라질리언 에디션도 이랬었느냐는 추가 문의를 하비게임몰 측에 드렸습니다.

 그래서 받은 답변 중 일부를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왔습니다.

다른 일러스트로 제작할 수도 있었지만, 만약 다른 일러스트로 사용했을 때, 대사의 능력으로 남은 카드의 카운팅이 가능한 점이 과도한 정보로 사용될 수 있어 고의로 배제하였습니다. 좀더 오리지널에 가까운 디자인 의도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이 답변을 받고 더이상 특별히 대꾸하지 않았습니다. 더이상 대꾸하고 싶지 않아졌습니다. 그래서 다시 받은 사령관 카드에 여전히 오염이 있었음에도 딱히 다시 교환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대사의 능력으로 남은 카드의 카운팅이 가능한 점?
 이점은 일러스트와 상관없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대사의 능력을 이용해 남은 카드를 카운팅하는 것은 게임 자체가 가진 순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러스트가 통일되어 있든, 통일되어있지 않든, 대사 능력 자체를 완전히 수정하고 배제하지 않는 이상, 대사의 능력을 이용한 남은 카드의 카운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아예 없습니다. 카드 일러스트를 통일하는 것이 아니라요.

 좀 더 오리지널에 가까운 디자인 의도라면, 그냥 차라리 진짜 오리지널 '쿠'를 유통하시는 게 최적이 아니었을까요?

 물론 오리지널 쿠의 아트가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끄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많은 아름다운 아트워크가 뭉터기로 잘려나갔지만, 그나마 3분의 1이라도 웨베르송 산티아구 님의 그림으로 쿠를 즐길 수 있는 것에 위안을 느껴야 하는 부분일까요.

 저는 쿠 한국어판에 붙은 딜럭스 에디션이라는 표어는 과분한 미사여구라고 생각합니다.

 쿠 브라질리언 에디션은 게임이 가진 그 자체의 가치보다, 즉 게임으로 보는 것보다는, 한편의 예술 작품으로써,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구하는 것이 더 클 것이라고 보고 시장에 접근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의 한국어판 쿠는 더 심하게 본다면 소비자에 대한 기만행위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비게임몰이 쿠의 한국어판을 출시하면서, 굳이 브라질리언 아트워크를 가지고 와서 출시했을 때는, 이러한 예술적, 미적 가치까지 고려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완전히 그 기대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 탈락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게임

 게임의 특성상, 확장판인 종교 개혁을 포함하더라도, 여러 플레이어가 합심하여 특정 플레이어를 보내버리는 비대칭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은, 이 게임이 가지고 있는 단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이런 난장판 싸움을 좋아하는 편입니다만, 분명 이러한 플레이 양상에 상처받는 분들이 계실 거에요. 마음 약하신 분, 상처 잘 받으시는 분들은 피하시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마피아 게임과 비슷한 면이 있어서 그런지, 탈락자가 발생하면, 게임이 끝날 때까지 탈락자는 손가락 빨고 구경만 해야 한다는 점을 극복해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게임 자체는 빨리 끝나는 편이라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요.

3. 플레이어 성향이 온건하다면 살아나지 않은 게임의 재미

 플레이어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진실만 말하는 플레이를 하면, 이 게임은 사실 별로 재미없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진실만 말하는 편이 승률이 좋아, 굳이 거짓말을 하지 않고 플레이하시는 분들도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플레이어 성향이 온건하고 진실되다면, 쿠는 이 게임이 가진 재미와 가치, 의미를 잃습니다.

 플레이어 행동에 대한 도전을 좀 더 강화하여,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고 의심이 될 때만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말하는 것 같을 때도 도전할 수 있게 하고, 진실을 맞췄을 경우의 이득으로 상대방의 세력 하나를 제거하는 것뿐만 아니라 은화도 획득할 수 있게 하되(거짓말을 맞췄을 때는 기존 규칙 유지), 진실을 맞추는 데 실패했을 때는 거짓말을 맞추는 데 실패했을 때와 똑같이 그냥 자신의 세력 하나를 잃는 것으로 하면, 사람들이 좀 더 거짓말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본 게임은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기대하고 있던 게임이라, 실망도 큰 게임입니다.
 물론 쿠라는 게임 자체만 봤을 때는, '역시 쿠'라는 감탄을 할 정도로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역시 아트워크에 대한 불만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하비게임몰의 최근의 공격적인 시장 진출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타 사이트와의 가격 경쟁에서도 매우 공격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것도 계속 지켜보고 있었고요. 그래서 제 글이 이런 하비게임몰의 행보에 누가 될까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불만족스러운 건 불만족스러우니까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본 글을 어찌 마무리하면 좋을지 많이 고민이 되는 부분입니다.

  이미 이렇게 나와버린 쿠 한국어판은 더이상 어쩔 수 없지만, 쿠의 정식 한국어판의 출시는, 심지어 웨베르송 산티아구 님의 아름다운 아트워크가 녹아든 브라질리언 아트 에디션은 너무나도 국내 플레이어들에게 반가운 소식일 것입니다. 심지어 가격마저 착합니다.

 2명에서 6명까지 커버할 수 있는 블러핑 카드 게임으로 이만큼 간단하고 단순하면서, 블러핑의 묘미를 잘 살려낸 게임은 찾기 힘들다고 봅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이미 많은 분들이 즐기고 계시고, 핸드메이드하여 즐기고 계신 분도 많으실텐데, 소장하기에는 가장 좋은 환경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저는 쿠와 쿠 확장, 이 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쿠를 더 강화한 "Coup: Rebellion G54"라는 업그레이드 작품이 있으니 그쪽으로 넘어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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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의 댓글

  1. 프로텍터는 67102 쓰신건가요? 쿠 한글판 카드 사이즈는 잘 몰라서 어떤걸 사야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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