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야카와는 왜 고바야카와인가 고민했습니다.
 게임 룰도 읽어보니, 고바야카와 가문의 힘을 얻어, 고바야카와 가문이 변덕을 일으킨다, 고바야카와 가문의 심기를 건드리면 안 된다...라는 내용이 있었던 것 같...

 근데 원본 카드 디자인은 고바야카와(小早川, 대충 작고 물살 쎈 강가, 냇가의 특징을 가진 곳에서 출발한 성씨)답게 강물 줄기와 같은 디자인이었죠.

 그런데 정작 룰 북에서는 고바야카와 가문이 언급되고 전쟁이 언급되고...
 점수 코인도 알고보면 고바야카와 가문의 가문(家紋)입니다.

 그럼 이 게임이 이러한 이름을 갖게 된 이유는 하나 밖에 없습니다.

 전국시대의 사실상 종지부. 세키가하라 전투죠.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고바야카와 히데아키가 서군을 배신하고 동군에 가담하는 뒷통수를 칩니다.
(세키가하라 전투 당시의 정치 사정을 설명하기엔 길고 길며, 서군의 패배가 반드시 고바야카와의 배신 때문만은 아니긴 하지만... 확실히 큰 타격을 주는 배신이었죠)

 와키자카 역시 고바야카와와 함께 서군을 배신하지만, 아무래도 일본 내 네임 벨류에서는 고바아캬와 히데아키가 훨씬 높다보니 게임이 고바야카와가 된 게 아닌가 예상해봅니다.

 제 예상이 맞다는 전제하에, 고바야카와는 그 전쟁의 성격에 맞게 세키가하라 전투를 담도록 리테마합니다.

 수많은 용장과 다이묘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15명을 추려내기가 여간 쉽지 않았습니다.

 혼다 다다카쓰라던가, 이이 나오마사라던가... 내로라하는 친구들은 과감하게 탈락. 카드 숫자에 걸맞는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유명한 장수들도 가차없이 빼버렸습니다.

 그래서 추려진 게 아래와 같은 모습입니다.
 
 카드 디자인에 더 힘을 줄 수도 있지만 더 나가면 귀찮으니까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일러스트는 제 최애겜 중 하나인 노부나가의 야망 시리즈의 최신판 대지에서 가져왔습니다.
(정작 저는 대지 유저가 아니라 혁신 유저...)

 처음에는 고바야카와 히데아키를 이번 게임의 주인공답게 15를 부여할까 했지만, 이렇게 되면 역사의 승자(하지만 말년이 어땠는지를 생각하면 결과적으로는 패자...)인 고바야카와가 절대로 이길 수 없는 경우의 수가 발생하니까, 그냥 남바완을 주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세키가하라에서 고바야카와가 만약 서군을 배신하지 않고 이시다 미쓰나리와 제대로 힘을 합쳤다면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무찌를 수 있었을텐데...하는 망상을 게임에서나마 이뤄줍니다!!

 구로다 나가마사도 내로라하는 친구지만, 세키가하라 전투 당시에서는 고바야카와 히데아키와 내통하여 배신을 이끌어 내는 책사 역할을 하였기 때문에 일부러 고바야카와 옆에 붙는 넘버 투를 주었습니다.

 우키타 히데이에와 고니시 유키나가는 서군에서 정말 열심히 싸운 몇 안 되는 서군의 대장들이지만(그런데 일본의 온 천하를 걸었던 세키가하라 전투가 반나절만에 끝난 건 함정) 우키타 히데이에는 지휘 능력 자체가 똥망이었고, 고니시 유키나가도 다른 가문에 비하면 좀 후달린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낮은 점수가 매겨졌습니다.

 시마즈 요시히로는 사실 서군에서도 상당히 강력한 가문 중 하나입니다만, 세키가하라에서는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오히려 관망할 뿐만 아니라 아군인 우키타 히데이에를 공격하는 등 큰 활약은 하지 못 하였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애매한 점수라고 할 수 있는 5점을 부여합니다.

 모가미 요시아키는 서군의 우에스기 가게카쓰를 상대로 엄청난 선전을 하면서 우에스기의 발을 묶어 놓으며 동군의 승리에 상당한 기여를 합니다. 다만 다른 대장들에 비해 네임 밸류가 떨어지는 감이 없지 않아서 6을 부여 받습니다.

 우에스기 가게카쓰는 모가미를 상대로 고전했다는 이유로 7을 부여 받습니다. 그래서 2인 게임 기준으로 모가미 요시아키를 만나게 되면 우에스기는 모가미를 절대로 이길 수 없습니다.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가토 기요마사는 8입니다. 원래 이 자리는 이이 나오마사의 자리였습니다만... 혼다 다다카쓰 등과 같은 이유(혼다 다다카쓰, 이이 나오마사 모두 강력하지만 사실상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포지션으로 흡수)로 빠지게 되었습니다. 가토 기요마사는 동군에서 서군의 빈집털이를 오지게 했습니다. 허나 그의 말년을 보면 뭐 세키가하라에선 이겼지만 사실상 패자...

 후쿠시마 마사노리는 이이 나오마사와 함께 동군의 선봉에 서서 상당히 뛰어난 활약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칠본창의 리더라는 점에서 더 강력한 스코어를 주고자 이이 나오마사보다 높은 9를 부여했습니다. 이이 나오마사는 결국 가토 기요마사로 대체되었지만요.

 호소카와 다다오키. 이시다 미쓰나리의 계략에 의해 아내를 잃고 그 분노로 각성해버린 남자. 10점 만점 줍니다.

 오타니 요시쓰구. 사실상 서군의 1대장. 이시다 미쓰나리는 인망이 너무 안 좋아 사실상 서군의 리더는 오타니 요시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별카드로도 강력하기도 하고 또한 자기보다 높은 카드를 만나더라도 역전하기 좋은 위치에 있는 11을 줍니다.

 모리 데루모토. 오타니 요시쓰구에 의해 인기가 똥망인 이시다 미쓰나리를 대신하여 얼굴마담, 바지사장으로 서군의 총대장으로 추대된 모리 데루모토입니다. 모리 가문은 상당히 명문이죠. 그런데 모리 데루모토는... 뭐 어쨌든 서군의 총대장의 자리에 있었으니 얼굴을 살려주고자 12 줍니다.
 2인 게임에서 오타니 요시쓰구를 만나면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적절합니다.

 사나다 마사유키. 일본인이 가장 좋아한다는 사나다 유키무라의 아버지. 사실 자식들 중 노부유키는 동군에, 유키무라는 서군에 붙으면서 불행 그 자체의 가문이 되어버립니다. 물론 아버지인 사나다 마사유키는 도요토미 가문에 입은 은혜를 갚아야 한다며 서군에 붙죠. 어쨌든 사나다 가문은 상당히 강력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패하게 되니 탑2에는 강하지만 약한 가문끼리 힘을 합치면 충분히 해볼만한 13점 줍니다.

 가문의 강력함으로 보면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당연히 15로 가야하지만, 이 게임은 숫자가 낮아야 고바야카와 가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설정이 있으므로 2인 플레이를 기준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이시다 미쓰나리에게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질 수가 없도록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14로 내리고, 이시다 미쓰나리를 15로 올립니다.

 이시다 미쓰나리. 서군의 흑막(사실 오타니 요시쓰구가 서군의 실질적인, 정신적인 리더긴 하지만...). 정치력은 인정받으나 군 지휘능력이 개똥망이라는 그 이시다. 세키가하라 당시에도 서군은 사실 동군에게 상당히 지기 힘든 조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객관적으로 군세만 가지고 봤을 때, 적어도 세키가하라에서는 서군의 승리가 유력한 상황이었죠. 고바야카와에서 가장 크지만 다른 가문의 지원은 절대 받을 수 없는, 실제 역사에서도 이시다 미쓰나리를 도우려고 나선 사람은 사실상 없을 정도로 인기가 없었다는 점도 녹아있는 15 드립니다.
 2인 게임에서는 이시다 미쓰나리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만나면 절대로 이길 수가 없습니다.

 고바야카와는 각 카드를 가진 상황에서도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패스를 하여 관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키가하라 당시 서군 다이묘들의 입장을 충분히 체험하게 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카드를 들고 있지만 일부러 참전하지 않고 동군이 승리하도록 방관할 수도 있고 말이죠...는 갖다 붙이기.
 칩은 엽전을 따로 구매하려고 했으나, 노 땡스의 칩을 돌려쓰는 것으로 해결! 15장만으로 이런 재밌는 배팅 게임이 가능하다니, 오잉크는 정말 대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