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이상한 정원의 앨리스 톺아보기

게임 작가  - 권익환 (대한민국) | 대표작:  Size-Up, 꼼짝마 ​코로나 유행의 시대에, 확실하고 자체적인 유통망을 갖추지 못한 보드게임 업체는 매우 힘이 듭니다. 보드게임이란 무릇, 직접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소통하는 것에 더 큰 의의가 있...


게임 작가
 - 권익환 (대한민국) | 대표작: Size-Up, 꼼짝마

​코로나 유행의 시대에, 확실하고 자체적인 유통망을 갖추지 못한 보드게임 업체는 매우 힘이 듭니다.

보드게임이란 무릇, 직접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소통하는 것에 더 큰 의의가 있는 취미일 테니까요. 비대면이 권장되는 시대에서, 대면이 필수라니…

 

이런 시대적 상황을 차치한다고 하더라도, 유통망을 다른 곳에 의존해야 하는 회사들은 자체적으로 모임 행사를 개최하여 초대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던가, 아니면 직접 발로 뛰어서 모임에 홍보 겸 참여하게 됩니다.

이 게임을 처음 접한 것도 그런 자리에서였습니다. 물론 이 때는 수개월 지난 일로 광복절 집회 훨씬 이전이기에 코로나가 그렇게까지 심각하지 않았던 시기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저는 그냥 쩌리로 건너 건너 초대된 것이긴 하지만 아무튼, 만두 게임즈 대표님과 이사님 두 분이 보드게임을 한가득 싸 들고 소모임에 강림하시는 걸 보면 저 자신은 한없이 부끄러워질 뿐입니다.

 

이 날 했던 게임 모든 것이 주옥 같은 게임들이었다, 코로나 사태가 없었더라면, 2020년 올 한해는 만두 게임즈의 해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이와중에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역시 한국 작가님들의 게임에 상대적으로 조금 더 호감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고요한 작가님의 신작 '요리의 달인'과 권익환 작가님의 '이상한 정원의 앨리스' 두 작품이 그런 게임이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 볼 게임은, 국내 보드게임 개발 과정에서 만들어지고 러시아에서 먼저 선택을 받아 출판된 후, 다시 만두 게임즈를 통해 한국으로 역수입되는 특이한 유통 과정을 거치게 된, "이상한 정원의 앨리스"입니다.

 

게임의 목표

각 플레이어마다 개인에게 주어진 정해진 6x8의 그리드(정원)를 잘 채워넣어 더 높은 점수를 얻는 것입니다.

​게임 도중에 어느 한 플레이어라도 이번 라운드에 가져온 타일을 정원에 배치하지 못하면 그 라운드에서 게임이 끝나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의 상황도 잘 살펴야만 합니다.

게임 구성물

참고로, 제가 가지고 있는 "이상한 정원의 앨리스"는 한국어판이 아닌, 러시아어판입니다.

따라서, 한국어판과는 일부 스펙이 다릅니다.

 

 

제품 정면 사진입니다.

러시아어로 표기되어 있기 때문에 잘 모르겠지만, 대충 중간의 A로 시작하는 것이 앨리스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색감이 너무 좋습니다.



제품 밑면 사진입니다.

당연히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대상연령, 플레이 타임, 플레이 인원 정도는 알아볼 수 있겠네요.



상자를 열면 당연히 규칙서가 맞이해주겠죠?



역시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웹에 영문 규칙서가 공개되어 있기도 하고, 이미 만두 게임즈 대표님의 설명을 통해 즐겨 본 적이 있기 때문에 게임을 진행하는 것에는 무리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권익환 작가님께서 직접 한국어 규칙서 텍스트를 메일로 보내주시기도 했죠.

 

 

규칙서를 들춰내면 구성품이 나오겠죠?

 



한국어판과 러시아어판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이 타일 주머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벨벳 재질의 주머니죠.

 

하지만 한국어판은 살짝 양산형 느낌의 캔버스 재질 주머니라고 할까요?

 



사진 출처 - 만두 게임즈 공식 네이버 블로그 [만두 신작 미리:뷰]

 

후에, 한국어판 주머니가 제가 예전에 올렸던 개봉글의 그것과 다르다고 하셔서 의아했는데, 위 재질이 한국어판에서는 레귤러입니다.

개인적으로 살짝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긴 하지만, 게임 자체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아니기도 하고, 재질을 바꿈으로써 해외보다 훨씬 더 싼 가격에 게임을 구매할 수 있다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한국 유저나 업체에도 이득이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주머니 외에는 특별히 러시아어판과 한국어판의 스펙이 다른 부분은 없습니다.



점수 시트와 시작 플레이어 마커입니다.

이 게임, 은근 계산하는 게 귀찮을 수 있어요.​

 

살짝 시트지 양이 적은 게 아닌가 싶긴 하지만, 기본으로 들어있는 게 어딘가 싶습니다.



개인판입니다. 4명까지 가능한 게임이니 4개가 들어있습니다.

특별히 색깔이 다르다거나 하지 않고 완전히 똑같은 개인판들입니다.



테트리스 블록 모양의 타일들입니다.

타일의 모양에는 총 6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1칸 짜리는 보너스 타일로 4칸 짜리 타일들과는 획득 방법이 다릅니다.

 

 

아주 미세하게 밀림이 보이긴 하지만, 특별히 신경을 쓸 정도는 아닙니다.​

게임의 준비

타일 주머니는 총 6개로 각 주머니 별로 정해진 타일 모양이 있습니다.

타일을 같은 모양들끼리 분류한 후, 정해진 주머니에 모두 넣으세요.

그 후, 6개의 주머니들은 모든 플레이어들이 잘 다룰 수 있는 곳에 놓습니다.​

 

각 플레이어는 개인판을 하나씩 가져옵니다.

 

적당한 방법으로 시작 플레이어를 결정하고, 시작 플레이어는 1칸 짜리 타일 주머니를 제외한 나머지 5개의 주머니에서 원하는 조합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플레이어 인원 수보다 하나 더 많게 타일을 뽑습니다. 뽑은 타일들은 모든 플레이어들이 잘 다룰 수 있는 곳(마당)에 놓습니다.

 

시작 플레이어부터 차례를 시작합니다.

차례가 되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차례를 진행합니다.

 

1. ​마당에 나와있는 타일들 중 원하는 타일 하나를 가져갑니다.

2. 가져간 타일을 개인판 정원에 놓습니다. (정원을 벗어나거나 걸치게 놓는다거나 다른 타일 위를 덮어서 놓을 수는 없습니다.)

2-1. 트럼프 정원사(트럼프 병사)가 다른 트럼프 정원사와 인접하게 놓였다면, 1칸 짜리 보너스 타일을 뽑아서 가질 수 있습니다. 이번에 놓은 타일의 트럼프 정원사가 여러 트럼프 정원사(최대 3명)와 인접했다면 그만큼 보너스 타일을 얻습니다. 이렇게 얻은 1칸 짜리 보너스 타일은 즉시 놓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 라운드가 끝나고 점수 계산 전에 배치하도록 합니다.

이제 다음 사람에게 차례를 넘깁니다.​

 

모두가 타일을 가져가서 마당에 1개의 타일만 남았다면, 그 타일을 그대로 마당에 둡니다.

시작 플레이어가 다음 사람에게 넘어가고, 새 시작 플레이어는 4칸 짜리 타일 주머니에서 원하는 조합으로 인원수만큼 타일을 뽑아 마당에 놓습니다.

 

따라서 마당에는 매 라운드마다 게임을 진행하는 플레이어 인원 수보다 항상 하나 더 많은 상태로 게임이 진행됩니다.

게임의 종료

어느 한 플레이어라도 이번에 가져온 타일을 자기 개인판 정원에 놓지 못하게 된다면, 그 라운드까지만 진행하고 게임을 종료합니다.

게임 종료 조건을 달성한 플레이어(들)는 정원에 놓지 못한 타일은 버리고 그 대신 1칸 짜리 보너스 타일을 뽑아서 배치하도록 합니다.

 

게임 종료 조건이 달성된 라운드가 끝나면, 각 플레이어는 각자 자기 앞에 있는 1칸 짜리 보너스 타일을 자기 정원에 배치합니다.

이 처리를 하는 도중, 트럼프 정원사가 다른 트럼프 정원사와 인접하게 놓이면, 이때도 마찬가지로 1칸 짜리 보너스 타일을 얻습니다.

 

배치하지 못한 1칸 짜리 보너스 타일은 일단 따로 모아둡니다.

 

점수 계산

점수 계산 방법은 개인판에 잘 나와있습니다.

 

버섯은 세로줄을 기준으로 합니다. 같은 세로줄에 버섯이 두 칸 이상 차지하고 있다면 그러한 세로줄 하나 당 8점을 얻습니다.

체스 말은, 가운데 세로줄 두 줄(체스 판)에 놓였을 경우에만 점수를 얻습니다. 체스 판 위에 놓인 체스 말 하나 당 5점을 얻습니다.

나무는 가로줄을 기준으로 합니다. 같은 가로줄에서 나무와 나무 사이가 가장 긴 거리(짧은 거리가 아닙니다)를 계산합니다. 이때 나무 자체도 거리에 포함됩니다. 그 거리만큼 점수를 얻습니다.

장미는 체인과 같은 개념입니다. 장미가 단독이냐 아니면 다른 장미와 서로 연결되어 있느냐에 따라, 장미가 단독일 경우 1점, 두 칸이 이어져있을 경우 4점... 등 각각의 장미군이 이루는 칸 수에 제곱을 하여 점수를 얻습니다. 단, 6칸 이상의 장미군은 5칸의 장미군과 동일하게 25점으로 취급.

 

게임 종료 후, 내 정원에 배치하지 못한 1칸 짜리 보너스 타일마다 -5점입니다.

또한 빈 영역 당 -5점입니다. 빈 영역을 계산할 때는, 빈 영역을 이루는 빈 칸을 하나 하나 계산하는 것이 아닌, 장미처럼 빈 칸의 군으로 각각 계산하는 것에 주의하세요. 즉, 이왕 못 채울 거라면 여기 저기 작게 빈 곳을 남길 것이 아니라 한 군데로 큼직하게 비워두는 것이 낫습니다.

 

점수 계산 후, 총점이 높은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인상적인 부분

1. 아트워크

제일 먼저 들어오는 것은 아트워크입니다.

완전 오리지널 앨리스와는 다르긴 하지만, 더욱 세련되었으며 어렴풋이 오리지널 앨리스의 느낌도 잘 살아있습니다.

 

색감도 선명해서 좋네요.

2. 깔끔함

살짝 미묘하게 에러플을 할 수 있는 요소가 있긴 하나, 게임을 즐겼을 때의 전반적인 느낌은 대단히 깔끔하게 떨어진다였습니다.

이 깔끔함은 직접 해보셔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쉬웠던 부분

1. 은근한 잔룰

인상적인 부분에서 살짝 흘리긴 했지만, 약간 잔룰이 있습니다.

 

첫 라운드에서만 인원 수 + 1만큼 타일을 뽑고, 나머지 라운드에서는 인원 수만큼 타일을 뽑는다던가...

게임 종료 조건을 달성한 플레이어는 이번에 가져온 타일을 버리고 그 대신 1칸 짜리 보너스 타일을 가져와야 한다던가...

게임 도중 얻은 1칸 짜리 보너스 타일은 즉시 놓는 것이 아닌, 게임 종료 후 채워넣어야 한다던가...

나무의 점수 계산법이라던가...

빈 영역의 감점 계산법이라던가...

 

규칙 자체는 대체로 직관적입니다만, 이러한 세부사항에서 약간 직관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세세한 사항들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면 에러플의 위험이 상당히 높은 게임입니다.

 

2. 주머니

​러시아어판을 가진 제가 딱히 아쉬워 할 것은 아닙니다만, 역시 한국어판에서는 주머니 재질이 바뀐 것을 빼놓을 수 없겠죠.

재질 자체가 고급 소재는 아니다보니 보풀이나 올 풀림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벨벳 주머니를 딱히 선호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벨벳 주머니는 그러한 문제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죠.

그리고 상대적으로 더 고급져 보이기 때문에, 게임의 미적 가치가 하락하는 부분도 없진 않으니 주머니 재질이 바뀐 건 매우 아쉬운 부분입니다.

물론 그만큼 가격이 저렴해졌으니 어느 정도 상쇄되는 부분은 있겠죠?

마무리

그 동안 공개되었던 권익환 작가님의 게임은, 기존과는 살짝 다른 메커니즘을 가진 보드게임이었습니다.

이번 이상한 정원의 앨리스는 작가 본인께서 흔하고 보편적인 메커니즘으로도 충분히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타이틀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권익환 작가님... 세상에 공개가 안 될 뿐 꽤 다작하시는 스타일이라...)

 

이보다 더 나은 테트리스 게임이 국내에서 더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게임이니, 테트리스 장르를 좋아하신다면 강력히 추천해 드립니다.

우베 아저씨의 테트리스 게임과 비교해서 특별히 뒤질 것도 없고요. 어쩌면 우베 아저씨의 테트리스 시리즈보다 더 간단하고 스피디하게 즐길 수 있어서 더 높이 평가하실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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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

  1. 안녕하세요. 오늘 '블로그스팟'에 대해 주제를 검색해보다가 우연히 여기를 방문하게 되었네요. '보드게임'을 해보지 않은 사람인지라 이런 종류의 보드 게임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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