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보드게임즈 체험단] 보드게임 산토리니 톺아보기

■ 디자이너 : Gordon Hamilton  추상 전략의 대명사 '장기'. 지금은 물론 아니지만, 초딩 시절에는 교내에서 대적할 자가 거의 없을 정도였던 저에게 추상 전략 게임은 언제나 호감입니다. 바둑은...





■ 디자이너: Gordon Hamilton

 추상 전략의 대명사 '장기'. 지금은 물론 아니지만, 초딩 시절에는 교내에서 대적할 자가 거의 없을 정도였던 저에게 추상 전략 게임은 언제나 호감입니다. 바둑은 싫어해요.

 장기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했었기 때문에 중학교 이후로는 거의 손에 대지 않았고 지금도 딱히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뭔가 장기보다 경우의 수가 다양하면서도 단순하고 예쁜 추상 전략 게임에 대한 갈증이 생겼을 때 알게 된 게임이 산토리니입니다!

 실제 산토리니는 그리스 에게 해에 있는 섬이죠.



 어떤 분은 산토리니를 보고 포카리스웨트라고 하시는데… 네, 맞아요.
 실제 포카리스웨트 광고 촬영지이기도 했습니다. 예진느님!!



 파랑과 하양의 조화하면 산토리니보다 포카리스웨트를 먼저 떠올리는…
 이 둘의 조화는 필연 중의 필연.

 아무튼, 저는 아트워크나 디자인에 상당한 중점을 두기 때문에 산토리니라는 작품을 알게 되었을 때 필구 게임으로써 해외 직구, 혹은 국내에 해외판이라도 입고되기를 기다리면서 찜 목록과 장바구니에 담아두던 게임이었습니다.

 그런데 타이밍 좋게 코리아보드게임즈에서 산토리니를 정식 발매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는 '허거덩!'. 2016년 게임인데 2018년이 되어서야 출시를 해준다니!

 하지만 미묘하게 정식 발매판 산토리니의 가격이 비싸기도 하고 왠지 천천히 사도 될 것 같은 느낌이라 구매 우선 순위에서는 항상 뒤에 밀려있던 게임인데, 판매량이 생각보다 저조한 것인지, 갑자기 체험단 이벤트를 한다길래 '이게 웬 떡이냐, 어쨌든 살 게임이었는데 되면 좋고 아님 말고…'라는 기분으로 신청했는데 당첨되었네요.

 체험단 당첨 이전에 보드게임 카페에서 즐겼던 기억에 체험단 이후에 즐겼던 기억 모두를 종합하여 글을 써보기로 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자신의 일꾼이 건물 3층 블록 꼭대기에 '정상적인 방법으로' 올라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방법 외에도 상대방의 일꾼이 이동과 건축 중 하나라도 수행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게임에서 쓸 수 있는 신 카드의 능력에 의해 플레이어의 목표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지금 당장은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겉박스 아트워크입니다.

 별로 다를 건 없어요. 한국어 폰트 선정은 약간 미묘한 느낌이지만 가독성에서는 딱히 흠 잡을 거리가 없으므로 넘어갑니다.


 겉박스를 열면 내용물은 이렇습니다.

 게임판, 절벽 받침대, 지붕, 1~3층 블록, 신 카드, 일꾼 말, 규칙서 등이 있습니다.
 규칙서는 너무 속박스 사이즈와 딱 맞아서 약간 사이즈 미스인 느낌입니다.


 분명 3층 블록과 2층 블록이 크기 차이도 있고 구분이 되긴 하지만, 서로 섞여 있을 경우에는 구분하기가 꽤 까다로운 편입니다.

 웬만하면 안 섞어놓는 것이 좋아요.


 하양, 파랑, 갈색으로 이뤄진 6개의 일꾼 말입니다.
 남녀 한 쌍으로 이뤄져 있고, 플레이어는 이 중 한 색깔을 골라서 자신의 일꾼 말로 사용하게 됩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원래 2인 게임으로 구상되었는데 3인 게임을 억지로 넣어서 색이 하나 더 추가된 것이 아닌가 싶은…


 절벽 받침대와 게임판입니다. 5×5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잘 보면 구멍의 크기가 다릅니다.


 구멍 크기에 맞춰서 끼우면 완성!


 사실 제가 했던 산토리니는 절벽 받침대 아래 바다 모양의 바닥판이 있던 버전이라서 훨씬 아름다웠는데, 정식 발매판의 게임판을 완성하고 나서는 굉장히 밍숭맹숭한 느낌이었어요.


 기본판에는 30장의 다양한 신 카드들이 있습니다.
 30장 외에 확장판 및 각종 프로모 신 카드들이 있어서 게임을 더욱 다양하게 만들어 줍니다.

 카드에서 신의 능력은 전부 아이콘화 되어 있고, 구체적인 신의 능력에 대해서는 규칙서를 반드시 참고해야 알 수 있습니다.

 직관적인 아이콘도 있지만, 이해하기 힘든 아이콘도 있으므로 신 카드를 적용하여 게임을 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규칙서와 록슬리 게임즈에서 제공하는 신 카드 설명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록슬리 게임즈 유튜브 채널 (영어) ◀


 신 카드 뒷면은 이런 식으로 통일이 되어있습니다.

 신 카드에는 간단한 효과를 가진 신 카드와 조금 더 복잡한 효과를 가진 신 카드로 구분되는데 카드 앞면 오른쪽 하단의 아이콘 '분홍색 꽃'과 '파란색 룬'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카드에 따라서는 간단한 효과가 더 복잡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 같지만 아무튼.


 적당한 위치에 절벽 받침대와 게임판을 조립하여 배치합니다.
 적절한 방법으로 선 플레이어를 정한 후, 선 플레이어부터 5×5칸 이내 원하는 칸에 자신의 일꾼 말을 하나씩 돌아가며 배치합니다.
 일꾼은 서로 같은 칸에 위치할 수는 없습니다.

 신 카드를 적용할 경우에는 무작위로 신 카드를 지급하든, 보고 선택을 하든 알아서 분배하여 가지시면 되겠습니다.

 신 카드마다 그 능력이 발동되는 시점이 다른데, 규칙서를 참고하셔야 합니다.
 신 카드 오른쪽 하단에 아이콘과 함께 숫자가 기입되어 있으니 그 숫자를 참고하여 규칙서에서 발동 시기와 능력을 확인하세요.


 신 카드에 의해서 예외가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신 카드를 적용하지 않은 기본 게임 기준으로 설명드립니다.

 자기 차례가 되면 할 수 있는 행동은 두 가지입니다.

 먼저, 자신의 말을 한 칸 이동합니다. 상하좌우, 그리고 대각선으로 4방향까지 총 8방향 중 한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이동해야하며 이동할 수 없는 경우에는 나머지 하나의 말을 가지고 이동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두 일꾼 모두 이동할 수 없는 경우, 즉시 게임에서 패배합니다.

 또한 일꾼이 현재 있는 높이보다 2층 이상 높은 곳으로는 올라설 수 없습니다.
 즉, 현재 있는 높이와 같거나 단 1층의 차이만 난다면 올라설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신이 있는 높이보다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높이 상관없이 내려올 수 있습니다.

 이동을 마친 후에는, 이동한 일꾼 기준으로 8방향의 인접한 칸에 블록 및 지붕을 지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자기가 서있는 칸에 건물을 짓는 것은 불가능(특정 신 카드는 가능, 하지만 이런 식으로 3층 블록 위에 자기 말이 올라서게 된 경우에는 승리 조건을 달성한 것으로 취급하지 않아요)합니다. 이 행동 역시 반드시 해야하는 행동이며 건설할 수 없는 경우, 즉시 게임에서 패배합니다.
 건물을 짓는 순서는 1층 블록 → 2층 블록 → 3층 블록 → 지붕의 순서입니다.
(특정 신 카드는 이 순서를 무시하고 곧바로 지붕을 지어버릴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플레이어는 자기 차례가 되면 먼저 일꾼 말을 이동하고 그 말을 이용하여 건설을 순서대로 해야합니다.

 건설 행동까지 마치면 다음 플레이어에게 차례가 넘어갑니다.

 개인적으로는 상하좌우 4방향은 사실 인접하다는 개념이 잘 와닿는데, 대각선으로 붙어있는 칸도 포함하여 8방향 모두 일꾼 말과 인접의 개념에 포함된다는 점이 처음에는 좀 많이 낯설었습니다.



 어느 한 플레이어의 일꾼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3층 블록 위에 도달하게 되었다면 그 즉시 게임이 종료되고 3층 블록 위에 도달한 플레이어가 승리하게 됩니다.

 상대 플레이어의 두 일꾼 모두를 이동할 수 없게 만들거나, 건설 행동을 할 수 없도록 만든 경우에도 승리하게 됩니다.

 특정 신 카드는 1층 블록부터 지붕까지 온전하게 건설된 건물이 5개가 만들어지면 승리하게 되거나, 2층 높이 이상에서 바닥으로 뛰어내릴 경우에 승리하게 되는 조건을 가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1. 눈길을 사로잡는 컴포넌트
 산토리니의 파랑과 하양의 조합은 반칙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잘 어울립니다.
 블록과 지붕의 디자인은 특별히 대단할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흠 잡을 것도 없는 평범한 수준이지만 직각의 단순하고 깔끔한 구조와 잡티 없는 색감이 담백하고 깨끗하게 떨어지는 느낌을 줍니다.

 실제 산토리니의 풍경을 잘 가져와서 재미있게 테마를 입혔다는 느낌입니다.

2. 쉬운 규칙 속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변수와 가능성
 저는 추상 전략의 참맛은 단순한 규칙에서 무궁무진하게 펼쳐지는 경우의 수와 가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함과 가능성 이 두 가지 요소를 잘 갖추고 있다면 그 게임은 추상 전략으로써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겠지요. 산토리니는 그런 작품 중 하나입니다.

 장기체스처럼 각 말의 이동 방법이나 초기 배치 등을 익힐 필요도 없이, 그냥 원하는 곳에 자기 일꾼 말을 순서대로 돌아가며 배치하고, 곧바로 그 말을 이용하여 움직이고 건물을 올려나가면 끝입니다.

 이렇게 단순하다고 해서 게임성마저 단순하냐고 묻는다면, 또 그렇지는 않습니다.
 5×5로 이뤄진 게임판은 그렇게 좁지도, 그렇게 넓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의 공간이며, 초기 배치를 상대가 어떻게 하느냐(예외적이지만 어떤 신 카드의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에 따라 운영법도 달라지고, 충분히 생각하고 고민할 거리가 많습니다.

3. 그리스 산토리니와 그리스 신화의 조화
 그리스의 섬, 산토리니답게 그리스 신화를 테마로 버무린 것은 흥미로웠습니다.
 카드 능력도 잘 읽어보면 해당 신과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는 능력들로 꾸며져 있어서 그런 점도 흥미로웠고요.

 깨어져버린 흥을 되살려줄 오르페우스가 없다는 것은 좀 아쉬운 부분.

4. 아이콘에 대한 아이디어
 산토리니는 본 게임뿐만 아니라 확장을 시작으로 각종 프로모 신 카드까지 무궁무진한 신 카드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또한 신 카드에는 글씨가 적혀있지 않고 해당 능력이 전부 아이콘화되어 있어서 게임을 개발하고 창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아이디어 부분에서 꽤 많은 영감을 줄 수 있지 않나 싶네요.


1. 너무 많은 신 카드
 질릴 때쯤 꺼내볼 수 있는 신 카드입니다만, 많은 신 카드가 준비되어 있는 만큼, 해당 능력을 설명하는 것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산토리니 자체는 매우 쉽고 단순한 게임인데, 신 카드에 대한 능력 설명이 오히려 게임 시간보다 긴 것 같기도.

 프로모도 다양하게 나오다보니, 이제는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는 프로모 카드도 있어서 수집욕을 꺾어버리는 면도 없지않아 있고요.(나름 고화질 이미지로 공개되어 있어서 출력해서 쓰는 방법도 있긴 합니다만)

 신 카드가 많은 만큼, 각 신에 대한 밸런스도 맞지 않습니다.

 일부 카드는 너무 사기에요. 이런 부분을 싫어하는 분들도 꽤 많이 계실 것 같습니다.
 또 어떤 카드는 게임 성격 자체를 완전히 바꿔버려서, 오히려 게임의 추가 모듈에 가까운 카드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부분은 충분히 유저가 게임을 하기 전에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니 크게 문제되지도 않을 것 같긴 합니다.

 저는 신 카드를 제외하고 단순한 기본 규칙으로 즐기는 것이 베스트라고 생각합니다.

2. 가격 경쟁력
 상당히 좋은 2인 추상 전략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이 너무 낮습니다.

 현재 해외에서의 산토리니의 가격(그냥 단순히 아마존의 경우만 생각해도)은 26.99 달러로 환율 계산하면 3만원 정도의 가격인데, 국내에서의 가격은 3만원대 중후반 정도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장기나 체스급으로 충분히 2인 추상 전략 게임의 대명사로 불리워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아트워크를 보았을 때는, 미묘하게 아이들 게임 같고, 게다가 가격을 확인하면 거진 4만원 돈이니 선뜻 구매에 나서기도 힘들고.

 현재 시장의 상황에서는 상당히 미묘한 위치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3. 우겨넣은 듯한 3인
 이 게임은 3명이서 즐길 만한 게임은 아닙니다.
 2인, 3인, 4인(팀전이므로 사실상 2인 게임) 다 해봤는데, 3인의 경우가 가장 애매했어요.

 1명이 둘의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느낌? 오히려 어부지리의 상황도 연출되고요.
 아무튼 3명이서 하게 되면 추상 전략다운 맛은 거의 사라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4. 밋밋한 게임판
 아무래도 절벽 아래 바다가 그려진 바닥판이 있는 버전의 산토리니를 먼저 즐기고 나서 국내 정식 발매판을 봐서 그런지 너무 밋밋하고 아쉬웠습니다.

 바닥판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좀 있어요.


 장기나 체스, 오셀로 등을 좋아했지만, 좀더 감각적이고 신선한 느낌의 추상 전략에 목말라있던 저의 갈증을 말끔하게 해소해준 산토리니였습니다.

 신 카드로 게임의 성격을 완전히 뒤바꾸는 것도 나름 나쁘진 않았어요.
 질릴 때쯤 한 번씩 변화를 주기에도 좋고요. 일부 카드는 아예 새로운 게임으로 재탄생시키기도 하니까요.

 보통 국내 정식 발매가 되면 해외보다 가격이 많이 저렴해지는데, 이번 산토리니는 그렇지 않은 것이 많이 아쉽네요. 가격적인 측면만 어느 정도 타협할 수 있다면 충분히 대중적인 2인 추상 전략 게임도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보드게임 이벤트에서 베니스 커넥션 대회가 열린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베니스 커넥션도 꽤 좋아하기도 하고 괜찮은 2인 게임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대회에는 산토리니가 훨씬 적합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서 산토리니 대회 같은 것도 열리면 좋겠어요.

 그리고 프로모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황금 양털 확장판도 꼭 나왔으면 좋겠네요.
 코보게님덜, 규칙서에는 '토큰도 같이 없어진다'라는 문구도 그대로 번역해서 넣으셨잖아요? 이정도면 확장 발매를 염두에 두신 거 아닌가요?!(하지만 상대가 코보게인 만큼 확장에 대한 기대는…)

 추상 전략 좋아하시는 분들, 가격이 쎈 편이라 차마 구매하시라고 까지는 말씀 못드립니다만, 가까운 보드게임 카페에 산토리니가 있다면 꼭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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