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브레터 브레이블리 디폴트 버전 패키지 디자인(실제 적용은 안 함) |
나중에 일본 여행 때 사올 게임으로, 마이호시 미야비(마이스타 미야비)와 러브레터(2014년 일본 아크라이트판)을 위시리스트로 올려놨었는데, 러브레터 같은 경우는 구성이 매우 단촐하여 핸드메이드가 용이하다는 것을 듣고 직접 만들어 보았습니다.
러브레터는 고풍스러운 일러스트의 영문판, 디자이너가 가장 좋아했다던 일본 한정 핸드메이드판, 그 핸드메이드판을 기반으로 국내에서 정식 발매한 카나이 팩토리판, 한정 핸드메이드판에 추가되었던 카드들에 고유의 능력을 다시 부여하고 능력치 표기없이 일러스트만 그려진 카드, 그리고 원하는 대로 커스텀 가능한 블랭크 카드가 동봉된 아크라이트판,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켄 니무라와 합작한 켄 니무라판 등이 있습니다.
지금은 구하기 힘든 국내 정발 카나이 팩토리판은 한국어라는 장점이 있지만, 차후 능력치가 부여된 아크라이트판이 아닌지라 추가 카드의 일러스트만 다를 뿐, 사실상 추가 카드가 큰 의미가 없는 판이라는 걸 알고 패스.
켄 니무라판은 최신 개정판임에도 불구하고 아크라이트에서 제공했던 추가 카드가 수록되어 있지 않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서 패스.
결국 남은 건, 아직 유통되고 있는 2014년 일본 아크라이트판 밖에 없는데, 개인적으로는 한국어화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긴 하지만, 어차피 한국어화 작업을 하게 된다면, 그냥 직접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또 직접 카드를 만들 수 있는 블랭크 카드를 보고 영감이 떠오른 것도 있고요.
원래는 요시다 아키히코님의 파이널 판타지 일러스트를 이용하고자 하였는데, 어찌어찌하다보니 좀 더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던 브레이블리 디폴트를 테마로 커스터마이즈하게 되었습니다.
일러스트는 BRAVELY DEFAULT Design Works 2010-2013에서 얻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브레이블리 디폴트라는 게임을 해보지 않아서, 정확하게 직업과 쓰인 캐릭터들이 100% 일치하지 않습니다. 대충 느낌만 비슷하게 살린 거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굳이 브레이블리 디폴트 원작에 충실할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러브레터의 기본 틀만큼은 크게 변형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카드 사이즈는 집에 있는 프로텍터 중에 45*70mm 사이즈의 프로텍터가 좀 많이 있기도 하고 앞으로 보드게임 중에서도 딱히 자주 사용되는 사이즈도 아닌 것 같고, 쓸 일도 없을 것 같아서 이에 맞췄습니다. 그러니까 카드는 43*68mm으로 작업했지요.
▲ 본격적으로 카드 인쇄전 A4 용지로 오차 테스트를 하기 위해 초고 출력한 작업물 |
카드를 인쇄할 때 먼저 카드 뒷면부터 출력하였습니다. 어딜 먼저 출력하든 크게 상관없긴 한데, 아무래도 빤질빤질한 면보다는 용지의 뒷면 부분이 빨리 마르고 잉크도 빨리 흡수되기도 한다는 장점이 있으니까요.
A4 용지 사이즈이기 때문에 A4 용지 기준으로 카드 뒷면을 쭉 배치하여 선 출력하고, 그 카드 배치에 맞게 앞면을 재배치하였습니다. 그리고 오차 수정용으로 위 사진처럼 A4 용지로 먼저 초고 출력 후, 뒷면과 얼마나 어긋나나 계산하고 조정하여 본격적으로 포토 광택지로 출력!
▲ 최종 결과물 |
같은 공주지만 아크라이트판에서 능력이 서로 다르게 설정되었던 3명의 공주들은 다소 컨셉을 변경해 각각 능력을 고려하여 공주(원래 능력), 마녀(원래 능력+즉시 게임 종료), 무녀(탈락 시 부활)라는 직업을 부여했습니다. 왕자는 공주와 같은 능력이라 과연 있을 필요가 있나 싶어서 새로운 능력을 부여해야하나 고민했지만, 남캐 따위... 패스!
핸드메이드다 보니 깔끔하게 커팅되지 못한 부분이 있지만, 이건 칼날 끝이 무뎌져서 생긴 것이기도 하고, 또 딱히 신경쓰는 부분도 아닌지라... 또 이런 말끔하지 못한 부분이 핸드메이드의 맛이기도 하고.
코너 커팅기를 구매할 계획은 있었는데, 사이즈가 작기도 하고 어차피 프로텍터 안에 넣어버리면 코너가 둥글든 뾰족하든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코너 커팅 작업은 하지 않았습니다.(사실은 귀찮아서ㅎ)
▲ 개인적으로 추가한 능력 카드 |
그래서 블랭크 카드에서 영감을 얻었던 것을 실제로 적용하였습니다.
바로 마왕과 보안관인데요.
마왕은 5인 이상 게임에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기존의 왕과 호환하여 사용할 수 있으며, 왕이 소지자를 즉시 탈락시키는 최악의 카드라면, 마왕은 원하는 플레이어를 지명하여 탈락시킬 수 있는 악마 같은 카드입니다.
처음에는 수녀의 무효화 능력도 무시하고 무조건 탈락시키는 걸 생각했지만, 그렇게 되면 괜히 카드 능력 설명만 길어지고, 또 수녀의 신앙심이 마왕으로부터 플레이어를 보호한다는 설정도 괜찮은 것 같아서, 수녀의 원래 능력을 해치지 않으면서 수녀를 내려놓은 플레이어는 마왕을 사용한 플레이어에게 지명되지 않는 것으로 정리하였습니다.
보안관은 최소 3인 이상 게임에서 적용할 수 있고 기존의 장군과 호환하여 사용할 수 있으며, 장군과는 다르게 다른 플레이어 두 명을 지명하여 서로의 패를 맞바꾸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능력 때문에 '이거 뭔가 깡패스러운데?' 싶기도 하고 원래 더 마음에 드는 캐릭터 일러스트가 있어서 그 일러스트에 해적이라는 직업을 부여했는데, 러브레터의 게임 컨셉 상, '그래도 성하고 뭔가 관계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해적은 너무 뜬금없지 않나' 싶어서 파기하고, 대충 위 우락부락한 캐릭터 일러스트를 차용한 뒤, 불량배, 양아치, 교관, 치안감, 보안관 등 고민하다가 보안관으로 결정하였습니다.
▲ 카드 더미를 만든 모습. 카드의 뒷면. |
어릴 적, 장난감 만드는 공장에서 아르바이트했을 때, 앞면과 뒷면이 저렇게 되면 사실상 불량으로 처리되었던 거 같지만 역시 그냥 넘어가기로 합니다.
▲ 70*100mm 비닐 팩에 넣은 모습. |
러브레터 기성제품에는 선 플레이어 마커와 호감도 토큰(버전에 따라서는 연애편지 모양의 토큰이기도 하고, 하트 모양의 토큰이기도 하고)이 포함되어 있지만, 러브레터의 룰을 보면 호감도 토큰을 사용하는 것은 선택 룰이기도 하고, 선 플레이어 마커도 딱히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닌 지라...(새 깃털하나 집에 가지고 있었던 거 있었는데... 어디갔나...) 정 호감도 토큰이 필요하다면, 카드 사이즈를 고려해서 집에 굴러다니는 비즈 공예용 비즈 5mm 붉은 색 가져다가 써도 되고 어쩌다 마실 나갔을 때 괜찮아 보이는 아이템 있으면 그거 사서 쓰면 되겠죠. 허허.
4 개의 댓글
우와... 너무 훌륭합니다.
답글삭제염치 불구하고... 혹시 인쇄 가능한 파일을 좀 얻을수 있을까요? ㅠㅠ
부탁드립니다.
인쇄용으로 만들어 놓은 건 지워서 없을 수도 있지만, 파일소스는 보내드릴 수 있습니다.
삭제우와! 솔직히 큰 기대는 안했는데..
삭제감사합니다 ㅠㅠ
pailauno@hanmail.net으로 부탁드려요.
요즘에 제가 좋아하는 만화책으로 러브레터 테마를 만들고 있는데, 참 재밌네요.
보드게임을 하는 것보다 만드는 게 더 재밌는듯.. ㅎ
감사합니다!
이제 더이상 공유하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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