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폰 (2015년 작, 김봉주 감독)

 2016년 7월 24일, SBS에서 갑자기 특별편성되어 시청자들을 찾아왔던 '더 폰'. (극장 개봉일은 2015년 10월 22일이었습니다.)  본 영화는 2016년 제 34회 브뤼셀판타스틱 영화제에서 국제 경쟁 부분 후보에,...


 2016년 7월 24일, SBS에서 갑자기 특별편성되어 시청자들을 찾아왔던 '더 폰'.
(극장 개봉일은 2015년 10월 22일이었습니다.)

 본 영화는 2016년 제 34회 브뤼셀판타스틱 영화제에서 국제 경쟁 부분 후보에, 그리고 동 영화제에서 은까마귀상을 수상하였으며, 제 17회 뉴포트비치 영화제에서는 장편 부문의 후보작으로, 제 36회 황금촬영상 시상식에서는 여주인공 엄지원이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꽤 괜찮은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에 비해서, 국내 평론가들과 영화 좀 본다는 네티즌들에게는 꽤나 박한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제 마음에는 꽤 들었던 영화였기에, 본 블로그의 첫 리뷰 영화로 선정하였습니다.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기 위한 포인트
 흠 잡을 데 없는 배우들의 연기, 그 중 으뜸은 역시 손현주
 제가 느낀 '더 폰'의 가장 큰 볼거리는 배우들의 연기력이었습니다. 주인공 고동호 역의 손현주 배우님, 여주인공 조연수 역의 엄지원 배우님, 본 영화의 악역 도재현 역의 배성우 배우님, 그리고 명품 조연으로 유명한 조달환, 이철민, 황석정 배우님들, 그리고 두 주인공의 딸 고경림 역을 맡은 노정의 배우님까지. 이 영화에서는 적어도 영화를 보는 내내 누구 하나의 어색한 연기력 때문에 눈살을 찌푸릴 일은 없습니다.
 그 중 으뜸은 주인공 역을 맡으신 손현주 배우님입니다.
 특히 2012년 SBS 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에서 보여주신 가족을 사랑하는 백홍석(극중 이름)의 연기를 좋아하셨던 분들은 이 영화에서 그 때의 그 느낌을 다시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1996년 KBS에서 방영되었던 '첫사랑'이라는 드라마 때부터 느꼈지만, 손현주 배우님의 사랑 연기는 무언가 과하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전달해 주는 듯 합니다.

 깔끔한 그래픽 처리 및 카메라 연출
 많은 네티즌 분들께서 혹평하시는 부분 중 하나가 이 영화의 연출인데, 다른 걸 떠나서 그래픽 처리나 카메라 연출은 타 영화에 비하여 비교적 깔끔하고 우수한 편이라는 느낌입니다. 판타지가 가미된 스릴러 영화의 경우, 자칫하면 케이블 드라마나 B급 감성의 케이블 영화적 연출이 되어 영화의 질이 떨어져 보이는 위험이 있는데, '더 폰'은 이러한 위험을 깔끔한 그래픽 연출과 적절한 카메라 워크로 무사히 잘 넘겼다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아쉬운 점
 미스 캐스팅?
 상기하기로는 분명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는 배우들의 연기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이러한 훌륭한 연기력과는 별개로 어울리지 않는 캐스팅으로 인해서 영화에 대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일단 먼저, 악역을 맡으신 배성우 배우님. 극 자체에서 도재현에게도 사연이 분명 존재하므로 어느 정도의 슬픈 감정, 어쩔 수 없는 감정이 배우에게서 나타나야 하는 것은 맞는데, 배성우 배우님은 그러한 감정이 너무 과도하게 분출됩니다. 배우 본인의 살짝 쳐진 눈매 때문인지 기존의 배성우 배우님의 연기에는 항상 어딘지 모르게 정감이 가도, 악역을 맡더라도 동정심이 생기는 부작용이 있다고 느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특히 더 심한 듯 합니다.
 황석정, 황보라, 이철민, 조달환 배우님들의 너무 강한 기존 이미지도 집중력을 흐트리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이중 황석정 배우님의 너무 강력한 개성이 영화에 대한 몰입을 가장 크게 방해하였습니다. 극 자체에서도 서광현이라는 역할은 다른 인물에 비해 확실히 개성이 강한 캐릭터입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황석정이라는 배우가 그 역할을 맡기에는 너무 과한 게 아니었나 싶은 느낌입니다. 황보라 배우님 같은 경우, 처음 등장할 때는 '어, 저 사람이?'하면서 반가운 마음도 들었지만, 기존에 가지고 있던 황보라라는 배우의 통통 튀는 이미지 때문에 집중하기 힘들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이철민 배우님 같은 경우는, 본인께서 그렇게나 원하시던 선역에 가까운 역할을 맡으셨습니다만, 역시 배우 본인이 가진 강력한 인상과 기존의 이미지 때문에 역시 집중하기 힘들었죠. 조달환 배우님 역시 비슷한 이유로 극에 집중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배우들 하나 하나의 연기는 흠잡을 데가 없지만, 이들이 모여서 같은 앵글에 있을 때는 그리 썩 어울리지는 않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현실적인 시점에서는 다소 탄탄하지 못한 시나리오
 위에 잠깐 언급되었지만, 많은 네티즌 분들께서 혹평하시는 연출이라는 것은 바로 이 시나리오적 부분일 것입니다. 마침 이 영화가 개봉하기 전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점에 태양흑점 폭발로 인한 통신장애 뉴스가 있었다는 것은 충분히 이 영화가 관객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이 태양 폭발로 인한 통신장애로 과거와 현재가 연결된다는 설정은 흔하디 흔한 설정이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쉽게 쉽게 이해가 되고 술술 읽히는 소설책 같은 느낌이긴 하지만,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현실적인 시점에서 검토하였을 때 불가능한 오류가 산재되어 있고, 주인공들의 답답한 행동 선택(물론 사건에 처한 당사자들은 제대로 된 사고를 하여 판단을 내리는 것이 힘들 수도 있습니다)은 관객들도 답답하게 합니다.
 뭐, 어차피 영화는 픽션이고 굳이 현실을 그대로 보여줄 필요는 없다는 관점에서는, 영화의 극적 재미를 위해서 발생한 오류이므로 '시적 허용'이라는 단어가 있는 것처럼 '영화적 허용'으로 생각한다면 괜찮은 시나리오이긴 합니다.
 하지만 '더 폰'의 시나리오가 비슷한 소재의 2000년 미국 영화 '프리퀀시(Frequency)'와 거의 유사하다는 것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약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무리
 시공간을 초월하는 소재는 과거에도 있어왔지만, 최근 한국 영상매체에서는 거의 트랜드로 자리잡았던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더 폰'과 비슷한 소재를 가진 다룬 것 중 대표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2013년 작 tvN 드라마 '나인', 2016년 작 tvN 드라마 '시그널' 정도가 있네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만약 '더 폰'을 보지 않으셨다면 한 번쯤은 보셔도 좋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태생적으로 이 영화는 기존 영화의 아류, 특히 위에도 언급되었던 '프리퀀시'의 아류라는 꼬리표를 뗄 수는 없을 것이고 이는 이 영화에 있어서 상당한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마음에 드신 분들은 꼭 '프리퀀시'를 보시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는 것을 망설이시는 분들께는, 다른 건 몰라도 당신이 손현주라는 배우를 좋아하신다면, 그 이유 하나로 이 영화를 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참고해서 보면 좋을 영화
 Frequency (2000, Gregory Hoblit 감독)
 The Butterfly Effect (2004, Eric Bress &  J. Mackye Gruber 감독)
 열한시 (2013, 김현석 감독)

좋아할 만한 글

0 개의 댓글